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개혁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

등불지기 2024. 10. 9. 17:39

 

오늘날 한국교회에 청년들과 30, 40대가 점점 사라진다고 합니다.

제가 한국을 떠나기 전과 지금을 비교해보아도 뚜렷한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에 관해서 여러 책도 나오고 강의도 있습니다. 

교회 지도자들은 이런 책을 사서 읽어야 하고 강연도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함께 모여서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어야 합니다. 인구 구조의 변화로 인해 교회 안에 젊은이들이 줄어드는 것도 있겠지만 교회가 시대착오적이고 권위주의적인 경직된 문화 속에 계속 머물러 있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지금 50대 후반인 제가 저의 10대, 20대 시절을 떠올려보니까 그 시절에도 많은 젊은이들이 비슷한 이유로 교회를 떠나갔습니다. 제가 고등부를 다닐 때 교회는 심각한 내분에 휩싸였습니다. 목사 지지파와 반대파로 교회는 분열되어 1층과 지하실에가 각각 주일예배가 진행되었고 예배 후에는 교회 마당에서 서로 비방하며 다투는 모습을 보면서 교회를 다니는 것에 회의를 느끼지 않았던 친구들이 없었습니다. 서로 사이좋게 지내던 친구들은 각각 흩어졌고 저 역시 교단을 옮겨 목회자 후보생이 되어야 했습니다. 

 

청년들이 교회에 바라는 것은 어느 시대나 비슷합니다. 그리고 청년들이 교회에 실망하여 교회를 떠나는 것도 대부분 비슷합니다. 청년들은 자신들이 약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돌봄을 받으며 배우고 성장하고 싶은 욕구가 강합니다. 그러나 그런 청년들은 단지 교회 행사나 유지보수에 소모품으로 여기는 것 때문에 성장할 수 있는 교회를 찾아 떠나거나 아니면 아예 교회 자체를 등지고 살아가기로 마음 먹게 되는 것입니다. 청년들은 자기들의 이야기를 경청해주고 자신들과 함께 해준다는 생각만 있으면 힘들어도 장래를 바라보고 참고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화가 되지 않는, 일방적인 통보만 이루어지는 경직된 조직문화는 청년들이 견딜 수 없어 합니다.

 

청년들의 눈에 교회가 어떻게 비치고 있는지 교회 지도자들은 예민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제가 아는 어느 교회는 교회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는 비전위원회를 만들었는데 의식있는 청년들을 회원으로 임명하였습니다. 또 다른 교회는 교회가 사회에 관심이 있어서 사회위원회를 두었는데 청년들이 주축이 되어 있었습니다.  청년들과 대화하고 그들의 말을 경청하려는 담임목사와 장로들의 의지가 중요합니다. 또 다른 교회는 청년들이 마음껏 자신들의 모임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고 다른 어떤 참견도 하지 않습니다. 청년들은 교회가 자신들의 이야기에 진심으로 귀기울여 듣고 자신들을 이해하고 사랑한다는 확신이 있다면, 자신들의 언로가 열려 있다는 것만 확인하여도 기꺼이 교회에 남아 있으려고 할 것입니다. 청년들은 자신이 현재보다 더욱 성장하게 될 자신들의 미래를 바라보고 행동할 것입니다.

 

다음의 몇 가지를 교회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1. 경직된 의사소통, 권위주의적 조직 문화를 바꿔야 한다.

2. 언로, 즉 대화의 창구가 넓게 열려야 한다.

3. 재정, 인사, 행사, 결정권 등에 있어서 투명하고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4. 청년들의 고민을 지속적으로 경청하고 그들의 마음을 읽어줄 뿐만 아니라 비전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5. 섬김에서 나오는 참된 권위, 높은 수준의 도덕적 삶에서 나오는 윤리적 권위, 성경에 대한 깊은 지식과 묵상에서 나오는 말씀의 권위가 살아 있어야 한다.

6. 청년들이 사랑받고 존중받으며 돌봄을 받는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실제적인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

7. 소모품으로 이용당한다는 인식보다는 배우고 성장하는 즐거움을 갖게 해주어야 한다.

8. 간섭하고 지시하고 통제하기보다는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보장해주어야 한다.

9. 교회에 소속감을 가질 수 있도록 실제적인 도움을 주어야 한다.

10. 교회의 리더는 청년들을 존중하고 대화하고 도덕,지식,전문성,윤리성,영성에서 선도하는 섬김의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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