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과학, 그리고 우주

죄의 결과: 세상의 신음

등불지기 2024. 8. 29. 16:14

 

죄의 또 다른 결과: 세상 만물의 신음

 

성경은 첫 인간의 범죄로 말미암아 모든 피조물이 신음하고 있다고 말한다.

 

“피조물의 고대하는 바는 하나님의 아들들의 나타나는 것이니 피조물이 허무한데 굴복하는 것은 자기 뜻이 아니요 오직 굴복케 하시는 이로 말미암음이라 그 바라는 것은 피조물도 썩어짐의 종노릇 한데서 해방되어 하나님의 자녀들의 영광의 자유에 이르는 것이니라 피조물이 다 이제까지 함께 탄식하며 함께 고통하는 것을 우리가 아나니 이뿐 아니라 또한 우리 곧 성령의 처음 익은 열매를 받은 우리까지도 속으로 탄식하여 양자 될 것 곧 우리 몸의 구속을 기다리느니라”(롬 8:19-23)

 

모든 창조된 우주 만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고통의 감정은 조화의 부재를 인식하기에 생기는 것이다. 첫 인간의 죄로 인해 범죄한 인간이 고통을 겪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모든 만물, 물질세계가 고통을 겪고 있다. 인간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모든 물질세계를 지배하고 통제하는 권능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범죄함으로 스스로 그 권능을 잃어버렸다. 그렇게 되었을 때 사람의 통제를 받아야 했던 우주 만물의 모든 물질세계는 혼란을 겪기 시작했다. 물리학적 용어로 말하자면 엔트로피가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관리자가 없으니 무질서의 정도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다.

 

통제되지 않은 물질세계는 점점 무질서의 세계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원래 창조된 물질세계는 하나님의 아들들에 의해서 빛으로 관리되었어야 했으나 이제는 ‘허무함’ 혹은 ‘썩어짐’에 종노릇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인간이 본래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모든 물질세계는 어떻게 보면 다시 자신을 통제하여 ‘썩어짐과 허무함에 종노릇하는 굴레’에서 해방시켜 줄 하나님의 아들들이 다시 나타나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모든 물질세계의 간절함과 같이 이미 첫째 부활을 경험한 모든 그리스도인들 역시 구원의 완성 즉, 몸의 속량(redemption)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왜냐면 몸의 부활로 말미암아 구원이 완성되고, 모든 물질세계가 원래의 질서를 회복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부활하게 될 하나님의 아들들이 그 일들을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도 바울이 “만물이 고통하며 신음한다.”라고 했을 때 그 의미는 여인이 아기를 출산하기 직전 겪는 산통으로 묘사되고 있다. 여기서 마치 모든 창조된 물질세계가 자의식이 있다는 듯이 표현했다는 것에 주목하자. 양자역학에 아주 유명한 이중 슬릿 실험이 있다. 이 실험에 의하면 양자를 관찰하기 전에는 파동으로 존재하다가 관측하기 시작하면 양자가 스스로 입자로 행동한다는 것이다. 이 신비한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아직까지도 열띤 논의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매우 작은 점과 같은 입자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다니! 그래서 테야르 드 샤르댕 같은 신학자는 모든 만물에는 의식(consciousness)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우주의 모든 입자에는 의식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립자-원자-분자-고분자-단백질-세포-유기체-생명체-인간으로 이르는 모든 변화의 과정을 ‘의식의 법칙’으로 설명한다. 그리고 그는 모든 변화를 이끌어 내는 힘인 오메가 포인트가 있다고 하면서 그것이 바로 그리스도라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그리스도는 우주적 그리스도이시다.

 

물론 모든 소립자들이 의식을 갖고 있다고 할 때 오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돌에도 의식이 있고, 나무나 물에도 의식이 있고, 사람에게도 의식이 있다는 논리는 모든 만물이 곧 신이라는 범신론으로 비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샤르댕은 단순 의식과 복잡 의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범신론에 함몰되지 않는다면 우주 만물에 영적 본성이 있다고 말한 샤르댕의 관점은 생각해 볼 만한 부분이 있다.

 

나는 하나님께서 만물을 창조하신 목적이 ‘그리스도를 위하여’ 창조하신 것이며 따라서 모든 원자들은 하나님과 그리스도를 섬기려는 목적성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하나님 자신의 형상과 모양으로 ‘사람’을 창조하셨다고 믿는다. 그런데 최초의 사람은 스스로 그 지위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하나님의 아들들이 해야 할 역할이 사라진 것이다. 그 결과 만물이 다시 혼돈에 빠진 상태를 성경은 ‘신음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제 역사의 마지막 때에 참 하나님의 아들이 사람의 몸으로 오셔서 하나님의 아들들을 세우기 위해 고난을 받으셨고 피를 쏟으셨다. 그래서 원래 만물의 목적이 마침내 회복될 것이란 기대를 갖게 되었다는 것이 복음을 전한 사도들이 가진 우주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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