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glorification)
낙원과 지옥, 또는 다른 이들이 말하는 천국과 지옥은 궁극적인 목적지가 아니다. 믿는 자나 믿지 않는 자, 선한 자나 악한 자 모두 부활하게 될 것이다. 부활의 시기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시는 시기와 동일하다. 2,000여 년 전 무덤에 나와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는 40여 일간 제자들과 함께 더 지내시다가 그들이 보는 가운데 하늘로 올라가셨다. 이때의 순간에 대해 성경은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이 말씀을 마치시고 저희 보는데서 올리워 가시니 구름이 저를 가리워 보이지 않게 하더라 올라가실 때에 제자들이 자세히 하늘을 쳐다 보고 있는데 흰옷 입은 두 사람이 저희 곁에 서서 가로되 갈릴리 사람들아 어찌하여 서서 하늘을 쳐다 보느냐 너희 가운데서 하늘로 올리우신 이 예수는 하늘로 가심을 본 그대로 오시리라 하였느니라”(행 1:9-11)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것은 초대 교회들의 중요한 신앙의 뼈대를 이루고 있었다. 사도 바울은 데살로니가 교회의 신앙을 칭찬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주의 말씀이 너희에게로부터 마게도냐와 아가야에만 들릴 뿐아니라 하나님을 향하는 너희 믿음의 소문이 각처에 퍼진고로 우리는 아무 말도 할것이 없노라 저희가 우리에 대하여 스스로 고하기를 우리가 어떻게 너희 가운데 들어간 것과 너희가 어떻게 우상을 버리고 하나님께로 돌아와서 사시고 참되신 하나님을 섬기며 또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리신 그의 아들이 하늘로부터 강림하심을 기다린다고 말하니 이는 장래 노하심에서 우리를 건지시는 예수시니라”(살전 1:8-10)
사도 바울은 성도의 죽음과 부활에 관하여 다음과 기록하고 있다.
“형제들아 자는 자들에 관하여는 너희가 알지 못함을 우리가 원치 아니하노니 이는 소망 없는 다른 이와 같이 슬퍼하지 않게 하려 함이라 우리가 예수의 죽었다가 다시 사심을 믿을찐대 이와 같이 예수 안에서 자는 자들도 하나님이 저와 함께 데리고 오시리라 우리가 주의 말씀으로 너희에게 이것을 말하노니 주 강림하실 때까지 우리 살아남아 있는 자도 자는 자보다 결단코 앞서지 못하리라 주께서 호령과 천사장의 소리와 하나님의 나팔로 친히 하늘로 좇아 강림하시리니 그리스도 안에서 죽은 자들이 먼저 일어나고 그 후에 우리 살아남은 자도 저희와 함께 구름 속으로 끌어 올려 공중에서 주를 영접하게 하시리니 그리하여 우리가 항상 주와 함께 있으리라”(살전 4:13-17)
여기서 우리는 신앙생활 하다가 죽은 성도들을 ‘죽은 자’가 아니라 ‘잠자는 자’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을 본다. 이것은 지금 우리가 매일 잠자는 것과는 다른 방식이다. 사람은 매일 밤, 잠들 때 그의 의식은 육체와 함께 쉬는 것이지만 죽은 자를 ‘잠자는 자’라고 했을 때는 육체적 수면과 달리 의식이 분명한 상태로 있을 것이다. 그런데 수면(sleeping)이라고 한 것은 의식적 활동을 하도록 하는 수단인 육체가 사라졌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육체는 분해되어 원자로 되돌아가지만 의식은 양자정보의 형태로 계속 존재하게 될 것이다. 그 양자정보가 새로운 신체를 입게 되는 것이 부활이다.
“보라 내가 너희에게 비밀을 말하노니 우리가 다 잠잘 것이 아니요 마지막 나팔에 순식간에 홀연히 다 변화하리니 나팔 소리가 나매 죽은 자들이 썩지 아니할 것으로 다시 살고 우리도 변화하리라 이 썩을 것이 불가불 썩지 아니할 것을 입겠고 이 죽을 것이 죽지 아니함을 입으리로다 이 썩을 것이 썩지 아니함을 입고 이 죽을 것이 죽지 아니함을 입을 때에는 사망이 이김의 삼킨바 되리라고 기록된 말씀이 응하리라”(고전 15:51-54)
모든 사람이 다 부활할 것이다. 영생의 부활 아니면 영벌의 부활 두 가지만 있을 것이다. 선지자 다니엘은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땅의 티끌 가운데서 자는 자 중에 많이 깨어 영생을 얻는 자도 있겠고 수욕을 받아서 무궁히 부끄러움을 입을 자도 있을 것이며 지혜 있는 자는 궁창의 빛과 같이 빛날 것이요 많은 사람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한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비취리라”(단 12:2-3)
예수님 또한 모든 사람이 부활하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이를 기이히 여기지 말라 무덤 속에 있는 자가 다 그의 음성을 들을 때가 오나니 선한 일을 행한 자는 생명의 부활로, 악한 일을 행한 자는 심판의 부활로 나오리라”(요 5:28-29)
그러면 이때 어떤 신체를 갖게 될 것인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신체가 기본적인 특성을 잘 보여 주고 있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라고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모든 ‘잠자는 자들’의 부활의 모델이다.
“그러나 이제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셨도다”(고전 15:20)
그런데 부활한 육체는 획일적으로 똑같지 않을 것이다. 신체의 모양도 다를 것이고 신체의 영광도 다를 것이다. 어떤 모양의 신체를 갖게 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오직 하나님만이 아시며 하나님만이 결정하신다. 사도 바울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하나님이 그 뜻대로 저에게 형체를 주시되 각 종자에게 그 형체를 주시느니라 육체는 다 같은 육체가 아니니 하나는 사람의 육체요 하나는 짐승의 육체요 하나는 새의 육체요 하나는 물고기의 육체라 하늘에 속한 형체도 있고 땅에 속한 형체도 있으나 하늘에 속한 자의 영광이 따로 있고 땅에 속한 자의 영광이 따로 있으니 해의 영광도 다르며 달의 영광도 다르며 별의 영광도 다른데 별과 별의 영광이 다르도다 죽은 자의 부활도 이와 같으니 썩을 것으로 심고 썩지 아니할 것으로 다시 살며 욕된 것으로 심고 영광스러운 것으로 다시 살며 약한 것으로 심고 강한 것으로 다시 살며 육의 몸으로 심고 신령한 몸으로 다시 사나니 육의 몸이 있은즉 또 신령한 몸이 있느니라”(고전 15:38-44)
믿음으로 살다가 죽은 자들이 새로운 몸을 입고 나타나는 것을 ‘성도의 영화’(Glorification of Saints)라고 한다. 흙에 속한 자(첫째 아담)의 형상을 입고 살았던 몸이 하늘에 속한 분(둘째 아담이신 그리스도)의 형상을 입는 것으로 비로소 구원이 완성된다. 혹자는 이렇게 질문할 수 있겠다. 영혼이 낙원에서 계속 살면 되지 않느냐고. 굳이 부활할 이유가 무엇이냐고. 그것에 대한 대답은 다시 창조의 목적에서 찾을 수 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실 때 굳이 신체를 가진 존재로 창조하신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하나님께서 사람을 만드시고 사람에게 내리신 명령에 잘 나타난다.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창 1:27-28)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물질계와 생명계를 관리하며 다스리는 일을 위해 사람을 육신을 가진 존재로 지으신 것처럼 부활의 목적 또한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계속 관리하고 다스려야 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단지 우주에서 가장 뛰어난 피조물일 뿐만 아니라 우주에서 가장 필요한 존재로 지음받았다.
부활의 신체는 아담의 신체와 몇 가지 부분에서 다를 것이다. 첫째, 남자와 여자의 성은 사라질 것이다. 따라서 출산과 양육과 같은 생식기능과 성장기능이 없을 것이다. 둘째, 죄와 유혹의 원인이 제거되었으므로 죄를 지을 가능성이 없을 것이다. 셋째, 영생과 죽음의 갈림길에 놓여있어 불완전했던 아담의 신체와 달리 부활의 신체는 양자역학적으로 완벽한 양자중첩의 상태, 즉 신체는 파동과 입자의 이중성을 유지하며, 자유로이 두 성질을 오갈 수 있는 그런 신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