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읽기
그리스도인의 신앙생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저는 “기도와 말씀”이라고 대답합니다. 기도하기 위해 말씀을 읽으며, 말씀을 읽고 또한 기도하는 것입니다. 기도와 말씀은 서로를 돕는 관계입니다. 우리가 기도하는 이유는 말씀을 잘 읽고 깨닫기 위함이고, 또한 우리가 성경말씀을 읽는 것은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더욱 잘 기도하기 위해서입니다. 기도와 말씀은 서로 돕는 관계에 있기 때문에 기도생활을 잘 하는 사람은 성경말씀에 대한 이해력이 커지며 말씀에 대한 깊이가 깊어지며 말씀을 듣고 묵상하는 것에도 큰 변화가 생기게 마련입니다. 또한 말씀을 잘 읽고 묵상하는 사람은 기도생활에 있어서도 깊은 기도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기도생활과 말씀 읽는 것이 서로 연결이 되지 않는다면, 예를 들어 기도생활은 열심히 하는데 성경을 읽지 않는다거나 성경은 읽는데 기도가 잘 안 된다고 한다면 올바르게 기도하지 않거나 올바르게 성경을 읽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기도생활과 말씀읽는 생활 중에 어느 것이 더 우선일까요? 첫 단추는 기도하는 것입니다. 성경말씀을 읽을 때 하나님께서 지혜와 계시의 성령으로 깨닫게 해주시도록 겸손히 은혜를 간구하는 것입니다. 즉 기도의 참된 목적은 내 소원을 아뢰고 응답받는 것이 아닙니다. 내 뜻을 성취하기 위해 기도하는 것이 아닙니다. 참된 기도의 목적은 하나님을 알기 위해서 드리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어떤 일을 행하셨는지,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 기도하는 것입니다. 말씀을 잘 읽고 깨닫도록 은혜를 구하는 것이 성경적인 기도의 참된 본질입니다. 이렇게 기도한 후에 중요한 것은 하나님 앞에서 성경말씀을 실제로 읽는 것입니다. 성경을 읽는 것은 단순히 어떤 책을 읽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정보를 얻기 위해 책을 읽는 것과 다릅니다. 성경을 읽는다는 것은 위대하신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며 하나님과 인격적인 인터뷰를 하는 순간입니다. 올바른 기도를 드린 후에 성경을 읽는 것은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교제 속에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성경을 읽을 때 우리는 하나님의 영이 우리 내면에 역사하는 것을 실제적으로 체험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성경읽기는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가 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성경을 읽을 때 도움이 될 만한 원칙 몇 가지를 생각해보겠습니다. 성경읽기는 통독과 정독이 있습니다. 첫째, 성경통독은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 성경 전체의 구속사적인 흐름을 붙잡기 위해 신속하고 빠르게 읽어내려가는 것입니다. 성경통독의 바탕에 성경정독과 본문연구와 같은 것이 뒤따라와야 합니다. 성경전체의 구속사적인 흐름을 놓치게 되면 본문을 정독하거나 혹은 연구할 때 잘못 해석하게 되는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경을 통독하는 것이 모든 성경읽기의 방법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성경을 통독할 때에 명심해야 하는 것은 ‘속도’와 ‘진도’입니다. 신속하게 읽어내려갈 때 어떤 부분에서 막히는 때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때에도 가능하면 뛰어넘어서 빠르게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어 독해나 청취도 비슷합니다. 잘 모르는 단어가 나타나 막히더라도 흐름을 따라 계속 나아가는 것이 독해와 리스닝에 꼭 필요한 습관입니다. 나중에 문맥을 따라가다보면 앞에서 막혔던 부분이 저절로 해소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속도와 함께 중요한 것이 진도입니다. 규칙적으로 읽어야 할 분량을 정해서 정해진 시간 안에 읽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저의 경우 하루 세 번 식사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밥을 먹기 전에 10장씩 통독하는 것을 개인적인 원칙으로 정해두고 있습니다. 하루에 30장씩 읽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몰아서 한꺼번에 읽기도 하고 어떤 때는 이 원칙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도 더 많습니다만 ‘속도’와 ‘진도’를 염두에 두고 성경을 통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렇게 읽을 때 필요한 것은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집중하게 되면 매우 짧은 시간에 정한 분량을 독파할 수 있습니다.
성경을 통독하는데 도움이 되는 또 다른 방법은 어떤 주제를 정하고 읽어내려가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하나님의 복주심’이라는 주제를 정하고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 통독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제가 옛날 선교단체에서 배웠던 ‘성품묵상’의 방법인데 기도하면서 내 삶에 적용되어야 하는 하나님의 성품을 정한 다음 그것을 가지고 성경을 신속하고 빠르게 읽어내려가는 방식입니다. 이런 방식의 성경읽기는 자신의 삶과 성품을 변화시키는데 매우 강력한 능력을 발휘합니다.
둘째, 성경정독이 있습니다. 이것은 매우 짧은 범위의 본문을 반복적으로 읽는 것입니다. 성경정독 역시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으며 특히 성경읽기 프로그램을 따라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것은 맥체인 성경읽기 프로그램입니다. 매일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을 균형있게 읽도록 도와줍니다. 이외에도 교회에서 사용하는 매일성경이나 주삶 혹은 시냇가에 심은 나무와 같은 정독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온 교회 교인들과 함께 사용하는 것을 강력 추천합니다. 이런 프로그램의 장점은 교회 전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고 주일예배나 수요예배 혹은 새벽기도회와 같이 공예배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매우 유익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신구약 성경을 균형있게 읽게해주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렇게 정독할 때에는 매일 조금씩 정한 분량을 따라 읽는데 본문을 반복적으로 읽으며 단어나 문맥을 자세히 살펴보면서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거듭 묻는 태도로 읽는 것입니다. 이렇게 정독할 때는 기본적으로 관찰-해석-적용의 순서로 읽습니다. 관찰에서는 본문을 여러번 읽으면서 반복되는 것, 문체, 구조, 역사적 배경, 저자의 의도 등에 관하여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해석에서는 본문에서 나타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하나님의 원칙과 의도가 무엇인지 거듭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적용에서는 내가 버려야 하는 사고방식, 그리고 새로이 받아들여야 하는 사고방식과 태도가 무엇인지에 대해 반복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이것이 성경정독의 방법입니다.
셋째, 성경연구가 있습니다. 이것은 정독과 비슷하지만 다릅니다. 성경을 연구하는 것은 성경을 가르치거나 혹은 설교할 때 필요합니다. 성경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경본문을 원어로 읽는 것입니다. 그리스어와 히브리어 본문을 읽고 단어를 분해하며 문법을 조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양한 번역본을 서로 대조하면서 읽는 것을 포함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본문을 먼저 깊이 연구한 학자들의 주석서를 읽는 것도 포함됩니다. 이런 방식으로 성경을 연구하는 것은 반드시 앞서 언급한 성경통독과 정독의 바탕 위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성경연구가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전혀 유익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성경읽기에는 통독, 정독, 그리고 연구가 있는데 그 순서가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가능하면 하루 30장씩 통독하고, 하루 1장씩은 정독하며, 정독한 본문 중에서 설교와 강의를 위해 따로 연구하는 것을 원칙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복있는 사람은 하나님의 말씀을 주야로 묵상하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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