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할 때 하지 말아야 할 행동
강단에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
설교자가 강단에서 서서 설교를 할 때 하지 말아야 할 행동에 관해서 말하고자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강의’와 엄밀히 구별되는 ‘설교’입니다. 교수가 학생들에게 강의할 때와 목사가 강단에서 설교하는 것은 구별되어야 합니다. 설교자들이 흔히 강단에서 설교할 때 실수하는 행동들은 대부분 설교와 설교자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강의’하려고 할 때입니다.
첫째, 농담(ice-breaking joke)입니다.
분위기를 밝게 하고 듣는 자들로 하여금 말하는 자에게 집중하게 하려고 가볍게 농담을 하거나 유머스러운 이야기를 통해 웃게 하려고 시도하는 행위들은 강의시간에는 허용되나 설교시간에는 허용되어서는 안됩니다. 설교는 하나님 앞에서 진리의 말씀을 증언하는 행위이며, 설교자는 하나님과 천사들 앞에서 복음에 관하여 엄숙히 증거하는 증인이므로 이러한 행위들은 용납될 수 없습니다.
둘째, 반응을 강요하는 행위입니다.
많은 분들이 설교를 시작할 때 “옆 사람에게 말합시다. 당신은 사랑스러운 분입니다” 라는 식으로 말을 하게 합니다. 혹은 “따라 합시다” 또는 “아멘하시기 바랍니다”고 말하면서 반응을 강제로 유도하게 합니다. 이러한 행동은 강의시간에는 할 수 있으나 설교시간에는 용납되어서는 안 됩니다. 설교는 하나님과 증인들 앞에서 진리를 증언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많은 교회의 강단이 능력을 잃어버린 가장 중요한 이유가 설교와 설교자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강의와 설교의 구분이 모호해졌기 때문입니다. 설교자는 설교할 때 청중으로 하여금 특정한 말을 따라하게 하거나 행동이나 반응을 강요하지 말아야 합니다.
셋째, 사적인 이야기입니다.
설교자가 흔히 빠지는 함정은 자아도취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될 때 흔히 범하는 실수가 사적인 이야기를 쉽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간증(testimony)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설교할 본문과 상관없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저는 지난 주 지방의 어느 교회의 주일예배를 참석하면서 설교자가 설교시간에 자신의 젊은 시절 연애편지를 낭독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어떤 분은 설교시간에 로키산맥을 배경으로 부부가 찍은 사진을 큰 화면에 띄우는 것을 보았습니다. 또 설교시간에 어느 장로, 권사의 이름을 부르며 질문을 던지는 것도 보았습니다. 이런 행위들은 설교를 사유화하는 행위이며 설교자가 자아도취에 취한 상태임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설교자는 설교시간에 결코 자신을 자랑하면 안 됩니다.
넷째, 멀티미디어를 사용하는 일입니다.
21세기는 영상시대입니다. 학교들마다 영상과 사진을 적극 활용하여 수업합니다. 그러나 저는 굳게 믿습니다. 설교시간에는 오로지 말씀에만 집중하게 해야 합니다. 복음을 듣는 가운데 하나님의 영광을 보게 해야 합니다. 설교자가 파워포인트를 활용하여 청중으로 하여금 TV를 보듯이 보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강의와 설교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30년 넘게 설교를 하면서 단 한번 파워포인트를 사용했습니다. 그것도 10분 정도 짧게 준비한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제가 설교할 본문이 ‘별’에 관한 것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성경에 나와있는 ‘삼성’과 ‘묘성’에 관해서 설교할 때였습니다. 그 외에는 제가 설교할 때 그 어떤 영상이나 화면도 준비한 적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어떤 분은 설교의 대지, 인용할 성경구절 등을 교회의 방송실에 미리 주어서 설교할 때 큰 화면에 나오도록 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런 것조차도 설교자는 절제를 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제가 강의할 때에는 다릅니다. 충실하게 강의안을 준비하여 나눠주고, 시청각 자료를 활용하기도 하고, 화이트보드에 열심히 서판을 하면서 강의를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다섯째, 원고설교와 무원고설교의 단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저는 설교원고를 충실히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강단에 설 때는 원고 없이 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원고설교에 단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원고에 시선과 마음을 뺏기게 되기 때문에 청중과 역동적으로 설교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원고설교의 가장 큰 단점은 원고를 읽는 것이 청중으로 하여금 듣고 집중하는데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평소 대화할 때의 리듬과 책을 읽을 때의 리듬은 다릅니다. 원고를 읽을 때 리듬은 청중으로 하여금 집중력을 흐트러 놓게 됩니다. 한마디로 원고설교는 설교의 역동성(dynamics)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원고설교를 하는 분들은 발성연습과 읽기 연습을 평소보다 잘해야 합니다. 그 다음으로 무원고설교의 단점은 설교가 산만해지는 것입니다. 했던 말을 또 하게 되거나 설교의 요점이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할 수 있습니다. 무원고설교를 하는 분들은 자신의 설교를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무원고설교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원고를 충실하게 준비하는 것입니다. 특히 설교구성을 잘해야 합니다. 설교의 흐름에 신경을 써야 하고 기승전결의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 미리 충분히 연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