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의 결과: 죽음
그러면 죄의 결과인 죽음이란 ‘단절’이요 ‘분리’다. 사람에게 단절은 여러 가지 측면이 있다. 흔히 말하는 ‘육체적 죽음’은 영혼과 육체가 분리되는 것이다. 육신은 땅, 즉 원자의 세계로 되돌아간다. 그러나 영혼은 양자정보의 형태로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보관된다. 죽음 이후에도 인간의 의식은 결코 소멸되지 않는다. 그런데 성경은 죽음에 대해 다른 측면도 이야기하고 있다. 영적 죽음이 그것이다. 하나님께서 아담에게 범죄하는 그 날에 죽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을 때는 육체적 죽음이 아니라 영적 죽음을 의미했다. 이것은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되어 버리는 것이다. 영적 죽음은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 입혀 주신 빛의 갑옷인 의(righteousness)가 박탈되는 것이며 하나님의 호흡(루아흐)으로부터 끊어지는 것이다. 환자실에 호흡기를 달고 있던 환자에게서 호흡기를 떼어 내는 것과 같다. 이것은 원초적인 죽음으로, 육체적 죽음보다 더 심각한 죽음이다.
인간은 범죄하는 순간 하나님의 생명(breath of life)으로부터 끊어져 버리고 말았다. 인간의 몸을 ‘살아 있는 영’의 신체로 유지시켜 주던 원초적 말씀(original wave)으로부터 단절된 것이다. 이 순간 최초의 사람은 자신이 ‘벌거벗음’을 깨닫게 되었다. 즉 자신에게 하나님의 호흡기가 제거된 것을 즉시 깨달았다. 혹은 하나님의 의의 옷이 즉시 벗겨졌음을 자각하였다. 그 결과 인간은 자신의 수치를 가릴 것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즉각적으로 하나님의 진노를 느끼게 되어 그것을 피해 숨을 곳을 찾기 시작했다. 인간의 내면에 자리 잡고 있으며 대물림되는 원죄는 ‘근원적인 수치심과 두려움’이라는 원초적 감정을 수반한다. 수치심은 의가 없음을 인식하는 것이고 두려움은 형벌이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다. 인간은 수치심 때문에 가릴 것을 찾으며, 두려움 때문에 숨을 곳을 찾는다.
그뿐만 아니다. 인간이 범죄하여 하나님의 생명으로부터 단절되는 순간부터 모든 만물이 신음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인간이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하나님께서 지으신 우주 만물을 다스리고 정복하는 지위를 상실하자 만물이 무질서의 증가로 고통을 받게 되었다. 관리를 받아야 할 자연 만물이 방치되자 혼란에 빠지기 시작하였다. 세상은 실제적으로 어둠의 주관자에게 넘겨졌다. 그리고 더 이상 인간에게 호의적인 존재가 될 수 없었다. 또한 아담은 훗날 자신의 모양대로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들 역시 하나님의 호흡기가 단절된 상태로 태어난 것이다. 아담 이후 태어나는 모든 인류가 하나님의 생명에서 단절된 상태, 즉 죽은 상태로 태어나게 되었다.
우주에 종말이 있고, 사람도 육체적 종말인 죽음이 있듯, 역사에도 종말이 있다. 모든 인류 역사는 시작이 있고 끝이 있다. 힌두교나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는 없다. 윤회는 엔트로피 법칙에도 맞지 않는다. 몸도 원자로 되어 있고, 만물 역시 원자로 되어 있다는 점에서 동양철학의 사상은 어느 정도 통찰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양자역학의 발달로 인해 동양철학이 주목받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윤회주의자들은 모든 것이 원자로 되어 있다는 것을 쉽게 믿겠지만 그러한 원자를 유지하고 지탱하는 힘이 ‘스스로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우주를 자세히 관찰해 보라. 모든 우주 만물이 저절로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나 그러한 우주가 영원하지 않다. 천체 물리학자들은 우주는 팽창하다가 어젠가는 소멸되어 버릴 것이라고 믿는다. 과학자들이 보기에 우주는 엔트로피가 점점 증가하다가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인간의 몸 세포가 점점 노화하다가 죽는 것처럼 말이다.
윤회주의자들은 물질이 무한하다고 생각하지만 모든 것에는 시작이 있고 끝이 있다. 윤회는 없다. 시작이 있고 끝이 있을 뿐이다. 개인도 그렇고 우주 만물도 마찬가지다. 연료가 열을 내면서 소진하여 먼지와 가스로 남지만 먼지가 스스로의 힘으로 다시 모여서 연료가 되는 일은 자연계에서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별이 초신성이 되어 폭발하여 우주 먼지로 흩어지지만 우주 먼지가 스스로 모여 다시 별이 되거나 인간과 같은 고등 생명체가 되지 않는다. 무질서는 질서를 낳을 힘을 가지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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