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만에 글을 올립니다. 오늘은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제노포비아]에 관해서 글을 쓰려고 합니다. 제노포비아(xenophobia)는 '외국인 혐오증'이란 말입니다. 요즘 계속해서 CNN 등에서 크게 보도가 되고 있는 심각한 사안입니다. 다름 아니라 더반, 요하네스버그 중심으로 외국인들을 향한 테러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까지 7명의 외국인들이 살해되었고 5천명 이상의 외국인이 집을 잃고 피난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넬슨 만델라에 의해 용서와 화해의 모델로 알려진 나라, 다양한 인종들이 조화를 이루며 사는 무지갯빛 나라가 어째서 반인륜적이며 전세계에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한 제노포비아로 물들게 되었을까요?
남아공 다수 흑인들이 폭도로 변하여 외국인을 습격하고 외국인 상점을 약탈하고 불태우는 일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외국인들은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는 숨죽이며 이 나라를 위해 잠잠히 기도할 뿐입니다. 다행히도 지난주 졸업식 행사도 은혜중에 무사히 잘 끝냈고 다음 사역을 위해 숨고르기를 하는 중입니다. 당분간 장거리 출장강의도 자제하고, 가가운 곳도 흑인들이 많이 몰려 있는 곳은 다니지 않을 생각입니다.
아프리카 흑인들을 보면 착하고 단순하게 보이기도 하고 어떨 때는 즉흥적이고 충동적이기도 합니다. 요즘 일어나고 있는 제노포비아 사건으로 인해 국제사회가 우려를 표하고 있고 흑인정부도 긴장하고 있지만 사실 이번에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08년에 있었던 제노포비아 사건은 정말 끔찍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62명의 외국인들이 테러로 죽임을 당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때 죽임을 당한 사람들 중에 20여명이 남아공 시민이었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은 흑인들이 한번 흥분하고 충동적으로 행동하게 되면 얼마나 이성을 잃고 사리분별력을 상실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일례입니다.
남아공에서 제노포비아 범죄가 발생하는 사회학적인 원인으로서는 세계1위의 빈부격차율, 그리고 25퍼센트에 달하는 실업율입니다. 인근나라인 모잠비크, 보츠와나, 말라위, 짐바브웨, 레소토, 스와질랜드 등지에서 남아공드림을 꿈꾸며 건너온 흑인들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가버리고 자신들은 상대적으로 피해자라는 잘못된 망상에 사로잡혀서 이러한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입니다. 주로 인근 나라에서 온 흑인들이 주된 타겟이지만 저와 같은 외국인도 폴도들 주변에 가까이 갔다간 같이 피해를 당하기 쉽습니다. 이런 일이 급증하자 보츠와나, 말라위, 모잠비크 같은 주변나라에서 남아공 사람과 기업을 향한 역테러counter terror가 발생하는 일도 생기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남아공 차번호를 단 차량이 보츠와나 도로에서 테러를 당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각국 남아공 대사관 앞에서는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백인정부 시절 박해와 핍박을 받던 남아공 흑인들에게 피난처와 도움을을 제공했던 인근 나라 흑인들이 남아공 제노포비아에 관해 크게 분노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형제애를 배신하는 중대한 범죄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남아공 최대 종족인 줄루족 왕이 외국인들은 고향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발언한 것이 이번 제노포비아를 촉발시킨 것이 아니냐고 언론에 회자되자 그 줄루족은 잘못 전달되었다고 급히 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노포비아를 반대하는 역시위대 또한 곳곳에서 제노포비아 시위대와 충돌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남아공 한국대사관과 한인회에서도 거듭 주의를 부탁하는 메일을 모든 한인들에게 보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집에서 조용히 지내고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아이들은 학교에서 아무 일이 없이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마냥 평소대로 다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지속적으로 제노포비아에 관해 가르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제 뉴스에서는 제노포비아 폭도들을 진압quell하기 위해 군대를 동원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군대를 동원할 정도로 상황은 좋지 않으나 진정되고 있다는 보도 또한 나오고 있습니다.
제노포비아는 남아공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극우주의 테러현상의 일부분이기도 합니다. 이점에서는 한국도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한국에서도 외국인 노동자들이 수백만이 들어와 살고 있습니다. 시골에 가면 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혐오증이 조금씩 자라고 있습니다. 그만큼 살기 힘들어지고 일자리를 구하기도 어려워지는 반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입법가와 행정가는 바른 지침을 내리고 집행해야 하고, 특히 교회들은 올바른 길을 가르치며 나라와 민족을 위해 간절히 기도해야 할 때입니다. 성경에서도 하나님께서 히브리인들에게 말씀하셨지 않습니까? "너희도 한 때 외국인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우리 모두는 어떤 면에서 다 외국인들이요, 나그네요, 잠시 왔다 지나가는 객quest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이 나라 현지 언론에서는 제노포비아 폭도들이 사람을 살해하고 불태워 죽이는 끔찍한 장면들을 가감없이 보도합니다. 신문에 크게 나온 끔찍한 사진들을 보면 소름이 끼칠 정도로 끔찍합니다. 용서와 화해의 나라로 전세계에 알려진 이 나라에 이토록 무서운 증오와 적개심이 숨어 있다는 사실이 오늘 우리의 죄악상을 고발하는 듯 합니다. 겉으로는 존경받고 칭찬받는 듯한 삶을 살지만 하나님의 눈에 드러난 우리의 치부는 전혀 반대의 모습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항상 하나님 앞에 엎드려 우리의 무서운 죄성을 고백하며 죄악의 파괴적인 영향력에서부터 구원하여 주실 것을 간구하며 하나님의 긍휼과 은혜를 의지해야 하겠습니다.
외국인들만 보면 사납게 달려드는 제노포비아 폭도들을 보며 비난하며 정죄하기 전에 우리 자신을 먼저 돌아보아야 하겠습니다. 나는 나그네와 객들에게 어떠했습니까? 그들에게 말로만이 아니라 손을 내밀어본적이 있는지, 따뜻한 잠자리는 아니더라도 물 한잔이라도 친절하게 건낸 적이 있는지 말입니다. 이제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자신들의 삶에만 집중하며 산 것을 회개해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나서서 자신들이 사는 곳에 고향을 떠나온 외국인들을 생각하며 무엇인가 해야 합니다. 남아공 제노포비아의 진정한 원인은 경제적 불평등이나 높은 실업률이 아니라 이 나라 교회들이 외국인들에게 아무 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찾아온 것입니다. 이 나라 지역교회들이 조금씩이라도 외국인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행동했었더라면 이러한 반인륜적 범죄인 제노포비아이란 이름의 악령에 그렇게 쉽게 사로잡히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 제노포비아의 범죄는 이 나라 교회가 고백하고 회개해야 할 죄입니다.
하나님께서 저와 여러분의 삶속에 방패가 되어주실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이러한 악령과 싸워 이길 수 있도록 능력을 부어주시도록, 단지 조용히 숨어지내기보다는 교회적으로 적극적으로 그리고 구체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지혜와 용기를 주시도록 중보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김광락 선교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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