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오전에 제가 하는 것은 동시통역입니다.
주일 오전 설교자의 설교를 실시간 통역하는 것은 약간 긴장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교회에서는 본격적으로 동시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계라고 할 수 없는 단지 준비하는 단계이지만
몇 달 전부터 시도하면서 이것 저것 연습하고 있습니다.
교회에서 동시통역 서비스를 생각하고 있다면 다음 몇 가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1. 통역실을 준비하고 통역장비를 갖추어야 합니다.
통역 장비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업체가 있으니 검색하면 찾을 수 있습니다.
통역실은 방음이 되어야 하고 예배실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설교자의 음성이 잘 들릴 수 있는 헤드폰과 모니터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마이크를 통해 전송되는 통역사의 음성이 얼마나 멀리 전달되는지 결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외국인들을 위한 헤드폰 장비와 좌석을 준비해야 합니다.
2. 인공지능을 활용할 것인가, 인간 통역사를 통해 할 것인가 결정해야 합니다.
저는 인공지능을 통한 통역을 경험해보지 못했으나 앞으로 많은 교회들이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활용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실시간 통역 프로그램 만으로 충분히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음성을 문자로 실시간 변환해주는 Speech to Text 기능을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보았습니다. 인간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 통역사의 강점은 무엇보다 분위기와 감정을 전달하는 것에 있습니다. 설교자보다 동시통역 설교가 훨씬 더 감동적일 수 있습니다.
3. 동시통역을 염두에 두는 설교자가 되어야 합니다.
저의 평소 소신인데, 모든 설교자는 자신의 설교가 동시통역되고 있다는 것을 가정하고 설교준비를 하고, 또 강단에서 설교해야 합니다. 비록 자신의 설교를 듣는 외국인이 현장에 없다고 할지라도 말입니다.
매우 주관적인 기준이지만 제가 판단하는 좋은 설교는 동시통역하기 편한 설교입니다.
어떤 설교는 동시통역하기에 매우 어려움을 느낍니다.
동시통역을 위해 몇 가지 준비하는 것이 있는데 미리 주보와 설교원고를 받아 놓는 것입니다.
그리고 전문용어의 경우 미리 찾아서 적어놓습니다.
이렇게 준비함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동시통역을 시도하려고 할 때 어려움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특히 원고와 상관없는 예화를 갑자기 꺼내는 경우입니다.
그리고 설교자가 단문장을 사용하지 않거나 불분명한 발음으로 말을 질질 끌거나 흐리는 식으로 말하는 경우입니다.
그럴 경우 대충 핵심만 통역하고 대강 넘어가버리는 식으로 처리합니다.
설교자가 자신의 설교가 동시통역되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설교를 준비하고 또 강단에서 설교를 하는 것도 동시통역사를 돕는 것입니다. 제가 볼 때 많은 한국 목사들이 이런 면에서 설교준비하거나 설교를 하는 것에 생각을 하지 않고 있고 연습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만일 해외 선교현장에서 몇번이라도 통역사와 함께 설교를 해본 경험이 있는 설교자라면 추운히 이점을 이해할 것입니다.
4. 설교자는 동시통역을 편하게 하는 설교를 연습해야 합니다.
가능하면 단문장(short sentence)을 사용하고, 통역하기 어려운 예화의 경우 갑자기 사용하기보다 미리 사전에 통역사에게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하고 있고, 교회를 방문하는 외국인들도 종종 볼 수 있는 시대입니다. 동시통역을 준비하는 그런 교회가 많아져야 합니다. 그리고 모든 설교자는 동시통역을 가정하고 준비해야 하고 또 전해져야 합니다. 호흡, 끊기, 연결하기, 전달하기 등 통역을 가정하고 설교하면 자신의 설교가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김광락 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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