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양자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Richard Phillips Feynman, 1918-1988)은 양자역학에 있어 경로적분과 그만의 독창적인 다이어그램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그가 쓴 여러 책 중에 [파인만의 여섯 가지 물리 이야기](승산출판)를 읽어보았습니다. 복잡하고 난해한 물리를 가능한 일상적인 언어로 풀어낸 책으로 그의 물리학 세계를 들여다보려면 가장 먼저 읽어야 할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리학 전공자가 아닌 저는 그 책을 다 이해하지 못하였고 여전히 제게는 어려운 내용이지만 그의 성격과 문제를 헤쳐가는 그만의 방식에 대해 어느 정도 느낌을 얻을 수는 있었습니다. 신학도인 제가 리처드 파인만을 통해 도전받고 배우는 부분은 그의 물리학 지식이나 연구업적이 아닙니다. 그가 복잡하고 난해한 물리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자신만의 논거를 가지고 풀어가며, 또한 그것을 대중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는지 에 대한, 다시 말하면 물리학자로서의 파인만이 아니라 교육자로서의 파인만에 대해서입니다. 제가 파인만의 지식이나 연구 업적을 다 이해하지 못하지만 책을 통해 얻게 된 그에 대한 인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복잡한 문제를 가능하면 쉽고 재미 있게 전달하는 힘이 있다.
그의 독창적인 다이어그램은 복잡한 양자세계의 움직임을 직관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둘째, 연구 그 이상으로 대중에게 알리는 강의에 진심을 다하고 있다.
양자역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닐스 보어의 경우 그의 연구 업적에 비해 강의는 매우 볼품 없었다고 합니다. 그의 강의를 듣는 사람들은 그가 하는 말을 아무리 집중하고 따라가려고 노력해도 잘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반면 리처드 파인만의 강의는 수많은 학생들이 열광적으로 반응할 정도로 그의 강의는 활기와 재미와 지식이 넘쳐났습니다. 이것은 자신의 연구에 집중하느라 정작 자신의 지식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것에는 덜 관심을 기울이는 여타 다른 과학자들과 차별되는 점입니다.
셋째, 그는 자신의 강의에 이유를 담고 있다.
그는 최고의 강사는 자신의 강의에 대한 최고의 이유를 가진 사람이라고 믿었습니다. 자신이 하는 강의를 왜 해야 하는지 이유를 발견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어쩌면 이러한 자세가 그를 최고의 과학자이며 최고의 강사로 만들어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무조건, 혹은 잘 전달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넷째, 그는 삶에 대한 열정과 해학을 가지고 있었다.
리처드 파인만은 인생 자체를 즐겨야 한다는 인생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괴델과 같이 많은 천재들이 자신의 세계에 빠져서 우울증을 앍오 있었던 것과 달리 파인만은 인생을 즐기려는 천재였습니다. 삶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그의 강의를 또한 특별하게 만들어주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리처드 파인만의 책을 통해 그의 인생관과 학자와 강사로서의 자부심, 대중들과 호흡하려는 그의 열정을 느끼며 배울 수 있는 것은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대 물리학, 특히 양자 역학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리처드 파인만의 [물리이야기\를 결코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김광락 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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