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개혁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언어의 본질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언어의 타락과 오염은 곧 교회의 오염과 타락을 의미합니다. 교회가 타락하고 세속화되었다는 말은 교회가 사용하는 언어가 오염되고 타락했다는 말과 같습니다. 타락한 교회는 자신들이 오염되고 부패한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기 전에는 스스로를 결코 개혁할 수 없습니다. 오늘날 교회들이 얼마나 귀한 언어들을 오염시키고 있는지, 어떻게 오염시키고 있는지 깨달아야 합니다.
교회가 지키고 따라야 할 큰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교회가 사용하는 어떤 단어 혹은 언어를 주의깊게 선택하고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용어를 사용할 때 우선 그것이 성경본문TEXT 안에서 어떤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하며, 그 다음 그 언어가 실제 생활 CONTEXT 안에서 어떻게 실천되고 있는지를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비로소 그 단어를 바르게 사용할 준비가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요즘 많은 도시교회들이 "우리는 가족 공동체이다" 혹은 "우리는 교회 공동체이다"라는 말을 사용하면서 교인들의 개인주의화를 경계하고 집단의식을 고양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공동체'란 말은 성경에 없지만 공동체적 삶을 살았던 시기를 성경에서 살펴보면서 그들의 삶의 특성을 살펴보면 어떨까요? 다윗은 사울을 피해 도망다니는 광야의 삶이 그야말로 공동체적인 삶이었습니다. 그를 지지하고 따랐던 많은 수 백 명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전투에서 공을 세우고 전리품을 얻게 되면 최전방에서 싸웠던 군인이든 힘이 모자라 후방에서 짐을 지켰던 군인들이나 모두 똑 같이 나누어 가졌습니다. 또 사도행전을 보십시오. 오순절 성령께서 교회 위에 강림하신 후 예루살렘 교회는 말 그대로 공동체적인 삶을 살았습니다. 어느 것도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가진 재산을 다 팔아 사도들의 발 앞에 두었고 사도들은 그것을 가난한 자에게 골고루 나누어주었습니다. 이것이 공동체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교회 안에 이런 모습이 있습니까? 담임목사의 사례비는 전임교역자의 사례비보다 3,4배가 많은데 "우리는 교회 공동체입니다"라고 외칠 수 있단 말입니까? 교회가 귀한 단어를 스스로 타락시키고 오염시키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교회이름을 지을 때 "사랑" "충성" "영광" 등의 단어를 붙이는 것을 봅니다. 그러나 그런 교회가 세상 속에서 그 이름의 본질을 제대로 구현해내고 있습니까? 그렇지 않다면 그 교회는 그 귀한 이름을 오염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전에도 언급하였지만 사도 바울이 "영적"이라고 말했을 때의 그 의미는 오늘날 많은 교회들이 흔히들 사용하는 "영성 집회" "영성 운동"과는 매우 거리가 멉니다. 이 모든 것들은 교회가 성경에 있는 고귀한 단어들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뜻이고 오염된 단어를 마구 남발하고 있는 것은 교회 스스로가 오염되었음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따라서 교회의 개혁이란 크고 놀라운 그리고 굉장하고 기발한 어떤 것이 아니라 오염된 언어를 정화시키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멋진 말들, 좋은 말들을 그냥 늘어놓으며 무덤을 회칠해온 일들을 중단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성경으로 돌아가서 단어나 용어가 어떤 의미로 사용되었는지를 공부하고 묵상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삶으로 살아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야 비로소 그 단어를 바르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본문에서 말하는 그대로의 의미를 삶으로 살아내려고 애쓰기 전에는 아무 것도 말하지 않겠다는 각오와 결심이 필요합니다. 언어의 순결과 순수를 회복하지 않는 한 진정한 교회개혁은 결코 오지 않을 것입니다.
"샘이 한 구멍으로 어찌 단 물과 쓴 물을 내겠느냐. 내 형제들아 어찌 무화과나무가 감람 열매를, 포노나무가 무화과를 맺겠느냐 이와 같이 짠 물이 단 물을 내지 못하느니라."(약3:11,12)
2023년 7월 9일
김광락 목사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