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과학, 그리고 우주

교회가 진화론에 대처하는 법

등불지기 2024. 9. 23. 11:21

 

제가 얼마전 만난 어느 미국인과 식사도 하고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는 자신의 두 아들의 교육을 위해서 학교에 보내지 않고 홈스쿨 교재로 집에서 교육을 시킨다고 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가 자신의 아들들이 학교에서 진화론을 공부하는 것이 싫다는 것이었습니다. 과학교재는 창조론에 근거하여 만든 것이라고 했습니다. 교육에 진심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도 중고등학교 시절에  학교에서 진화론을 배웠습니다. 저는 그래서 생물학이 싫었습니다. 문과생들은 이과 계열의 과목을 한 가지 선택해야만 했었는데 저는 화학을 선택했습니다. 제 아내에게 물어보니 아내는 생물학이 싫어서 지구과학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주일학교를 잘 다니는 학생들은 학교에서 진화론에 관련된 수업을 들을 때 분명히 마음에 갈등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생물학 수업시간에 진화론을 배운다고 해서 믿음이 이미 있는 학생들이 믿음을 버린다던지 하는 일은 잘 없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보통 자신의 신념을 그렇게 쉽게 버리지 않습니다. 저도 중고등학교 때 진화론 관련하여 들을 때 기분이 썩 유쾌하진 않았지만 '아, 세상은 이렇게 믿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며 수업 내용 자체에는 집중하지 않았습니다. 학문은 학문이고, 신념은 신념입니다. 신학교에서 교수가 모세오경을 가르치면서 모세가 쓴 것이 아니라고 해도, 히브리인들이 홍해를 건넌 것이 아니고 갈대숲을 건넌 것이었다고 해도, 신학교를 졸업하고 자신이 설교하고 목회할 때는 자신이 신학교에서 배운 대로 설교하지 않습니다. 물론 저는 그렇게 가르치는 신학교를 선택하지 않았습니다만 그런 신학교를 나와서 목회하는 분들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입니다. 학교의 강단에서 배우는 것들은 우리의 신념체계에 그리 큰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미국인 친구와 같이 학교에서 진화론을 가르치는 커리큘럼에 관하여 속상해하고 분노하여 자신의 자녀들로 하여금 그런 학교에 가지 않도록 선택한 결정에 관해서도 저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만일 저라면 제 아이들이 그런 진화론을 가르치는 학교를 다닌다고 해서 그들의 믿음이 약해진다거나 혹은 믿음을 버리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제 아이들에게 있는 믿음은 그런 진화론이 실린 교과서 때문에 쉽게 흔들릴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알지 못하거나 하나님에 관하여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교회를 다녀볼까'라고 생각하는 불신자나 초신자의 입장이라면 분명 어느 정도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없다! 창조주는 없다!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셨다는 말은 과학이 아니야, 신화인거야! 이렇게 생각하게 만들 것이고 자신의 생각이 굳어져서 신념이 되어버리면 교회와 복음에 관하여 더욱 자신의 마음문을 닫아버리게 할 것입니다.

 

한국에서 정착하면서 학교에서 진화론을 가르치는 것에 대해  어떤 믿는 분들이 불편해하고 또는 분개해 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어떤 분들은 세상이 그렇게 하나님이 없다고 가르치는 것에 대해 '뭐, 세상은 원래 그렇지!' '우리 자녀들은 그렇게 배워도 하나님을 믿는 믿음을 버리지 않을거야!'라고 쿨하게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분들도 또한 많이 있었습니다. 진화론이 교과서를 점령하고 있는 오늘날의 현실에 대해 교회는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할까요? 이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았습니다.

 

첫째, 당연한 말이겠지만 창조론과 진화론의 논쟁에 관하여 교회는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교회는 진화론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란 말이 있듯이 일주일 동안 진화론에 대해서 배우게 될 우리 아이들이기 때문에 진화론이 어떤 식으로 가르쳐지고 있는지 부모가 알아야 하고 교회 역시 알아야 합니다. 저는 얼마전 중고등학생들이 배우는 통합과학 교과서를 구입해서 보고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였습니다. 제가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 배웠던 것과 비슷한 것도 있도 새로운 것도 있었습니다. 

 

둘째, 교회는 정기적으로 창조과학에 관한 강연이나 세미나를 열어야 합니다. 

부모가 자기 자녀들을 데리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교회가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상의 도전에 교회는 말씀으로 응전하면 됩니다. 

 

셋째, 가장 효과적이고 강력한 응전은 창조주 하나님의 영광을 능력있게 선포하는 것입니다.

토론과 논쟁을 통해 이기려고 하는 것보다는 하나님의 영광을 성령의 능력 가운데 선포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사람들은 어느 영광이 더 나은지 보고 선택할 것입니다.

 

넷째, 교회는 창조주 하나님의 영광과 신성과 능력에 관하여 지속적으로 글과 책과 정보들을 쏟아내야 합니다.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군의 연합입니다. 연합하면 승리할 것이고 분열하면 패배할 것입니다. 교회들이 서로 연합하여 공동 세미나를 개최할 수 있고 혹은 출판을 위한 재정을 공동으로 모아서 기획출판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담론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교회는 더욱 성령의 능력을 의지하며 기도하는 일에 힘써야 하겠습니다.

영적전쟁은 세계관 전쟁입니다. 이러한 세계관 전재에서 승리하는 비결은 강력한 진을 점령하고 생각을 사로잡아 복종시키는 성령의 강력한 능력입니다. 뜻을 모아 교회가 연합하여 기도하기 시작할 때 반드시 성령께서 강력하게 역사하실 것을 믿습니다.

 

김광락 목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