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 전역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로드쉐딩"load-shedding문제에 대해 글을 쓰려고 합니다. 로드쉐딩load-shedding이란 정부에서 충분한 전력을 공급하지 못해서 지역별로 강제적으로 전기공급을 중단하는 것을 말합니다. 흔히들 정전이라고 하면 power outage, 혹은 blackout이라고 하지만 정부에서 계획적으로 전기공급을 지녁별로 중단한다는 점에서 load-shedding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최근 로드쉐딩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데 이것은 남아공의 전력사정이 얼마나 열악한지를 잘 보여주는 증거라고 하겠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는 일주일에 한 두 번 정도, 제 딸이 공부하고 있는 대학교가 있는 프레토리아시는 행정수도임에도 불구하고 이틀에 한 번 꼴로 어떤 지역은 거의 매일마다 로드쉐딩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얼마전 프레토리아 대학을 방문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로드쉐딩이 일어나 사방이 깜깜해졌는데도 아무도 놀라거나 비명을 지르거나 당황해하지 않는 것을 보아 정전사태가 이미 생활의 일부가 된 듯 합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전력상태는 매우 심각한 상황입니다. 주변에 공장을 계획하던 분이 빈번한 로드쉐딩 문제 때문에 결국 공장설립을 취소할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전력상황이 악화된 이유는 그 동안 정부가 전력공급을 위해 투자하지 않은 무능함과 공무원들이 전기를 훔쳐 팔아 부를 축적하는 부정부패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인구는 늘어나는데 정부의 전력업체인 ESCOM에서는 발전소 설립에 대한 계획도 없을 뿐더러 이미 기존의 발전소가 점점 노화되어 가는 등 문제는 점점 악화되는 상황에 있습니다. 게다가 전기료 상승률은 얼마나 높은지 전기료는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큰 집에서 사는 가정의 경우 한 달 전기세만 50여만원이 넘을 정도입니다.
최근 로드쉐딩이 점점 잦아져서 불편함이 심해짐에 따라 저도 참다 못해 인터넷으로 공부를 하고 태양열전지시스템을 설치하였습니다. 남아공의 일조량은 유럽의 두 배가 넘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프리카에서는 앞으로 태양열전기가 매우 중요한 에너지원이 될 것입니다. 저는 인터넷에서 집전판(solar panel, photovoltain panel)과 기타 부품(콘트롤러, 밧데리, 인버터)을 개별적으로 구입한 뒤 전선을 사서 집접 연결하여 400W와 800W 시스템 두 개를 만들었습니다. PV 패널은 햇볕이 잘 드는 벽에다 직접 부착하였고 전선을 제가 직접 연결하였습니다. 업체를 불러 시스템을 만들면 공임비가 너무 비싸기 때문에 직접 했는데 고생도 했지만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전문업체비용보다 3분의 2 이상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방마다 5와트짜리 전등시스템을 달았습니다.
제가 직접 만든 400와트 시스템입니다. 나무상자는 제가 나무판자를 사서 테이블쏘와 전동대패, 전기드릴 등을 사용하여 자작하였고 그 안에 12V 밧데리, 콘트롤러, 그리고 인버터를 넣어서 휴대하기 좋게 만들었습니다. 400와트정도면 TV, 인터넷, 컴퓨터 정도는 정전되어도 사용할 수 있을 용량입니다.
제가 두번째로 만든 800와트 시스템입니다. 180와트짜리 집진판(PV)에 연결하였고, 12볼트 밧데리 두 개를 병렬로 연결하였습니다. 솔라파워시스템은 기본적으로 PV(solar panel) ==> charge controller ==> battery ==> inverter ==> appliances 입니다. 시스템을 만들기 전에 먼저 자신에게 필요한 전기량이 얼마인지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본 연결도입니다. 인터넷으로 먼저 공부를 하고 부품을 각기 구입하고 전선을 사서 직접 연결하는데 약간의 용기(?)가 필요합니다. 처음에는 '내가 지금 뭐하지? 그냥 업체를 불러 설치해달라고 하면 쉽게 될 것을 돈 좀 아낀다고 이게 웬 고생이지...'라고 생각들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배운 것도 많고 자신감도 생긴 것이 큰 수확인 듯 합니다. 선교지에서 선교사는 이런 일도 스스로 해야 합니다. 얼마전에는 sequrity를 보강하기 위해 CCTV도 제가 직접 달아서 설치했답니다. (제가 중2때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기 전까지 어릴적 제 꿈이 과학자가 되는 것이었는데 어릴적 그 성향이 어디로 가지는 않은 듯 합니다.)
400와트시스템과 800와트 시스템 두 개를 완성했습니다. 로드쉐딩이 되면 사방이 캄캄해지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어지는데 솔라파워시스템을 만든 이후에는 로드쉐딩도 걱정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아내로부터 점수도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1kw 시스템이라도 전기밥솥이나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는 돌리지 못한답니다. 집안의 모든 전기를 다 커버하려면 최소한 5kw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 정도의 시스템을 만들려면 180w 패널 20개이상, 그리고 좀 더 용량이 큰 베터리를 설치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비용이 많이 올라갑니다. 그리고 아직은 배터리의 수명이 한계가 있고 설치비에 비해 효과는 떨어집니다. 그래서 로드쉐딩 때 전력을 보강하는 정도로 백업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아직까지는 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빛을 본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는 전도서 말씀이 생각납니다.
항상 빛 가운데 살기를 소망하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김광락 선교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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