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MP 이야기

개척사역의 이모저모

등불지기 2013. 2. 3. 02:51

 

2년을 주기로 새로운 클라스를 개척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지만 그 부담감이 저로 하여금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게 만들어줍니다.

오늘은 처음 만날 학생 목회자(이미 목회하고 있지만 신학훈련을 받지 못한)들을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섰습니다.

자동차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Fochville이란 곳으로 갑니다. 옆에서 말을 걸어주는 사람이 없지만 저 하늘의 구름들이 제게 말을 걸어옵니다.

 

 

도로에 차가 많지 않을 때는 이렇게 운전하면서 창밖의 풍경을 촬영하기도 합니다.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을 배경으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구름의 모습을 관찰하는 즐거움으로 장거리 운전의 지루함을 달랩니다.

선교사에게 자동차는 손발과 같습니다. 저의 경우처럼 장거리운전이 잦은 경우 특히 튼튼해야 하고 잔고장이 없어야 합니다.

만일 운전 중에 멈춰버리기라도 하면 큰 고생합니다. 자동차 문제로 고생하지 않는 선교사는 아마 없을 것입니다.

지난 주에도 시동이 걸리지 않아 견인차량을 불러 정비소로 갔더니 '알터네이터'가 고장이 났다며 교환을 해야 하는데 부품값과 수리비가 엄청 나왔습니다. (모든 부품과 차량을 수입하는 나라인지라 모든 것이 다 비쌉니다.)

그래도 사람 다치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또 감사해야 합니다.

 

 

한국의 1월은 매우 춥겠지만 남반구에 있는 이곳은 무더운 여름입니다.

따가운 햇살 아래 조금만 서 있어도 머리가 아파올 정도로 강렬합니다.

그러나 한국의 습하고 더운 여름과 달리 햇볕은 강렬하지만 조금 건조한 편이어서 그늘 아래서는 견딜만 합니다.

아까보다는 구름이 많아졌네요.

어떤 날은 사방에 번개가 치는 모습을 구경하면서 운전하기도 하는데 그런 날은 정말이지 장관입니다.

자연의 위대함에 압도당하지 않을 수 없는데 하나님 보좌의 위대함(계4)은 더욱 강력하겠지요.ㅎㅎ

 

 

제가 혼자서 개척해야 할 때는 힘도 들고 시간도 많이 듭니다.

하지만 2년 동안 가르치고 훈련한 졸업생 중에 신실하고 유능한 분을 '조교'assistant lecturer로 삼고 나면 그 다음 개척은 수월해집니다.

제가 2년 동안 훈련한 코코시 마을의 목회자클라스의 반장이었고 회계로서 정직하게 돈관리도 잘 한 분이었는데 제가 조교로 지명했습니다.

샘 은찌마네라는 분인데 저와 동갑이고요 이분을 도울 수 있는 또 다른 졸업생으로 벤자민 키비엣이란 분도 은찌마네 목사님의 요청을 받아들여 조교로 지명했습니다. 이렇게 현지인들을 조교로 지명하고, 저는 주강사main lecturer로서 함께 협력하게 되면 여러가지 장점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이분들이 가르치면서 많이 배웁니다. 둘째 이분들은 현지어로써 현지인들의 마음을 만질 수 있는 강의를 할 수 있습니다. 셋째 이분들과 협력하면서 현지인들을 다루고 이끌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이와같이 훈련한 분들 중에 다시 다른 분들을 '조교'로서 가르치고 훈련하게 하면서 서로 윈윈하는, 누이좋고 매부좋은 관계가 형성됩니다. 당연히 서로 함께 협력한 다음 스스로 할 수 있다고 판단될 때에는 완전히 맡기고 저는 또 다른 지역으로 개척하기 위하여 떠날 것입니다.

 

저의 부족한 영어로 강의하는 것보다 현지인이 현지어로 현지인들에게 전하고 가르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듣는 학생들의 얼굴을 보면 알 것입니다. 제가 아무리 영어로 강의를 잘 한다 할지라도 제가 조교로 세운 현지인처럼 현지어로 유머를 구사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현지인들로 하여금 현지인들을 가르치게 하고 훈련하게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느끼고 보고 있습니다.

 

 

집에 돌아올 때는 약간 지치고 (오래 서 있고, 장거리 운전에) 무릎이 약간 아프지만

새로운 지역에 새로운 클라스가 개척되었다는 기쁨이 있습니다.

저녁노을의 모습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제 인생이 후반전을 달리는 인생이지만 주님의 부르심을 받기 직전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멋진 노을을 보여줄 수 있기를 소망해봅니다.

밤은 오겠지만 그것은 끝이 아니고 새로운 아침을 준비하는 밤일 것입니다.

 

남아프리카에서,

김광락 선교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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