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저를 이곳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보내신 것은 바로 이 일을 하라고 하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제가 하는 일에 저는 [건물없는 신학교] [찾아가는 신학교] [이동신학교]라고 나름 이름을 붙입니다.
얼핏 들으면 거창한 것 같지만 사실은 보잘 것이 없습니다. 건물도, 교수진도, 도서관도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이야말로 아프리카에서 꼭 필요한 사역이고, 반드시 해야할 사역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대륙 전체의 영적인 문제이기도 한데요..
문제는 대부분 흑인들이 정규신학교 훈련을 받지 않고 목회일선에 곧바로 뛰어든다는 것인데 그것 때문에 교회는 있으나 훈련이 안 된 목회자와 사역으로 인해 상상할 수 없는 많은 문제들이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이곳 남아프리카공화국의 85%를 차지하는 흑인들과 그들을 목회하는 목회자들 중에 제대로 신학훈련을 받고 목회하는 사람은 100명 중에 한 명을 찾아볼까 할 정도입니다.
위 사진은 제가 지금까지 한 사역사진 중에 저의 사역을 제일 잘 보여주는 사역사진입니다.
날씨가 더울 때 의자만 있어도 훈련이 가능합니다.
물론 이렇게 건물을 빌어서 훈련을 하기도 합니다.
건물을 빌릴 때는 현지인 학생들의 편의에 맞추어야 하고, 현지인 학생들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때로는 이렇게 차고에서 강의를 하기도 합니다.
강의할 때는 영어로 강의합니다. 영어를 잘 하는 것은 아닌데 강의할 때는 신나게(제 멋대로) 합니다.ㅎㅎ
큰 타운이나 도시 주변에 있는 젊은 목회자 학생들의 경우는 통역이 없이 곧바로 강의를 합니다만 위 사진처럼 시골지역으로 들어가면 통역을 써야 합니다. 제가 주로 다니는 지역은 노스웨스트 주인데(땅 크기는 한국 정도 될 겁니다^^) 이 지역에서는 주로 쯔와나어와 수투어를 사용합니다. 저는 흑인언어는 인삿말이나 몇 가지 표현밖에 쓸 줄 모르는데 강의 중간에 적절하게 영어와 함께 사용하면 아주 좋아라 합니다.
"두멜랑" "아헤이" "레까이" "께뗑" "께아레보하" (인사할 때 주로 쓰는 표현들)
"까모하오 와모디무"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바켄사 무쏘 와모디무"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제소 께 모레나" (예수님은 주님이십니다)
"껠레보 껠레 타타" (매우 고맙습니다)
"쭈웨쭈웨" (부탁합니다)
"께 모루띠 데이비드" (저는 데이빗 목사입니다)
"은기아 자불라 우쿠콰지" (당신을 만나서 기쁩니다)
"코쪼" (좋습니다)
등등..
(위 사진에 보면 제일 뒤쪽에 앉아 계시는 한국분이 제가 옛날 신대원을 다닐 때 제게 교회사를 가르치신 교수님이십니다. 20년 교수 사역을 은퇴하고 선교지를 방문하셔서 제가 현지인들에게 신학을 가르치는 모습을 보고 계시네요..제가 가르친 현지인들 중에 또 누군가를 가르치고 훈련하는 모습을 20년 후에 제 눈으로 볼 수 있게 되기를 또한 소망해봅니다.^^)
현지인들과 함께 현지식을 먹어야 현지인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가르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르치기 전에 그들과 함께 삶을 나누는 것입니다.
선교사로서 늘 제 자신에게 주의를 주는 것이 있습니다.
가르치는 사역은 거룩하고 귀하지만 가르치려는 태도는 혐오하고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지인들과 함께 먹고 마시는 것!! 이것은 제가 하는 사역에서 아주 중요한 사역입니다. 단지 가르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강의하는 사역이 저의 주된 사역이지만
그러나 종종 현지인들과 합숙하면서 함께 먹고 마시고 자면서 그들을 훈련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떨 때는 일주일 동안, 혹은 3박 4일, 2박 3일, 혹은 1박 2일, 시골지역에서 적당한 시설을 찾지 못하는 낙후된 곳은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하루 종일 성경을 가르치고 목회자로서 갖추어야 할 신학적 소양을 훈련하기도 합니다.
일년에 몇 차례 각지에 흩어진 학생들을 대도시에 불러모아서 체육대회, 바자회, 주일학교 세미나, 설교대회 등을 개최하기도 합니다.
현지 졸업식은 그야말로 축제분위기입니다. 연합으로 졸업식을 하기도 하고 지역별로 따로 졸업식을 갖기도 합니다.
다음은 제가 섬긴 코코시 마을에서의 지역 졸업생 사진입니다.
제 사역에서 최고의 기쁘고 감사하고 행복한 순간입니다.
2년 가까이 말씀 안에서 함께 했던 이들과 함께 단체사진을 촬영하는 날이 가장 행복한 것 같습니다.
현지인 학생들의 얼굴도 행복해보입니다.
사진을 찍고 이들에게 수료증을 주는 것이 제 목표가 아닙니다.
이들이 각자 섬기는 교회에서 배운대로 가르치고 말씀대로 주의 몸된 교회를 잘 섬기는 모습을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 중에 유능한 분들을 두 명 정도 선발하여 그들에게 또 다른 현지인들을 가르치게 하는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딤후2:2절 말씀처럼 또 다른 사람을 가르칠 줄 아는 현지인 강사를 세우고
결국 그렇게 함으로써 신학적 자립을 이루는 것이 저의 궁극적인 사역의 목표입니다.
제가 1년 반에서 2년 동안 현지인들과 함께 하면서 그들을 가르치고 훈련하는데 사용하는 신학교재입니다.
모두 10권을 공부하면 수료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책의 내용은 매우 복음적이고 성경적이며 읽기 쉬운 영어로 쓰여져 있어서
현지인 목회자들이 목회사역에 당장 적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실용적인 것이 참 마음에 듭니다.
제 생각에는 한국어로 번역하거나 혹은 원어로
한국에서 신학교를 다니는 신학생들에게도 좋을 것 같고
일선에서 목회하는 목회자들이 목회사역에 적용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프리카 흑인들의 영성이 한국교회 영성과 흡사한 점이 많습니다.
교육목회나 제자훈련을 지향하는 목회자에게 아주 좋은 실용적인 목회 라이브러리입니다.
수료를 하고 나면 일년에 몇 차례씩 수료생들을 다시 불러모아서 연장교육을 하기도 하는데
이때는 교재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본문을 가지고 본문을 깊이 가르치거나
혹은 일반 신학교에서도 잘 가르치지 않는 주제인 [묵상]이나 [중보기도] 혹은 [영적전쟁] 혹은 [세계관] 혹은 [에이즈사역] 등에 관해 가르칠 수 있도록 강의자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성경본이 제일 낫고, 그 다음에 현지인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묵상훈련]입니다.
예전에 YWAM에서 풀타임 간사를 했던 경험이 이곳 아프리카에서 목회자 훈련사역을 할 때 이렇게 유용할 줄 미처 몰랐습니다.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일 따름입니다..^^
코코시 마을의 학생 대표였던 샘 은찌마네 목사님입니다.
지금은 제가 조교로 세워서 스스로 강의를 시켜보고 있습니다.
저와 동갑내기인데 2년 넘도록 저와 좋은 우정을 나누고 있습니다.
유머가 있는 분이기도 하고 이분을 통해 제가 남아프리카에 대해 이것 저것 많이 물어보고 또 배우기도 합니다.
얼마전 부활절 기간(흑인교회에게는 최고의 절기입니다. 흑인교회에는 성탄절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이어서
몇가지 식료품(영어로는 그로서리라고 합니다)을 전달하였습니다.
모든 훈련과 수료를 마치기 전에는 구제나 플로잉을 절제합니다(훈련 도중에 구제하기 시작하면 말씀보다는 떡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그러나 훈련을 마친 다음에는 이처럼 자유롭게 교제도 하고 선물도 하고 합니다.
제가 그저 받았으니 그저 나누는 것뿐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라고 여깁니다.
참..위 사진에 특이한 것이 있는데..주방의 지붕이 없습니다!!!
제가 어째서 지붕이 없냐(What happened to the roof? Who took it away?)고 물으니 씨익 웃으면서 바람이 가져가버렸다네요..
(농담인지 진담인지 잘 모르겠습니다.ㅎㅎ)
아무튼 비라도 쏟아지면 큰 일 날텐데 아무 걱정이 없는 모습입니다.
흑인들의 낙천성은 정말 본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흑인들 중에 자살했다는 이야기를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답니다.^^)
아무리 가난해도, 아무리 힘들어도, 아무리 배고파도,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그들은 절대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누구보다 잘 지키는 인생들입니다.^^
오늘 코코시 마을에 강의를 가는 길에 마을입구에서 수십 마리의 소들이 길을 지나가고 있어서 차를 멈추고 서 있어야 했습니다.
야간 운전은 그래서 매우 위험합니다. 자동차로 동물을 치는 일은 다반사입니다. 밤에 운전은 매우 위험한데요 가로등도, 중앙분리대도, 갓길도 없는데다 흑인들 피부도 까맣다 보니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닙니다. 운전하면서 등골 써늘했던 순간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매번 집에 돌아오면 깊은 한 숨이 절로 나옵니다. 그래도 참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지내온 것 주의 크신 은혜라~ 한이 없는 주의 사랑 어찌 이루 말하랴..자나깨나 주의 손이 항상 살펴주시고 모든 일을 주 안에서 형통하게 하시네'
제 사역의 특성상 장거리 운전도 많고 또 시골지역으로 찾아가서 강의를 하는지라 (50이 다 되어가는 나이에 언제까지 이렇게 피곤한 일을 몸이 감당해낼지 걱정이 됩니다만) 종종 야간운전을 해야 하는데 아찔한 순간이 참 많습니다. 아예 현지인들이 구해준 숙소에서 하룻밤 자고 날이 밝을 때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더 좋습니다.
남아프리카에 첫 발을 내디딘 첫 해에는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강의사역을 시작하였고(첫해 과목이 프레토리아 마멜로디라는 흑인 타운에서 가르친 교회사과목이였지요^^ 어설프기 그지없는 영어로 어려운 교회사를 강의하고 질문을 받고 대답을 해야만 하는 곤욕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 해에 32만 키로 주행한 자동차를 38만키로까지, 한 해에 5만 키로를 주행했습니다.(물론 강의를 위해 다 뛴 것은 아닙니다..^^ 첫해는 아이들 학교도 못 다니고 해서 아프리카 여러 지역을 리서치도 하고 여행도 했지요)
자동차에 문제가 많아서 자동차를 수리하고 또 사고 팔고를 여러번 (5년에 8대를 사고 팔고 했습니다.^^)
지금은 말씀에 대한 지식은 별로 안 늘고 자동차에 대한 잡식만 많이 늘었습니다.
위 사진에 보이는 자동차는 저를 파송한 교회에서 차 때문에 고생하는 저를 긍휼히 여겨서 구입해준 자동차인데
올해(2013년) 주행거리가 33만 키로나 됩니다. 그래도 관리를 잘 해서 100만 키로까지 몰아볼 생각인데..
문제는 자동차가 무거워서 연비가 많이 나쁘다는 것(L당 9km 정도)입니다.
연비가 좋으면 차가 약하고, 차가 튼튼하면 연비가 나쁘고..
그래도 선교사에게는 연비가 나쁘더라도 잔고장이 없고 황소를 들이 받아도 끄떡없는 그런 차가 좋은 것 같습니다.
아무튼 지나가는 소를 들이받아도 차 안에 있는 사람은 다치지 않을 것 같아 어찌나 감사한지 감사하며 잘 타고 있습니다.
저도 나이가 들고 (벌써 노안이 찾아왔답니다..ㅠㅠ) 운동신경이 쇠퇴하고 클러치를 밟는 것이 힘들게 되면(지금 수동 스틱을 몰고 있는데 장거리를 뛰고 집에 돌아오면 다리와 허리가 뻐근합니다.) 편하게 현지인들을 불러모아서 훈련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가난한 지역에, 선교사의 발길이 닿지 않는 지역에, 가난하여 신학교 근처에도 못간 이들에게, 말씀훈련을 받기를 원하는 시골의 젊은이들에게 찾아가는 것이 제게는 아직까지는 큰 보람이고 축복입니다.
올 한 해도 주님이 주시는 능력 안에서 힘을 다하여 이 일을 할 것입니다.
남아프리카에서,
김광락 선교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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