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MP 이야기

나는 어떻게 그리스도인이 되었는가?

등불지기 2024. 9. 23. 15:36

 

 

나는 어떻게 그리스도인이 되었는가? (간증)

 

저는 1966년 대구에서 21녀의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제가 태어난 시절은 625 전쟁 직후 전쟁의 잿더미를 치우고 산업을 일으키기 위해 온 국민이 힘을 모으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기 위해 자녀를 많이 낳던 베이비 부머 세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의 부친은 경상도 영천의 시골에서 농사를 짓던 농부이셨습니다. 시골에서 농사를 그만두고 인근 도시로 나와서 조그만한 쌀가게를 하던 때 틈만 나면 집 밖으로 나가서 친구들과 놀러 다니느라 정신없던 어린 시절이 지금도 생각이 납니다. 아침부터 나가서 해가 질 때까지 밖에서 노는 것에 관심이 많았던 보통 아이였습니다.

 

저의 어릴 적 시절의 집안 형편은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제가 3살 되던 해, 그리고 저의 남동생이 태어나던 해 저의 부친께서 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기계에 의해 오른 손을 잃어버리는 매우 끔찍한 일을 당하셨습니다. 당시는 노동력이 곧 돈이었던 시절이었고, 산엄재해로 인해 보상을 받는 오늘날과 달리 당시에는 한 푼의 보상금도 받지 못하였고, 그 바람에 저의 어린 시절은 극심한 가난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혈기 왕성하고 자존심 강하셨던 저의 부친은 실의와 낙심으로 담배연기 자욱한 복덕방에서 화투를 일삼으며 자포자기 심정으로 세월을 보내셨고, 저의 어머님은 저와 제 동생을 먹여 살리기 위해 시장을 나가 양말과 손수 재배한 콩나물을 내다 팔아 십원짜리 동전을 모으느라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모릅니다. 그때부터 밝은 소녀의 얼굴을 하셨던 저의 어머님은 얼굴이 수척하기 시작하셨고 웃음기가 사라지고 우울감으로 가득한 얼굴을 하셨습니다. 저의 부친이나 모친 모두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고 가난한 시절이었으나 저와 제 동생을 먹여 살리기 위해 차마 죽음을 선택할 수도 없던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그럴 때 철이 없었던 저는 밖으로 나가 밤늦도록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에만 열중했던 것입니다.

 

1970년대 석유 파동으로 인해 저의 집안은 한 번 더 경제적인 밑바닥으로 추락했습니다. 부친께서 욕심을 내어 건축업에 뛰어들었다가 갑작스런 유류 상승으로 안그래도 힘들었던 저의 집안은 순식간에 빚더미를 떠안게 되었고 빚 독촉에 시달리면서 사느라 저의 부모님은 더욱 힘든 나날들이었습니다. 그럴 때 부친은 더욱 집 밖으로 돌아다녔고, 모친은 죽고 싶은 심정이었으나 가까운 교회 나가서 엎드려 울기 시작하셨습니다. 그때 저의 모친께서는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깊이 알지 못하셨으나 예배당에 가서 엎드려 우는 것이 그나마 작은 위로였습니다. 그러던 중 제가 어느덧 중학교 2학년이 되었을 때 제게 갑자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여전히 친구들과 노는 일에만 관심이 많았던 저에게 하나님께서 갑자기 찾아오셨습니다. 제가 하나님을 찾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저를 찾아오신 것입니다. 모태신앙이었던 저에게 교회는 여전히 놀이터였습니다. 주일마다 교회 나간 이유는 친구들과 놀기 위해서였습니다. 예배 시간에 떠들지는 않았으나 조용히 장난치고 예배가 끝나면 친구들과 어떻게 재미있게 놀 수 있을까 그것만 궁리하던 그런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설교 시간에 평소처럼 딴 생각을 하며 친구들과 놀 생각만 하고 있던 제게 희안하게도 설교가 들리기시작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 죄를 위해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다는 설교를 수십 수백 번 들었지만 그날은 그것이 진짜 믿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혀 죽었다는 것이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믿어지기 시작했습니다. 1980년 여름 제가 중학교 2학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해 가을 교회에서 열린 부흥회를 참석했는데 부흥회 첫 날 설교후 함께 통성으로 기도하던 시간이었는데 기도하던 제게 갑자기 몸이 뜨거워지면서 기도가 터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살아계신 하나님의 영광을 보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살아계십니다. 그리고 그런 하나님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영광스럽고 또 행복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날 저녁 집으로 돌아와 저는 방에 혼자 있을 때 하나님께 손을 들고 서원기도를 드렸습니다. 제 삶을 하나님께 드린다고. 복음을 전하는 일에 내 삶을 드리겠다고. 하나님을 섬기는 목사가 되겠다고 다짐하는 그런 기도를 하나님께 드렸습니다. 그리고 그 결심을 공책에다 기록했습니다. 그때가 19809월 마지막 주간이었습니다. 나의 하나님께서 아무 생각없이 놀던 철부지였던 나에게 찾아오신 이유가 무엇일까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하나님 앞에 엎드려 그저 눈물 쏟기만 하셨던 저의 어머니를 위로하시고 견디게 하시려고 그렇게 하셨던 것 같습니다. 

 

저는 기계를 만지고 뜯어보고 조립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초등학교를 다닐 때 저의 꿈은 우주선을 설계해서 우주를 날아다니면서 여행하는 것을 꿈꾸면서 자랐습니다. 계몽사에서 나온 백과사전을 즐겨 읽었는데 그 중에 제일 좋아했던 것이 우주와 천체에 관련한 것이었습니다. 중학교 시절에도 물리나 기계 쪽으로는 공부를 꽤 잘 했습니다. 그런데 살아계신 하나님의 영광을 체험한 이후 제게 놀라운 변화가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세상에서 성경책이 제일 재미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성경을 읽고 혼자 연구하는 것이 제일 즐거웠습니다. 성경을 읽으면서 깨닫게 된 것이 너무 기쁜 나머지 하루는 어머니께 "어머니, 지금 레위기를 읽고 있는데 성경중에서 제일 좋은 거 같아요" 말씀드렸더니 어머니께서 놀란 표정을 지으셨습니다. 저는 하루 종일 성경만 읽고 공부하고 싶어졌고 학교 공부는 점점 등한히 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과목이 재미가 없었는데 특히 영어나 국어는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내 마음속으로 예수님을 영접한 그 일 이후에 놀랍게도 그렇게 싫어했던 영어를 하고 싶어졌습니다. 이유는 영어를 잘 해서 영어로도 복음을 전하고 싶은 간절한 소원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학교를 가면 영어 공부만 했습니다. 당시에는 학원도 없었고 좋은 도구가 없었던 시절이었습니다. 제가 공부한 것은 에센스 영한 사전과 성문종합영어를 처음부터 끝까지 달달 외우는 방식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외국인을 실제로 만나는 것은 매우 희귀한 일이었습니다. 여권이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외국에 나가는 것도 흖지 않았던 시절이었습니다. 친구들과 잘 어울려 놀던 저는 시간만 나면 기도할 곳을 찾아 기도하였고 학교에서는 성경을 읽거나 아니면 영어책을 들여다보곤 했습니다. 영어과목 만큼은 항상 반에서 1등을 놓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곧바로 신학대학을 가려고 마음 먹었습니다. 그렇게 중고등학교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정작 대학을 진학하기 위해 원서를 써야 할 때가 되었을 때는 신학대학에 가지 못하고 그렇게 하기 싫었던 일반대학 영어영문학과로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전기 후기로 대학교들이 나뉘어졌는데 전기에 입학한 사람은 다시 후기에 원서를 제출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울며 겨자 먹기로 들어간 대학교였지만 감사하게도 입학할 때 성적 장학금을 받게 되었고, 대학시절 내내 학교내 영자 신문사에서 일하면서 전액 장학금과 격려금을 받으면서 다녔기 때문에 부모님께는 경제적으로 큰 부담을 드리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대학교 졸업반 때 저는 신학대학원 입학 준비를 잘하면서 다녔고 감사하게도 좋은 성적으로 신학대학원을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신학교에서 하나님은 제게 많은 좋은 분들을 만나게 해주셨고, 그토록 갈망하던 신학공부도 재미있게 할 수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공부하는 법을 즐겼고 틈틈이 논문을 여러 번 썼고, 학교 논문집을 2년 연속으로 발행하기도 했고, 논문경시대회에 자주 나가서 상도 받기도 했으며, 학교 내 학회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활동했습니다. 밤새워가며 논문을 발표하고 서로 토론하면서 신학을 공부하는 것의 즐거움을 만끽하면서 지냈습니다. 시간이 나면 신학교 서점에서 늘 시간을 보냈고 1년에 500여권의 책을 읽거나 구매했을 정도로 책에 대한 욕심도 컸습니다.

 

감사한 것은 지금까지도 하나님은 저에게 배움에 대한 열망과 즐거움을 주고 계십니다. 목사 안수를 받고 부목사로서 전임사역을 하면서도 책을 몇 권 출판하게 하셨는데 20여년이 지나 선교지를 다녀온 직후에도 하나님께서는 책을 출판하게 하셨습니다. 아프리카에서 15년간 살면서 흑인들에게 성경과 신학을 강의하면서 지냈는데 그러면서 내 안에 형성되었던 나름대로의 신앙의 체계가 있었는데 그것을 양자역학의 용어와 개념을 사용하여 저술하게 하셨습니다. 돌아보니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니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가 아닌 날들이 없었습니다. 14살 때 예수 그리스도를 처음 인격적으로 알게 되고 만나게 되고 믿게 되었는데 어느덧 제 나이 57세가 되었네요. 참으로 세월이 빠릅니다. 남은 날들이 지나온 날들보다 많지 않다는 것을 문득 깨닫게 됩니다. 저의 간절한 기대와 소망은 나의 주님을 더욱 알기를, 이전보다 더욱 사랑하게 되기를, 힘을 다하여 주님을 영화롭게 하면서 살게 되기를, 주님이 기뻐하시는 뜻을 이루며 섬기며 살게 되기를 바라고 기도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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