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클리닉

아프리카 개혁교회 설교에 생명력이 없는 이유

등불지기 2020. 6. 20. 20:23


약 500여년전 네델란드 기독교인들이 아프리카로 이주하여 정착하기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세운 건물이 예배당이었고 가장 먼저 정착하여 이름을 붙인 거리 이름이 church street 이었습니다. 그들은 칼빈 루터 쯔빙글리와 같은 종교개혁자의 후손들이었고 그들이 세운 교회를 이곳에서는 개혁교회 reformed church 라 부릅니다. 주로 흑인목사들과 함께 하다가 가끔 네델란드 백인들이 세운 개혁교회에 가서 예배를 참석해보는데 늘 느끼는 것이 있어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제목처럼 그들의 설교에 생명력을 느낄수 없다는 것이고 그 이유에 관해서 늘 생각했었던 것들이 있어 글로써 남겨보려고 합니다. 아프리카 백인 개혁교회에서 주로 설교에 관한 것입니다. 아프리카 개혁교회의 모습을 통해 한국교회를 돌아볼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1. 원고에 얽매이는 설교
언제나처럼 백인교회에서의 설교는 원고 중심적입니다. 강단에서 목사들은 원고를 읽습니다. 그래서 청중들과의 역동적인 교감능력이 떨어집니다. 설교는 잘 조직되어 있지만 딱딱하고 무미건조하며 지루합니다. 원고 없이는 설교할수 없다는 것은 목사들의 가슴에 새겨지고 불타오르는 진리가 없다는 뜻이겠지요.

2. 복음의 최전선과 분리된 설교
아프리카 개혁교회는 원래 태생부터가 선교가 목적이 아니라 자기들만의 자립과 번영을 목적으로 세워졌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개척과 선교와 영혼구령의 열정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오직 교인들의 위로와 격려가 가장 큰 목적이므로 멋진 건물만 남고 젊은이들과 새로이 개종하고 거듭난 새신자들이 없고 나이든 교인들이 옛날의 영광을 추억하며 모이는 경로당같은 교회가 되었습니다. 근본적으로 목사들의 설교에서 복음의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씨름하고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모습이 보이지 않고 단지 가벼운 처세술, 덕담, 윤리적 충고 정도의 메시지가 하나님 말씀이란 이름으로 과대포장될뿐입니다.

3. 정보화시대의 문제
아프리카 목사들은 대부분 아무리 큰 규모의 교회라도 부족한 생활비를 보충하기위해 주중에 다른 일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너무 바쁘기 때문에 충분히 말씀을 연구하고 묵상하지 못하고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설교자료를 얻습니다. 충분이 연구하고 묵상하고 묵상한 대로 살아보고 말씀을 몸으로 경험해봐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책이나 다른이들의 설교를 참조하고 베끼는 설교에서 생명력을 찾기란 불가능한 것입니다. 홍수시 식수는 없듯이 쏟아지는 정보 가운데 생명력 있는 지식은 점점 고갈되어가고 있습니다. 생명력을 회복하는 길은 정보를 차단하고 깊은 묵상을 되찾는데 있습니다.

4. 가난한 자들이 위로받지 못하는 설교
거의 모든 현대교회들이 물질적 성장과 안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물질주의 사회의 틀을 깨지 못하고 있습니다. 헌금을 많이 내는 교인들이 존중히 여김받는 분위기 속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의 위로받을 공간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건강한 교회의 척도는 가난하고 환난과 고통중에 신음하는 이들이 위로의 하나님을 설교속에서 대면할 수 있는가입니다. 목사가 환난 가운데 친히 찾아와주셔서 주시는 하나님의 위로를 경험하지 못하는데 어찌 환난증에 있는 교인을 위로할 수 있겠습니까? 많은 물질을 누리고 물질적으로 위로받고 있는 목사의 설교 속에서 가난하고 고통중에 있는 하나님의 자녀들을 위로하는 생명력이 차지할 공간이 없는 것입니다.

5. 복음에 감격하지 못하는 설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생각할 때 감격에 겨워 눈물 흘리는 것은 당연한 것임에도 그렇지 못하다면 목사의 마음은 차가워지고 복음의 핵심에서 멀어져있는 것입니다. 목사는 항상 설교하기 전에 자신의 심령을 점검하고 시험해봐야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에 항상 깨어있고 감격해있어야 설교할 진정한 준비가 된 것입니다. 설교하는 목사 자신이 복음과 은혜에서 떨어지고 차가워지면 설교에서 생명력은 사라지고 교인들에게 자꾸만 요구하고 때리고 정죄하는 독성이 가득하게 될것입니다.

6. 하나님을 아는 지식의 결핍
목사는 맡겨진 하나님의 양떼에게 풍성한 꼴을 먹이라고 부르심 받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현대교회의 현실은 그리스도의 몸body을 먹이는 일보다는 인간조직체organization 를 운영하는 행정적인 임무를 중시하는 경향이 큽니다. 생명력이 없는 교회일수록 이러한 행정력이 더 우선시되고 요구받는 분위기가 강해지게 됩니다. 그런 교회에서 목사의 설교는 “먹이는” 설교가 어려워지게 되고 행동과 헌신을 요구하며 그렇지 않은 교인들을 “때리는” 설교를 하게 됩니다. 행정적인 임무를 잘 수행하는 것이 목회이고 목양이라는 혼동과 착각 속에 설교자 자신이 하나님을 깊이 알고 체험하는 본질적인 일에 점점 등한시하게 되고 하나님을 아는 지식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참 지식의 결핍이야말로 현대교회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의 근원인 것입니다.

7. 성경 없는 설교
가장 큰 문제는 성경이 없는 설교입니다. 설교하기전 성경을 읽지만 성경은 금방 뒷전으로 밀려납니다. 성경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사라지고 목사 개인이 하고 싶은 말만 전면에 등장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이 하나님의 이름으로 포장되어 전달됩니다. 저는 설교를 듣는 내내 성경을 들여다보며 본문이 과연 나에게 무엇을 말씀하고 있는지를 주목합니다. 그리고 비교해보면 목사의 설교에 성경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사도와 선지자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목사들이 대변해야 하는데 현실은 목사가 마치 자신이 새로이 성경을 기록하는 사도인 것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포장되었지만 실상은 생명력이 없는 설교인 것이고 그래서 교인들은 설교를 듣지만 그들의 영혼은 늘 주려 있고 갈급해하고 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김광락 선교사

PS. 첫번째 사진은 저의 집에서 1200 km 떨어진 팔(진주라는 뜻)이란 도시에 있는 전형적인 개혁교회 모습

두번째 사진은 팔이란 도시에서 가까운 부스터라는 도시의 개혁교회 모습입니다. 이런 멋진 예배당을 보면 대부분 백인들이 정착할 때 세운 개혁교회라고 보면 됩니다. 지금은 나이 많은 소수 교인들이 예배드리며 관광객들이 찾아 사진을 찍는 곳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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