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에서 강의를 하는 어느 교수님이 하신 말씀에 의하면 요즘 대학생의 수준은 자기 나이에서 7을 빼야 한다고 합니다. 20살이면 14살이라고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험문제를 풀 때 단답식으로만 답하고 길게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진술하는 서술형 문제를 어려워한다는 것입니다. 정말 그런지 직접 확인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30년 전과 비교해볼 때 요즘 세대 사람들이 깊이 생각하고 자신이 생각한 것을 글로 표현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것 같습니다. 곧 수능고사가 다가오네요. 한국에서 수능시험을 치르는 날의 풍경을 생각해봐도 이해가 갑니다. 유치원을 제외하고도 12년 동안 열심히 공부했던 내용을, 그 많은 과목을 단 하루 동안에 시험을 치뤄야 합니다.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서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공정하지 못한 것같아 보입니다. 남아공의 경우에도 한국의 수능고사 같은 것이 있는데 한국과 다른 것은 한국은 하루 동안 수능시험을 치르지만 남아공은 거의 한 달 동안 시험을 치릅니다. 영어 시험만 해도 한 시간에 다 보는 것이 아니라 3시간 시험을 봅니다. 그리고 며칠에 나눠서 시험을 치릅니다. 그리고 모든 시험이 단답식의 문제는 없고 대부분 서술형입니다. 이런 경우 점수를 매기는 것이 힘들겠지만 문제를 이해하고 풀어가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육철학이 담겨져 있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도 요즘 사람들이 독서를 잘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조용히 책을 읽는 젊은이의 모습보다는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더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유치원에나 다닐 어린아이인데도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모습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요즘 유튜브같은 영상매체에서 제공하는 영상자료들은 편집이나 딕션 등 여러 면에서 사람들의 집중을 끄는데 탁월합니다. 저도 뉴스를 볼 때에는 TV보다는 유튜브를 즐겨 봅니다. 짧고 간결하게 자신이 보려고 하는 것을 빨리 보고 다른 영상으로 넘어갑니다. 그러다보니 다양한 정보를 쉽고 빨리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깊이 들여다보면서 생각을 하는 시간을 빼앗아가버립니다. 어린아이 때부터 휴대폰을 들여다보게 되면 아이들의 두뇌가 정상적으로 자라지 않느다는 의학계의 보고가 있습니다. 영상세대에 익숙해져서 생각을 하지 못하는 두뇌상태를 팝콘 브레인이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영상세대로 자라게 되면 나중에 국제사회에서 경쟁력을 잃게 됩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교육계에서 심각하게 보고 있습니다. 제가 속한 구역에는 강원도 모든 학교들을 관장하는 장학사가 있습니다. 그분을 통해 들은 이야기인데 2025년 내년에는 특별히 40억의 예산을 세워 아이들로 하여금 책을 읽게 하고 또 글을 쓰게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집중한다고 합니다. 책보다는 영상에 더욱 익숙한 세대를 위해 교육현장에서 많은 분들이 애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독서는 건강한 정신을 위해 꼭 필요한 것입니다.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생각의 틀을 갖게 됩니다. 책을 읽으면서 사람은 저자의 생각을 읽게 되고 그 생각으로 세상을 보는 관점을 얻게 됩니다. 생각하게 하는 힘은 영상매체가 줄 수 없습니다. 저는 교회 안에서도 다양한 독서회, 독서토론회 같은 모임이 활성화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글을 쓰고 책으로 출판하는 일을 장려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평생에 한 권의 책 정도는 출판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릴 적에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일기를 꼭 쓰게 했습니다. 참 좋은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교회에서는 일년에 한 번씩 문학의 밤도 개최하고 문예집도 만들어서 배포하곤 했습니다. 교인들은 저마다 시, 수필, 간증, 등을 창작하여 문예집으로 엮어서 내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매우 훌륭한 전통으로 계속 이어져야 할텐데요. 영상에 익숙한 세대를 이해하고 그것에 맞추어 복음을 전하려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더 생각하는 힘, 창작하는 힘을 길러주도록 교회가 앞장서야 하지 않겠습니까?
김광락 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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