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가 바라보는 좋은 목회자의 20가지 모습
이번에는 제가 선교사로서 생각하는 좋은 목회자상 20가지를 올려볼까 합니다.
우선 선교사와 목사의 다른 점을 이야기하고 싶네요..
선교사는 나라와 종족과 지역을 품으면서 두루 다니면서 목회자들을 세우고 일으키며 '그 나라의 "신학적 자립"을 도모하는 사람이라면
목사는 특정 지역을 품으며 맡겨진 양떼를 먹이고 보호하며 인도하는 목양을 위해 부름받은 사람입니다.
선교사는 교회 밖에서 교회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며, 목사는 교회 안에서 교회를 위해 일하는 사람인 것입니다.
좋은 선교사의 모델을 생각할 때 다들 바울 사도의 이야기를 합니다.
사도 바울은 모든 세대의 모든 선교사들의 모델입니다. 아무도 바울 사도를 좋은 목회자라고 이야기하지 않지요..
바울이 선교사로서 사역할 때는 복음이 들어가지 않은 곳에 찾아가 잃어버린 종족들이 주님께 돌아오게 하며 영적 불모지에서 교회가 세워지도록 하는 일에 부름을 받았고,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대로 두루 다니며 복음을 전했습니다.
사도행전을 보면 사도 바울이 한 곳에 3년 이상 머문 적이 없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며칠 혹은 몇 주만에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면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러니까 바울 사도가 선교사의 모델이라면 한 곳에 너무 오래 있다면 사도 바울과 같은 좋은 선교사라고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선교사는 여행을 즐기며 다양한 문화와 다양한 언어그룹을 만나는 것에 지치지 말아야 하고 피곤하지 말아야 합니다.
반면 목회자의 경우는 반대로 여행을 즐기거나 돌아다니기를 좋아한다면 곤란하겠지요.
선교사가 두루 다니면서 단기간에 지역에 목회자를 일으키고 위임하고 떠나는 것이 영광이라면
목회자는 반대로 한 지역에 오래 머물면서 사역하는 것이 영광이 될 것입니다.
제가 국내에 있을 때나 해외에 있을 때나 여러 '목사님'들을 만나고 경험해보았는데요..
모태신앙으로 자라나서 지금까지 만난 수 많은 목사님들 중에
저에게 참 좋은 인상을 심어주신 목사님들을 떠올려보았습니다.
목사인 제가 "아, 이분은 정말 좋은 목사님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든 분은 어떤 모습의 목사님들이었을까 생각에 잠겨보았습니다.
목사인 제가 흠모하여 닮고 싶은 그런 목사님의 모습 말입니다.
이제 선교지에 나와서 흑인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신학훈련사역을 하면서도 저는 여전히 수많은 흑인 목회자들을 만납니다.
그래서 이제는 선교사인 제가 생각하는 좋은 목회자상이 무엇인지 정리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주님이 보시는 대로 좋은 목사님의 기준과 제가 바라보는 좋은 목사님의 기준이 다르겠지만요..
1. 설교준비와 상관없이 개인경건의 차원에서 묵상을 꾸준히 하시는 그런 목사님의 모습을 볼 때 저는 정말 좋은 목사님이라고 생각합니다.
2. 몇 시간 동안 부르짖고 큰 소리로 기도하는 목사님보다는 몇 시간이고 주님 앞에 잠잠히 머물며 침묵하며 주님의 세밀한 음성에 귀를 기울이는 목사님의 모습을 볼 때 좋은 목사님이라고 생각듭니다.
3. 설교를 3시간 해보신 목사님을 보셨습니까? 저도 그런 분을 뵈면 대단한 생각이 듭니다만 그런 분이 일상생활에서 침묵할 줄 아는 모습을 볼 때 정말 좋은 목사님입니다.
4. 말씀대로 사는 목사님, 말보다 삶으로 큰 울림을 주시는 목사님, 말보다 삶이 더 아름다운 목사님을 뵈면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5.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겸손한 목사님을 뵈면 정말 좋은 목사님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제가 강도사 시절에 저의 1년 선배되신 목사님은 제가 그분을 어려워할까봐 자신이 안수받았다는 사실을 저에게 숨겼지요. 제가 그분이 아직 안수받지 못한 줄로 여기고 '강도사님'이라고 불렀는데요 사실은 이미 안수를 받은 후였지요. 나중에 저는 정말 멋진 선배님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6. 설교할 때 말씀에 감격하여 눈물을 흘리는 목사님 보면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저는 어릴 때 설교하면서 하나님의 사랑에 사무쳐 눈물 흘리는 목사님의 모습을 자주 보면서 자랐습니다. 저의 집에 심방오셔서 예배를 인도하시는데 우시는 모습도 자주 뵈었고요..
7. 은밀히 구제를 베푸는 목사님 보면 좋은 목사님입니다. 담임목사님이 어려운 형편에 있는 교우 집앞에 쌀자루를 갖다 놓기도 하시고, 장애우 시설에 쌀과 헌금을 몰래 보내는 그런 경우도 보았을 때 '좋은 목사님'이란 인상을 받았습니다.
8. 청년들에게 지지를 받는 목사님이라면 좋은 목사님입니다.
9. 주일예배를 끝나면 목도 아프고 피곤하지요. 그런데도 말씀으로 상담해주고 기도해주시는 목사님 모습을 보면 좋은 목사님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10. 상담을 할 때 중간에 말 허리를 자르고 성급히 결론을 내려주는 그런 목사님이 아니라 끝까지 진지하게 경청하고 공감해주는 인내심을 가진 목사님을 보면 좋은 목사님입니다.
11. 교회에 낯선 방문객이나 손님이 왔을 때 친절하게 맞이하고 손님을 대접할 줄 아는 목사님은 좋은 목사님입니다.
12. 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은,그래서 다가가기 편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의 목사님을 보면 좋은 목사님입니다.
13. 어떤 목사님은 교인들에게 전도하라고 하면서 본인은 전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합니다. 교인들이 전도지를 들고 길거리를 다닐 때 같이 전도지를 들고 앞장서는 목사님은 좋은 목사님입니다.
14. 사람들이 불러주는 호칭, 직위,명예 등에 마음 두지 않는 목사님은 좋은 목사님입니다.
15. 직원들이나 부교역자들에게 마음으로 존경을 받는 그런 목사님은 좋은 목사님입니다.
16. 함부로 말하지 않으며, 말한 것은 책임을 지는 목사님은 좋은 목사님입니다.
17. 위임할 줄 아는 목사님이 좋은 목사님입니다. 예를 들어, 직원이나 부교역자의 실수나 허물을 떠안을 줄 아는 목사님, 그들의 실수로 인해 교인들로부터 오해와 비난을 받을 때 그들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않는 목사님은 좋은 목사님입니다. (그러나 교리적인 문제나 도덕적인 문제의 경우는 예외입니다.) 어떤 목사님은 마치 하나님처럼 모든 문제에 해답을 주려고 합니다. 목사님들이 흔히 빠지기 쉬운 함정이 '전능자 역할'이란 함정이지요. 전능자 역할을 하려고 하는 목회자들은 결코 코칭 리더십을 배울 수 없습니다. 때로는 답을 알고 있어도 꾹 참고 기다려주는 절제도 필요합니다.
18. 설교준비에 최선을 다하는 목사님, 말씀사역을 목숨보다 더 귀하게 여기되, 그러나 변명하지 않는 목사님이 좋은 목사님입니다.
19. 긍휼히 여기며 공감할 줄 아는 목사님, 상한 마음을 어루만질 줄 아는 목사님은 좋은 목사님입니다.
20. 상처와 편견이 없이 균형잡힌 목사님이 좋은 목사님입니다.
이상 떠오르는 순서대로 20가지 모습들을 나열해보았습니다.
제가 신학수업을 했던 신대원 모퉁이 돌에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
신자가 되라!
학자가 되라!
성자가 되라!
목자가 되라!
전도자가 되라!
신대원을 졸업한지 20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잊혀지지 않고 늘 생각할 때마다 도전이 됩니다.
목회자들은 자신이 좋은 목사의 모습을 갖추도록 근신 절제 묵상 그리고 기도하며 긍휼과 은혜를 지속적으로 구해야 할 것이고,
교인들은 목회자들을 위해 좋은 목사님의 모습으로 빚어가시는 주님의 은혜를 늘 간구하며 중보해야 하겠지요..
좋은 목사님이 먼저냐, 좋은 교인이 먼저냐 하는 문제는 닭과 달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하나님의 관점에서 보면 닭이 먼저겠지요..그리고 좋은 목사님이 먼저입니다.
그러나 목회자들에게 받은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고 계속 힘들어하면
좋은 목회자를 만나는 것은 점점 요원해질 것입니다.
좋은 목회자가 좋은 교인을 만들고, 좋은 교인이 좋은 목회자를 만드는 것입니다.
저는 선교지에서 '목회를 하는 목사'는 아니지만
조국교회를 위해 늘 기도하는 것이 있다면
좋은 목사님들 많이 일어나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상처도 많고 두려움도 많은 교인들을 어루만지며 상한 심령을 회복시키며
그들에게 양질의 꼴을 풍성히 먹여 배불리고
그들이 의의 길을 계속 갈 수 있도록 격려하는
좋은 목회자들을 많이 일으켜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김광락 선교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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