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MP 이야기

이동신학교 교재개발

등불지기 2018. 10. 12. 04:21

 

 

아프리카에 첫발을 내디딘 후 지금까지 신학훈련을 받지 않은 흑인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신학훈련사역을 해온지 이제 겨우 10년입니다.

 

아프리카 특히 남부아프리카의 영적 실상에 대해 한국의 많은 분들이 잘 모르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제가 아프리카에서 신학훈련을 한다고 하면 거기에 신학교가 있는데 굳이 제가 그런 일을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습니다.) 사실 남부 아프리카에서는 자체적으로 신학교를 가진 흑인교단이 하나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총회장과 감독이 있고 교단이 있는데 교단에서 목회자들을 체계적으로 키우고 양성하는 신학교가 없습니다. 있다는 경우를 지금껏 살면서 듣지도 보지도 못했습니다. 물론 세계적인 신학교가 몇 있지만 감리교나 장로교같이 백인교회 교단과 학위를 바라고 유학을 오는 한국인을 위한 주류신학교일 뿐 전체 인구의 85%가 넘는 독립교단인 흑인들을 위한 신학교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흑인 목회자들을 불러모아서 신학훈련을 하며 신학적으로 자립한 교회와 목회자들을 세우는 일을 제 본분이라 여기고 흑인목회자들을 불러 모아 신학과 성경과 목회를 가르치고 훈련합니다. 작년까지는 미국 달라스침례신학을 나온 데니스 모크 선교사가 저술한 아프리칸 리더십이란 교재를 사용해왔는데 저작권문제와 함께 몇가지 신학적인 이견도 있고 중복되는 내용도 많고 지나치게 개론적인 내용만 다루는 것같아서 과감하게 포기하고 올해부터 제가 직접 교재를 만들어가면서 훈련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전반기에는 루이스 뻘코프의 조직신학 영문판을 가지고 강의를 했고 후반기에는 성경 본문을 직접 주해하는 식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신약의 에베소서를 했고 이제 구약의 룻기를 마쳤습니다. 흑인 목회자 학생들의 반응은 매우 고무적이었습니다. 본문을 역사적이고 구조적으로 접근 관찰하고 교리적으로 올바로 해석하고 삶의 현장에 구체적으로 적용하고나서 실제로 강단에서 어떻게 가르치고 선포할 것인지 일련의 과정까지 함께 다루는 것이 제 자신에도 큰 유익이 되었습니다.

 

강화체 본문인 에베소서를 역사적 배경을 살핀 다음 한 장씩 한 절씩 구조주의적으로 분석하고 세밀하게 다루면서 마치 2천년 전의 사도바울의 심장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체험은 정말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특히 룻기와 같이 도덕적으로 설교되기 쉬운 설화체본문을 다루면서 성경전체를 관통하는 구속사의 관점이 생기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력을 갖게 된 것은 매우 뜻깊고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매번 강의를 준비하면서 끙끙대며 강의안을 준비하고 나눠줄 유인물을 출력하면서 많은 프린터 토너를 썼지만 지난 일년 동안 직접 만들어 사용했던 영문강의안을 모으니 제법 두꺼워졌습니다. 이렇게 하다보면 어느새 아프리카의 신학적 자립을 돕는 신학훈련교재가 완성될 것이란 기대감으로 설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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