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MP 이야기

행복한 선교사 준비

등불지기 2012. 7. 27. 19:48

 

 

행복한 선교사 준비

 

선교는 건강하게 하지만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건강한 선교는 행복한 선교로 완성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사명감을 가지고 아골 골짜기 빈들에도 복음 들고 찾아가서 선교하면서도 행복을 누리지 못한다면 저는 반쪽 선교라고 생각합니다. 반쪽 선교의 증거로 선교사의 자녀들이 상처를 받고 고통을 받는 것으로 알 수 있습니다. 선교사가 아무리 사명을 가지고 열매를 맺으면서 사역한다고 할지라도 그 자녀들이 상처를 받으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래서 저는 건강한 선교를 위해서도 준비해야 하겠지만 행복한 선교를 위해서도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행복한 선교를 위해서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제 나름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선교를 위해 준비하는 분들에게 조금의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랍니다..^^

 

1. 행복한 가정

제가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행복한 가정입니다. 선교사의 가정이 행복해야 합니다. 물론 독신으로 사역을 잘 하는 선교사님들도 계시지만 행복한 선교를 위해서 가정만한 준비가 없다고 봅니다. 가장 중요한 사역은 가정 사역입니다. 선교지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전에 먼저 자기 자녀에게 복음을 제시해야 합니다. 현지인들을 제자 삼으려고 애쓰기 전에 먼저 자기 자녀들을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삼아야 합니다. 현지인들에게 재정원칙을 가르치고 훈련시키기 전에 자기 자녀에게 먼저 가르쳐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부모가 먼저 하나가 되어야 하고 부모가 먼저 본을 보여야 합니다. 부모가 자신의 사명과 헌신에 대해 보람을 느끼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자녀들에게 보여주어야 합니다. 사명을 가지고 목숨을 걸고 사역하면서도 기쁨과 행복과 보람을 자녀들이 느끼게 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반쪽 선교입니다. 물론 자녀들이 행복한 것도 중요하지만 선교사 자신이 행복해야 합니다. 배우자가 먼저 행복해야 합니다. 선교사 부부가 서로 한 마음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선교사 부부가 삶과 사역에서 '즐거움'과 '보람'을 찾아야 하고 누려야 합니다.

 

2. 외로움 즐기기

선교지는 외로운 곳입니다. 한국교회처럼 은혜받으러 다닐 곳이 없습니다. 언어의 장벽, 문화의 장벽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많습니다. 대부분 선교지가 치안이 불안합니다. 어디를 가든지 한인들을 만날 수 있지만 나름대로 생업에 바쁜 한인들과 쉽게 그리고 자주 만나서 교제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선교지의 특성상 혼자 있는 시간이 많습니다. 한국처럼 그리 분주한 곳은 어쩌면 선교지가 아닐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교사는 혼자 있는 것을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혼자서 잘 놀아야 합니다. 고독을 즐겨야 합니다. 좀 이상하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혼자서 웃고 떠들 줄 알아야 합니다. 어쩌면 일부러 자신을 격리시키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많은 군중이 예수님께 몰려가서 왕으로 삼으려 할 때에 예수님은 군중을 피하여 혼자 조용한 곳으로 가셨습니다. 사역에 분주할수록 예수님은 혼자 있는 시간을 찾으셨고 또 즐기셨습니다. 상상하건데 예수님은 혼자 있는 시간을 이렇게 즐기셨던 것이 분명합니다. 하늘 아버지와 함께 기뻐하시고 웃으시고 즐거워하셨을 것입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선교사는 스스로를 왕따시키는 법을 알아야 합니다. 스스로 고립시키고 격리시키고 혼자 조용한 곳으로 가서 혼자서 웃고 떠들 줄 알아야 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혼자가 아니지만..사람의 눈으로 보면 혼자서 뭐가 그리도 즐거운지 의아한 것입니다. 고독을 일부러 즐기는 사람이라면 행복한 선교를 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3. 상처 극복하기

선교사는 상처받을 일이 많습니다. 그런데 상처받은 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이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마음을 활짝 열어놓고 마음에 있는 아픔을 털어놓을 사람은 기껏해야 배우자 정도입니다. 배우자에게도 다 털어놓지 못할 아픔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행복한 선교를 위해서는 스스로 상처를 치유할 줄 알아야 합니다. 자기 상처를 다룰 줄 알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문제에 대해 이렇게 저렇게 조언해주는 것은 누구나 가능합니다. 그러나 자기 상처를 다룰 줄 아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상처에 관해서는 제가 오래 전에 묵상글을 올렸기 때문에 자세히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한 가지, 예수님의 태도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많은 상처를 받으셨을텐데..심지어 사랑하고 신뢰했던 제자들에게조차 상처를 받으셨을텐데..예수님은 어떻게 대처하셨을까요? 이 부분에 관해 선교사는 자세히 복음서를 묵상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가치유!! 이것은 행복한 선교사가 되기 위해 꼭 준비해야 할 부분입니다.

 

4. 여행하기

선교사로서 누리는 특권 중에 하나는 여행을 자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에 가려면 비행기 안에서만 무려 17시간을 좌석에 앉아서 가야 합니다. 두바이 혹은 홍콩 혹은 싱가폴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면서 때로는 반나절을 공항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선교사역의 특성상 장거리 여행도 자주 해야 합니다. 그래서 자동차 운전은 필수입니다. 어떨 때는 선교사로서 '버스'를 몰기도 합니다. 가능하면 운전면허를 딸 때 1종 보통 수동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국에서는 거의 대부분 오토차량이지만 선교지에서는 대부분 수동입니다. 여러 종류의 차를 운전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운전하는 것을 좋아한다면, 자동차를 좋아한다면, 그리고 자동차로 여행하는 것을 좋아한다면 선교지에서 정말 행복하게 보낼 수 있습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 케이프타운까지 가려면 새벽 3시에 시동을 걸어 출발해야 저녁 6시에 겨우 도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즐길 수 있다면 행복한 선교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장거리 여행을 즐기려면 일단 자연을 즐겨야 합니다. 자연에서 산책하며 묵상하는 연습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새로운 길, 낯선 길로 자동차를 몰아가는 모험심과 호기심도 적당히 있어야 합니다. 실제로 제가 체험한 것은 여행은 스트레스를 치유하는데 최고의 치료약입니다. 선교사가 사역하면서 혹은 타문화 속에서 스트레스 받을 때 여행하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행복한 선교를 준비하려고 한다면 베낭을 메고서 새로운 땅, 새로운 사람들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즐기는 것이 필요합니다. 낯선 사람, 낯선 마을, 낯선 문화를 즐길 수 있다면 행복한 선교사가 될 준비를 한 것입니다.

 

5. 취미생활

선교사로 적당한 취미생활과 여가생활을 개발하는 것은 행복한 선교를 위해 필요한 일입니다. 물론 도가 치나치는 경우가 있지요. 낚시의 경우 대부분은 돈과 시간이 많이 뺏깁니다. 골프를 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지요. 어떤 분이 제게 골프채를 공짜로 거저 주겠다고 했는데 저는 웃으면서 거절했습니다. 이곳에서는 골프비용이 매우 쌉니다. 18홀을 도는데 한국돈으로 1만 5천원 정도입니다. 그래도 웃으면서 거절했습니다. "저는 운동을 잘 못해요"라고요..^^ 그러나 요리의 경우는 취미를 가질만 합니다. 때로는 존 스토트 목사님과 같이 새를 관찰하고 사진을 찍는 것도 좋습니다. 자기만의 가든을 가꾸는 것도 좋은 취미일 듯 합니다. 매년 뒷마당에서 한국에서 가져온 온갖 씨앗으로 농사를 짓는 재미가 아주 쏠쏠합니다. 대파, 쪽파, 무우, 상추, 고추, 갓, 방울토마토, 깻잎, 아욱, 시금치...등등 땅을 기경하고 씨를 뿌리고 거두고 남들에게 거저 나눠주고 때로는 갓김치나 동치미를 만들어 선물할 때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외 저의 경우는 특별한 취미는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가족들과 수다도 떨고 게임도 합니다만 저는 혼자서도 잘 노는 편이고, 혼자서 시간을 즐기면서 보내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혼자서 어떻게 즐기나요? 저의 경우를 살펴보니 생각하고 상상하는 것을 즐기는 것 같고, 혼자서 어떤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쓰는 것을 즐기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나면 페이스북을 열어서 한국의 친구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지내고 있나 하면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것도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어려운 것처럼 보이지만 저는 시간이 나는대로 틈틈히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한국에서 교역자 생활을 할 때 청년부 수련회를 인도할 때면 3-4시간씩 설교하고 집회를 여러번 인도해보았지만 그것보다는 혼자서 생각하고 생각을 정리해서 글을 쓰는 것이 더 편하고 즐거운 일입니다. 물론 즐거운 일도 절제를 해야 아름답겠지요. 아무튼 적당히 즐거움을 주는 취미생활은 행복한 선교의 필수요건입니다.

 

선교사는 스스로 즐거움을 주는 원천을 많이 개발하는 법을 알아야 합니다. 여우같은 마누라와 토끼같은 아이들이 즐거움을 주어야 합니다. 저는 선교지에서 제 자신을 소개할 때 네 명의 여자들에게 둘러싸여서 살고 있다고 소개합니다. 그러면 다들 큰 소리로 웃습니다. 현지인들과 다른 사람들에게 실망하고 상처받는 일도 많지만 예수님을 묵상하며 훌훌 털어버리려고 애씁니다. 저는 원래 낯을 잘 가리는 소심남이었는데 선교지에서 적응하다보니 사람들 낯을 별로 가리지 않는 뻔뻔남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선교지에서 살아남으려고 하다보니 성격도 변하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도 즐거우니 좋습니다. 사역도 즐겁게 합니다.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다니 이것도 행운입니다. 낯선 길로 운전하는 호기심과 모험심도 적당히 있습니다. 지도와 GPS만 가지고 33만 키로 주행한 차량을 끌고 나미비아 끝쪽 앙골라 국경에 있는 힘바 마을까지 가보았습니다. 밤중에 운전하는 것도 즐겁고, 고생하며 숙소를 찾아다니며 아슬아슬하게 여행하는 것도 즐겁습니다. 그래도 혼자 있는 것이 즐겁습니다. 혼자서 생각하고 웃고 그리고 혼자서 글을 쓰는 것이 즐겁습니다.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어울려 처음 먹어보는 음식을 먹는 것도 즐겁습니다. 아무 음식이나 가리지 않고 즐깁니다. 아침에 커피 한 잔에 러스크 몇 개로 식사를 해도 즐겁고, 따뜻한 미역국에 밥 말아 먹어도 즐겁습니다. 일년에 한 두 번 장거리 여행하는 것도 설레고 좋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는 타입이라도 먼 곳에서 신세를 지겠다고 찾아오는 손님이 있는 날에는 또 설레고 흥분되고 좋습니다. 그래서 저는 행복한 선교사입니다. 제가 누리고 있는 즑거움을 곰곰히 따져보고 생각해볼 때 한국에서 불철주야 분주히 사역하는 선배, 후배, 그리고 동기 목사님들을 보면 때로는 미안하기도 합니다. 저의 동기 목사님 중에서는 5천명 교회를 담임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도 부럽지 않네요. 저는 정말 행복한 선교사입니다. 예수님 때문에, 복음 때문에 저는 호강하고 있습니다.

 

South Africa,

김광락 선교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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