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MP 이야기

아프리카의 낮과 밤

등불지기 2012. 7. 26. 17:31

 

 

아프리카의 낮과 밤

 

 

처음으로 더반Durban을 방문했습니다. 홍수환 선수가 챔피언 벨트를 극적으로 빼앗았던 도시였지요. 아프리카 최대의 무역항 도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교역량이 많습니다. 시내를 운전해보면서 느낀 것은 예전에 갔었던 인도의 뉴델리가 많이 생각났습니다. 교회 건물보단 엄청 큰 모스크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일년에 한 번 동성애자들 축제와 퍼레이드가 있는 도시입니다. 한인교회는 한 군데 있는데 10가정 정도 모인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느낀 것은 아프리카에 세워진 인도의 한 도시였습니다. 케이프타운과 함께 무슬림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겨울에도 바다에서 수영할 수 있을 정도로 따뜻한 곳입니다. 물론 여름에는 매우 무덥다고 합니다..

 

 

아프리카의 낮은 햋볕이 따갑습니다. 겨울철(6 - 8월)에도 일교차가 심합니다. 제가 있는 내륙지방의 경우 영하로 기온이 내려가는 날이 며칠 있는데 그래도 낮에는 20도 이상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겨울철 일교차는 20도 이상 됩니다. 더반과 케이프타운과 같은 해양도시와 달리 제가 있는 지역을 포함한 대부분의 지역은 해발이 1500m 정도가 되는 고원지대이기 때문입니다. 출근과 등교와 같은 생활은 일찍 시작되는 편입니다. 공무원들의 근무와 초등학생의 첫 수업은 보통 오전 7시 30분에 시작합니다. 은행의 경우 보통 오후 4시면 문을 닫고, 학교의 경우 오후 1시 30분 경이면 수업이 끝나고 하교하는 시간이 됩니다. 몰mall의 경우 보통 5시면 문을 닫습니다. 어떤 지역은 드물게 7시에 문을 닫는 곳도 있고, 대학교 근처의 식당같은 곳은 10시까지 영업하는 곳도 있으나 기본적으로 5시면 문을 닫는다고 보면 됩니다. 우체국이나 공무원의 경우 오후 3시 정도에 퇴근하는 것 같은데 지역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기후의 경우는 지역마다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사진은 더반의 아침 풍경을 숙소에서 찍은 것입니다. 더반의 경우 인도양에 인접해 있어서 겨울에도 따뜻한 도시입니다. 반대로 케이프타운의 경우 대서양에 인접하기 때문에 겨울에는 춥고 비가 많이 내리는 기후입니다. 반면 케이프타운의 여름은 더운 더반과 달리 쾌적하고 여행하기에 좋습니다. 그러나 겨울철(6-8월) 케이프타운을 여행하려면 전기담요와 두꺼운 잠바옷을 꼭 챙겨야 합니다. 반면 내륙지방은 고지대라 일교차가 심하여서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습니다. 그러나 건조하기 때문에 여름에도 그늘에만 있으면 땀이 나지 않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근접한 남부 아프리카 국가인 나미비아의 경우 차가운 대서양에 영향을 많이 받고, 그 외에 보츠와나 말라위 모잠비크의 경우 겨울에도 기온이 그리 내려가지 않는 편이지만 여름에는 많이 덥다고 하겠습니다. 어쨌든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남부아프리카를 여행하려면 사계절 옷을 다 준비해야 합니다.

 

 

더반의 야경입니다. 아프리카에서 이런 야경을 보려면 케이프타운, 요하네스버그, 더반과 같은 대도시에 가야만 볼 수 있습니다. 보통 내륙지방의 작은 타운의 경우 몇몇 가로등 외에는 아주 깜깜하답니다. 시속 130km 를 달리는 도로에서도 가로등이 없는 곳이 대부분이고 자동차의 전조등뿐입니다. 흑인마을에 가면 주유소 외에는 모두 깜깜합니다. 가끔 흑인 마을에 학생을 데려다주기 위해 운전할 때가 있는데 얼마나 어두운지 모릅니다. 게다가 자주 정전이 되는데 정전이 되면 모든 것이 어둡습니다. 정전이 되면 사람들이 밖으로 나와서 서성거리는데 하얀 옷만 보이고 사람을 보이지 않지요. 혹은 자전거는 움직이는데 사람은 보이지 않는 현상도 있고요^^ 밤에 흑인들을 만나면 새하얀 치아와 눈의 흰자위만 보이는 괴이한 현상도 있답니다.ㅎㅎ 그래서 야간운전은 아주 위험하고 조심해야 합니다. 아프리카의 밤문화는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오후 5시면 문을 닫고 퇴근하는 분위기기 때문에 저녁을 먹고 나면 혹은 저녁을 먹기 위해 스슬 밖으로 나와서 활동하기 시작하는 한국의 밤문화는 아예 없다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처음 아프리카에 왔을 때 혹은 한국에서 온 젊은이들의 경우 밤이 되면 얼마나 심심해 하고 근질근질해 하는지 모릅니다. 갈 데가 한 군데도 없으니까요. 유흥업소를 찾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그리고 밤이 되면 범죄집단이 활개를 치고 다니는 때입니다. 더반의 경우 대낮에도 강도를 만나기 쉬운 곳인데 밤에 혼자서 다니는 것은 강도짓을 하라고 자신을 먹이로 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 더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됩니다. 청소년들이 밤문화에 탈선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가출을 하려고 해도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곳이 아프리카의 밤입니다. 처음에 아프리카에 왔을 때 밤이 되자 너무 심심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국의 밤문화가 그리워졌습니다. 그런데 현지인들에게 한국의 밤문화를 자랑했더니 다들 반응하는 것이 이런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언제 쉽니까?" 어두워졌는데도 쉬지 못하고 돌아다니는 한국사람들이 오히려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적응하고 나니까 오히려 밤문화가 없는 것이 편하고 좋아졌습니다. 밤에 돌아다닐 데도 없고, 돌아다닐 일도 없고, 밤에 모이는 집회도 없고 하니 자연스레 가족끼리 모이게 되고 그래서 한국에서는 그렇게 힘들었던 가정예배가 쉽게 회복되었습니다. 밤문화가 없으니 가족문화가 회복되더군요. 지나고보니 밤에 안식하지 못하고 돌아다니는 밤문화가 오히려 가족에게는 나쁜 것이란 인식이 생기더군요. 아무튼 어두워지면 쉬어야 하고, 저녁이 되면 가족끼리 모여야 하는 것이 아프리카의 밤입니다. 밤은 어떻게 보면 좋은 것입니다. 어두움도 때로운 필요한 것입니다. 쉬어야 할 때입니다. 가족이 모여야 할 때입니다. 가족끼리 대화를 나눠야 할 때입니다. 내일을 위해 자기만의 시간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제가 먼저 올린 세 장의 사진은 더반의 낮, 아침, 그리고 밤을 숙소에서 촬영한 것입니다. 고층빌딩과 휘황찬란한 야경을 보는 것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제가 꼭 찍어서 올리고 싶은 장면이 있는데 쏟아질듯한 은하수로 가득찬 밤하늘인데 찍을 카메라가 없네요..대신 일몰 사진을 한장 올려보았습니다. 현지인 목회자 학생들과 먹고 자고 할 때면 밤하늘을 바라보면 그야말로 황홀해집니다. 밤하늘에 가득찬 별들이 아니라 쏟아져서 나를 압도하는 별들을 바라보노라면 입을 다물 수가 없습니다. 아마도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밖으로 불러내셔서 밤하늘의 별을 보여주시면서 "네 자손이 이와 같으리라"고 말씀하여주셨을 때 아브라함이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예, 믿습니다. 믿고 말고요!!"라고 대답했을 것입니다. 밤하늘의 무수한 별들이 저를 압도하면서 제게 말을 걸어오는 듯한 착각에 빠집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자신의 믿음이 약해질 때마다 밤하늘을 바라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무수한 별들을 바라볼 때마다 밤하늘의 별들은 아브라함에게 "아버지 아브라함이여!!"라고 외쳤을 것입니다. 저도 아프리카에서 살면서 누리는 축복 중에 하나가 밤하늘을 가득 채운 수많은 별들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 중에 내가 끼여 있어서 "주 예수님!"이라고 소리치는 내 모습을 그려봅니다...그래서 저는 아프리카의 밤이 좋습니다. 밤은 쉼을 줍니다. 그리고 밤은 제게 소망을 주고 믿음을 줍니다.

 

2012년 7월 26일

South Africa,

김광락 선교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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