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여행

프레토리아 : 식민주의

등불지기 2012. 9. 21. 03:45

 

 

이번에 저와 함께 여행하실 곳은 남아픠카공화국의 행정수도인 프레토리아입니다.

케이프타운은 입법수도, 블룸폰테인은 사법수도, 프레토리아는 행정수도로 불립니다. 3권을 각 도시별로 분담하고 있습니다.

위에 보이는 건물은 대통령궁인데 유니언 빌딩이라고 합니다.

프레토리아를 여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장소입니다.

반원 모양의 건물에 두 개의 탑이 서 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유니언 빌딩에서 바라본 프레토리아 시내 모습입니다.

대통령 궁에서 좌우로 우뚝 솟아 있는 두 개의 탑과 정중앙에 한 마리의 말을 두 사람이 끌고 가는 모습이 있습니다.

말은 아프리카 현지인들을, 말을 끌고 가는 두 사람은 영국계 백인과 화란계 백인을 상징합니다.

애초에 아프리카 땅을 밟았던 백인들의 관점에서 아프리카 현지인들이 어떻게 인식되었는가를 잘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 유니언 빌딩

유난히 십자가가 크게 보이네요..

아프리카 선교는 식민주의자들과 함께 복음이 전달되었습니다.

현지인들은 서구 선교사들이 자신들에게 성경을 주었지만 자기들에게서 황금과 다이아몬드를 가져갔다고 말합니다.

아프리카를 향한 서구선교는 섬기는 자로서 복음을 전한 것이 아니라 정복자로서 복음을 전한 것입니다.

서구선교학계에서는 리빙스턴을 아프리카 선교의 선구자로 말할지 모르겠지만 아프리카 현지인의 눈에 비친 리빙스턴은 제국주의 침량의 길을 터준 길잡이였습니다.

 

 

 

좌우에 하나씩 놓인 대포가 서구의 '횡포'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땅에 들어온 최초의 백인들은 대다수 하나님을 믿었고 성경을 알았지만 하나님 보다 '힘'을 더 믿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들의 목표는 복음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이땅에서 보물을 가져가는 것이었고,

이땅에서 자기들만의 나라를 세우는 것이었습니다.

 

 

 

프레토리아 유니온 빌딩 맞은 편 조금 떨어진 곳에 개척자 박물관이 있습니다.

이곳에 가면 최초 이 땅에 들어온 백인들의 개척역사와 정신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자신들을 보호하여주기를 기도하면서 이곳까지 왔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믿었지만 그러나 그들이 현지인들에게 남긴 상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원주민들의 적대적인 반항이 있었을 것입니다.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총과 대포를 사용했어야 했다고 말할겁니다.

하지만 총과 대포와 함께 복음이 들어간 역사의 후유증이 생각보다 크고, 그 상처가 생각보다 깊습니다.

18세기 선교역사에 있어 어두운 장면을 보는 듯 합니다.

 

 

제국주의적 선교, 힘에 의한 선교, 식민주의적 복음...

이런 것만 빼면 프레토리아는 매우 예쁜 도시입니다.

사진에 보이듯 자카란다 나무가 예쁜 도시입니다. 프레토리아에는 자카란다가 10만 그루나 심겨져 있습니다.

자카란다는 원래 케냐의 국가나무인데 프레토리아에 엄청나게 많이 심겨져 있습니다.

그래서 프레토리아를 자카란다의 도시라고 부릅니다. 사진에는 꽃이 별로 예쁘게 안 나왔는데..꽃이 만개하는 9-10월(봄철)이 되면

도시가 연보랏빛으로 물들게 됩니다.

백인들이 나무 심는 것, 도로를 만드는 것은 잘 했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든 자연을 보호하며 특히 나무심는 것을 장려하고 잘 관리하는 나라치고 못사는 나라가 없습니다.

(사진으로 보기엔 도시가 예쁜데요..사실 치안이 좀 많이 불안하여 밤에는 이런 거리를 걸어다니지 못합니다. 밤에는 종종 총소리도 들리고 경찰 싸이렌 소리도 자주 들립니다. 프레토리아 서쪽은 동쪽보다 치안이 훨씬 더 불안한데 거의 매일 총격사건과 강도사건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유니언 빌딩 야경 사진입니다..

지금까지 프레토리아 유니언빌딩(대통령궁), 개척자 박물관, 그리고 자카란다 거리를 거닐어보았습니다.

저는 프레토리아를 떠올릴 때마다 선교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수백 년 동안 서구 열강이 보여준 선교의 패러다임과는 전혀 다른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십자군 전쟁과 같이 칼과 활로 무슬림을 몰아내었던 역사가 지금도 깊은 상흔을 남기고 있듯

복음을 전하되 총과 대포와 함께 전했던 아프리카 선교의 역사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야 할 때입니다.

 

South Africa,

김광락 선교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