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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벌리 : 탐욕의 구덩이

등불지기 2012. 9. 9. 19:26

 

 

 

저희 집에서 남서쪽으로 약 270km 떨어진 킴벌리란 도시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킴벌리Kimberley가 유명한 것은 단 한 가지 사진에서 보는 큰 구덩이 때문입니다.

이 구덩이는 사람이 만든 지구상의 구덩이 중에서 가장 크고 가장 깊은 것입니다.

그 깊이가 무려 1km가 훨씬 넘습니다. 무려 100년이 넘도록 많은 사람들이 이 구덩이를 파면서 죽었습니다.

사진에 보듯이 높은 빌딩이 구덩이에 비하면 아주 작은 성냥갑처럼 보입니다.

그 어마어마한 크기와 깊이에 입을 다물 수 없습니다.

 

 

그러면 누가 왜 이 구덩이를 팠던 걸까요?

이 킴벌리의 역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역사와 비슷합니다.

100년도 훨씬 넘은 옛날 이곳에서 어떤 소년이 반짝거리는 돌을 시냇가에서 주웠는데

이 돌이 매우 값비싼 다이아몬드인 것을 어떤 백인이 그냥 빼앗다시피 차지하고부터 유럽의 수많은 백인들이 이곳 킴벌리로

몰려들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이른바 미국의 골드러시가 있었듯이 다이아몬드 러시가 시작된 것입니다.

백인들은 다이아몬드를 찾아내기 위해 흑인들을 고용하고 흑인들에게 땅을 파게 했습니다.

이때부터 수많은 흑인들이 땅을 파다가 죽기 시작하였습니다.

실제로 이 구덩이를 파다가 발견한 다이아몬드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엄청난 양이었습니다.

지금은 거의 폐광이 되다시피하였고, 관광지로 개발되어 관광객이 찾을 뿐이고,

더이상 캐낼 다이아몬드가 없다고 판단한 백인들이 하나 둘씩 떠나면서

이 도시는 흑인들로 가득찬 도시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옛날 다이아몬드를 찾아 몰려온 사람들의 흔적이 얼마나 큰지

도시의 크기 때문에 Northern Cape Province의 주도capital city가 되었습니다.

 

 

이 도시의 트레이드마크는 단연 이 큰 구덩이입니다.

이 구덩이를 Big Hole(빅홀) 이라고 부릅니다.

빅홀을 구경하기 위해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방문합니다.

빅홀을 구경학 전에 20분 짜리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데

다이아몬드를 향한 인간의 탐욕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상하게 하고 땅을 파게 하고 죽게 했는지 역사를 보여줍니다.

저는 이 '빅홀'을 두 번 보았는데 볼 때마다 인간의 탐욕이 얼마나 무서운지,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낼 수 있는 구덩이가 얼마나 깊은지

아니 인간의 탐욕이 얼마나 깊은 심연abyss인지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

그러나 또 한편으로 우리가 진리와 지혜를 향한 우리의 열정이 이렇게 빅홀과 같이 한 우물을 파는 그런 열정이라면

우리의 삶은 얼마나 부요해질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터넷과 정보화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깊이에 대해 약점이 있습니다.

이것 조금, 저것 조금하다가 금방 포기해버리는 조급함이 있습니다.

깊이를 향한 열정과 추구는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도전이 됩니다.

100년이 넘도록 세대를 이어가며 한 구덩이만을 팠던 그런 열정이 오늘 나에게 있는지 돌아봅니다.

 

성경은 말합니다.

"사람은 어둠을 뚫고 모든 것을 끝까지 탐지하여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있는 광석을 탐지하되

그는 사람이 사는 곳에서 멀리 떠나 갱도를 깊이 뚫고 발길이 닿지 않는 곳 사람이 없는 곳에 매달려 흔들리느니라.

음식은 땅으로부터 나오나 그 밑은 불첢 변하였도다.

그 돌에는 청옥이 있고 사금도 있으며 그 길은 솔개도 알지 못하고 매의 눈도 보지 못하며

용맹스러운 짐승도 밟지 못하였고 사나운 사자도 그리로 지나가지 못하였느니라.

사람이 굳은 바위에 손을 대고 산을 뿌리까지 뒤엎으며 반석에 수로를 터서 각종 보물을 눈으로 발견하고

누수를 막아 스며 나가지 않게 하고 감추어져 있던 것을 밝은 데로 끌어내느니라.

그러나 지혜는 어디서 얻으며 명철이 있는 고은 어디인고

그 길을 사람이 알지 못하나니 사람 사는 땅에서는 찾을 수 없구나.(욥28:3-13)"

 

사라져버릴 보석, 녹아져버릴 돌을 향해 이토록 깊이 파고들건만

지혜와 진리의 말씀을 향해서 한 우물만 파고드는 집중력, 열정은 어디에 있는지요?

 

South Africa,

김광락 선교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