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MP 이야기

건강한 선교사 준비

등불지기 2012. 7. 27. 16:48

 

 

건강한 선교사 준비

 

한국에서 선교사를 꿈꾸는 젊은이들로부터 연락을 받게 되면 너무 기쁘고 또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솔직한 심정으로 내 자녀가 "아빠, 저 선교사가 될래요."라고 한다면 감개무량할 것 같습니다. 힘들텐데..그리고 고생할텐데..한편으론 마음이 아려오지만 또 한편으론 "이 정도로 강해졌구나!" "그래도 인생의 가치와 목표 하나는 확실하군!"이란 생각이 들면서 듬직한 마음이 들 것 같습니다. 그러나 또 한편 너무 귀한 마음이고 결심이기 때문에 또한 준비를 잘 해야 할텐데 하는 염려도 있습니다. 가끔 한국에서 사역할 때 철부지로 보였던 학생이 이제는 어엿한 청년이 되고 또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혹은 가장이 되었는데 "목사님! 선교에 관심이 있는데요"라고 연락이 오면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합니다. 한편으로 반갑기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목사님! 제가 그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요?" 이렇게 물어오면 반가운 마음보단 걱정이 앞서기도 합니다. 준비가 되지 않은 채 열정만으로 뛰어들다가 젊은날의 추억으로 끝나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건강한 선교사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어떻게 준비하면 롱런long-run 할 수 있는 선교사가 될 수 있을까? 어떻게 준비해야 선교지에서 의미있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에 대해서 나름 생각한 것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1. 언어준비

가장 중요하면서 가장 기본적인 준비는 무엇보다 언어준비입니다. 제가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보면 2004년까지 104가정이 선교사였는데 2012년 현재 두 배가 넘는 가정이 선교사로 들어와 있습니다. 앞으로도 점점 더 많이 들어올 것 같습니다. 그런데 흑인부족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선교사를 거의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저 역시 줄루, 수투, 쯔와나어를 간단하게 인삿말만 건네는 정도인데 이름은 선교사인데 인삿말조차도 구사하지 못하는 선교사들이 대부분입니다. 부족어는 둘째 치고, 영어로 설교할 줄 아는 선교사는 더욱 찾기 힘듭니다. 현지 부족어야 현지에 와서 현지인들과 접촉하면서 조금씩 배우면 되지만 영어의 경우 기본적으로 한국에서 준비를 해와야 합니다. 그런데 어떤 선교사님은 4년째인데 아직도 어학원에서 영어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보험이나 병원 등 급한 일이 생기면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다른 분들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영어를 완벽하게 준비하는 것은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기본회화와 의사소통 정도는 완벽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언어준비가 안 되면 많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사람이 됩니다. 언어준비가 안 되니까 기본적으로 중요한 선교사역인 가르치고 제자삼는 사역이 안 되고, 빵을 나눠주는 구제사역이나 건물을 지어주는 건축사역으로 눈을 돌리게 되는데 어떤 지역은 구제사역과 건축사역이 부정적인 역효과가 많이 나타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선교가 예수님께서 명령하신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라"고 하신 말씀을 순종하는 것이라면 설교하고 가르칠 수 있는 언어준비는 필수적인 준비라고 하겠습니다.

 

2. 은사준비

"목사님! 제가 가서 목사님께서 하시는 사역을 돕고 싶어요!" 이렇게 연락을 받으면 제가 잠시 당황합니다. "잠시 여행하려는데요 폐를 끼쳐도 될까요?"라고 묻는다면 언제나 환영한다고 대답할 것이지만 와서 제가 하는 일을 돕겠다고 한다면 제가 환영이 아니라 당황하게 됩니다. 그러면 제가 이렇게 묻지요. "그러면 와서 나와 같이 다니면서 번갈아 가며 강의할 수 있겠니?" 미국의 하버드 대학을 졸업했다 할지라도 신학과 성경을 흑인 지도자들에게 강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실 제가 듣고 싶은 말은 이것입니다. "목사님,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것입니다. 이것으로 제가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만일 이렇게 묻는다면 제가 구체적으로 답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냥 와서 막연히 돕겠다고 하지 말고 자신이 기쁘고 즐겁게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말해주면 제가 이곳 현지에 맞게 배치하기 쉬울 것입니다. 막연한 열정과 열심만으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가장 즐겁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은사를 분명히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준비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은사를 가장 필요로 하는 지역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그런 지역을 찾기 위해 기도도 하며 주님의 인도하심을 구하기도 하고, 때로는 여행을 하며 리서치를 할 필요도 있고, 때로는 현지에서 오래 사역하는 선교사들과 상담을 하고 자문을 구하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건강한 선교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선교사가 자신이 가장 잘 하는 일, 가장 즐겁게 하는 일, 현지에서 가장 해야만 하는 일을 즐기면서 하는 것입니다. 건강한 선교를 위해 준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은사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3. 선교관 준비

선교관이란 선교사로서의 기본적인 정체성, 선교에 대한 기본적인 가치관, 선교사역을 하는데 있어 성경적이고 인격적인 태도를 말하는 것입니다. 선교지에서 보면 여러 다양한 선교사님들과 다양한 선교사역을 볼 수 있는데 선교관이 정립되지 않으신 분들을 가끔 봅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사역도 하고 일도 벌이고 이벤트도 벌이는데 기본적인 선교관의 부재로 말미암아 현지인들과 교민들에게 상처를 주고 피해를 본의 아니게 주는 경우를 봅니다. 선교사역을 하기 전에 기본적인 선교관, 선교에 대한 성경적인 마인드 혹은 사고방식을 무장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준비입니다. 제가 추천하고 싶은 것은 미션 퍼스펙티브 MP 훈련을 꼭 받으라는 것입니다. 단지 훈련만이 아니라 MP 책을 사서 여러번 읽고 자신의 것으로 흡수하는 것입니다. 선교에 대한 성경적인 안목을 가져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선교사로서 현지인을 대하는 태도에 관해 인격적이고 성경적이어야 합니다. 선교사들 중에서 현지인들에게 욕을 내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얼마나 현지인들로부터 상처를 받았으면 저러나 싶어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바람직하지는 않지요. 아무리 배은망덕한 현지인들이라 할지라도 그들을 인격적으로 대하여야 하고, 무시하는 태도를 버려야 합니다. 가르치는 사역은 중요하고 거룩한 사역이지만 가르치려는 태도는 버려야 합니다. 가르치는 사역을 하더라도 최대한 현지인들을 존중하면서 해야 하고, 현지인들에게 배우려는 자세로 다가가야 합니다. 이러한 태도 역시 건강한 선교를 위한 기본적인 준비입니다. 그리고 현지의 상황과 필요를 잘 파악해서 현지인의 필요에 맞는 사역을 개발하기 위한 리서치 훈련도 기본적인 준비에 포함되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미션 퍼스펙티브 훈련에 다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4. 영성 준비

건강한 선교를 위해 건강한 영성을 준비하는 것은 필수적인 것입니다. 대게 선교지에서 만나는 현지인들은 지식은 부족하여도 영성은 뛰어난 분들이 제법 많습니다. 나름대로 기도하고 헌신하는 분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영성이 빈약하다는 인상을 준다면 선교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기본적인 영성을 준비하기 위해 제가 추천하는 것은 예수전도단에서 하고 있는 6개월 간의 DTS 훈련입니다. 저도 예전에 YWAM에서 3년간 몸 담으면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제자훈련을 하는 BEDTS 사역을 해보았습니다. DTS를 받는 것도 좋지만 1-2년이라도 직접 가르쳐보는 것은 더 좋습니다. DTS 사역은 기본적으로 관계훈련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 자신과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 세상과의 관계, 어둠의 세력과의 관계 등을 다룹니다. 사실 선교지에서 겪는 여러 가지 어려움 중에 관계문제가 제일 크고 힘듭니다. 선교지에서 철수하는 많은 선교사님들이 사실 관계문제의 어려움 때문에 철수합니다. 그래서 관계문제를 어떻게 성경적으로 다룰 것인지 잘 배우고 훈련받는 것은 건강한 선교를 위해 필수적인 준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건강한 영성이란 특별한 것이 아니라 건강한 관계인 것입니다. 영성의 문제는 관계의 문제인 것입니다. 영성 혹은 건강한 관계를 위하여 묵상, 예배, 영적 전쟁, 내적치유, 다림줄, 정체성, 사고방식, 십자가, 권리포기, 재정, 리더십, 선교, 하나님의 음성 분별하는 훈련, 제자도,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 등에 관해서 배우고 적용하고 연습하는 것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러한 과목들은 선교지에 와서는 매우 실제적인 문제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목들을 가지고 현지인들에게 강의하고 훈련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강의기간 끝나고 2달 동안 하는 전도여행을 통해 그 동안 배운 것을 실습하기도 하고, 또 지역을 다니면서 리서치하면서 사역하는 것을 연습하는데 선교지에서는 매우 요긴한 것입니다. 한국교회에 있을 때는 영적으로 공급받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어디서나 은혜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선교지에서는 스스로 공급해야 합니다. 아무도 선교사에게 공급해주지 않습니다. 갈급할 때 스스로 해갈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건강한 영성이란 다름 아니라 스스로 갈급함을 해갈하는 것입니다. 스스로 돕는 것이 건강한 영성입니다. 스스로를 돕는 사람이 선교지에서 적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영성의 준비는 건강한 선교를 위해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5. 건강한 재정관

건강한 선교를 위해 건강한 재정관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의외로 많은 선교사님들이 개인적으로 '빚'을 가지고 있는 것을 봅니다. 본인이 빚이 있음녀 일단 사역에 위축이 됩니다. 그리고 선교지에서 계속 사역을 해야 하나 회의가 생깁니다. 그리고 선교지에서 철수할 것까지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건강한 재정관을 갖는 것은 중요합니다. 이것은 충분한 후원자를 일으키라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부르신 자는 하나님께서 친히 공급하신다는 믿음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한 믿음으로 자신의 재정을 잘 관리하고, 또 재정이 결핍이 생겼을 경우 어떻게 믿음으로 돌파break-through를 해나갈 것인지 알아야 하고 또 실제로 재정적인 문제를 믿음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가르치는 현지인들에게 직접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나의 재정관이 건강한지, 나는 건강한 재정관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몇 가지 질문만 나열해볼까요? 나는 빚이 있는가? 나는 빚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는 어떤 필요가 생겼을 때 하나님께 묻는가 아니면 나의 은행잔고를 확인하는가? 나는 개인적으로 예산 결산을 세우는가? 나는 재정출납을 어떻게 기록하고 관리하는가? 재정적인 결핍과 궁핍이 생겼을 때 이 문제를 어떻게 믿음으로 해결하는가? 개인적인 일이나 사역적인 일을 위해서 재정적인 필요가 생겼을 때 나는 어떻게 반응하며,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성경적인 투자에 대해서 어떤 기준과 원칙을 갖고 있는가? 등등...재정에 관한 일련의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나름대로 정립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제가 볼 때 선교사로서 현지인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최고 그리고 최후의 과목은 성경적인 재정관입니다. 현지인들에게 재정관을 바로 가르치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신학과 성경지식을 가르친다고 하여도 결국 도루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2012년 7월 27일

South Africa,

김광락 선교사 올림..

'LAMP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교사를 감동시킨 이야기  (0) 2012.08.01
행복한 선교사 준비  (0) 2012.07.27
아프리카의 낮과 밤  (0) 2012.07.26
건강한 가정 꾸리기  (0) 2012.07.23
아프리칸 워십  (0) 2012.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