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의 본질은 목양 즉 양떼를 좋은 꼴을 먹이는 것과 사나운 이리떼로부터 보호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해석하고 적용하도록 가르치는 것 그리고 이단과 거짓된 믿음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목회자의 가장 본질적인 사역입니다. 이 명제에 관해 부정하는 목회자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목양과 비슷하면서도 목양이 아닌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운영 혹은 경영으로서 교인들로 하여금 최대치의 헌신과 봉사를 이끌어내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의외로 많은 목회자들이 탁월한 경영 혹은 운영management 을 목회의 본질로 믿고 있다는 점입니다.
목양과 운영은 비슷하지만 다른 점이 있습니다. 양떼를 대하는 목자의 태도에 있어서 참 목자와 삯군으로 구분됩니다. 목자는 양떼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어놓습니다. 그러나 삯군은 양떼를 자신의 생활의 수단으로 여깁니다. 그래서 사나운 늑대가 공격해오면 양떼를 버리고 자기 목숨을 구하기 위해 도망가버립니다. 목자는 좋은 꼴을 먹이는 데 관심이 있는 반면에 삯군은 양떼로 하여금 좋은 젖을 내게 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합니다. 어떻게 하면 교인들로 하여금 더 헌신하게 만들 것인가, 더 헌금하게 만들 것인가 더 봉사하게 만들 것인가 집중적으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삯군입니다. 그렇게 하는 목회사역은 주님의 일이 아니라 사람의 일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수 천 명이 출석하는 어느 대형교회를 시무하는 동기 목사님과 함께 식사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분은 내면의 고민을 털어놓기를 큰 교회를 담임목회하면서 자신이 목회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회사를 경영하는 CEO가 된 것 같아서 괴롭다는 말이었습니다. 사람들의 필요를 파악하고 거기에 맞게 적절하게 교역자와 교인들을 배치하는 것이 자신의 일이라고 하면서 양심적으로는 목회가 아닌 것 같다는 말을 들었을 때 큰 교회 바쁜 교회를 담임하는 것이 축복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목회자를 청빙하는 교회의 장로들이 목양을 하는 목회자를 찾는 것이 아니라 경영을 잘 하는 목회자를 찾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성경을 잘 해석하고 잘 가르치는 지를 보지 않고 얼마나 큰 교회에서 목회를 배웠는지, 얼마나 경영을 잘 할 지를 보고서 목회자를 청빙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목회자를 청빙하는 장로들이 일단 성경을 보는 눈이 없고 올바른 진리의 가르침을 분별할 지각이 없다는 것이 오늘날 교회의 비극입니다. 그렇게 된 배경에는 그런 태도로 경영을 하고 장로들을 세운 목회자들이 있는 것입니다.
김광락 목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