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MP 이야기

아프리카 선교에 학위가 필요한가?

등불지기 2013. 6. 7. 21:23

 

 

아프리카 선교사역에 과연 학위가 필요한 것일까?

이 문제에 관해 평소 제 생각을 글로 표현해보겠습니다..

 

저의 결론은 '필요없다!'입니다.

 

한국은 학벌과 학위를 중요시하는 사회입니다.

한국에서 어느 정도 규모를 가진 교회로부터 담임목사로 청빙을 받으려면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말은 널리 알려져 있는 말입니다.

이것은 이미 10여년 전에 제가 느끼고 또 확인한 것이고 지금은 그런 현상이 더욱 뚜렷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죽하면 저의 부모님조차 그런 말씀을 하시면서 저보고 공부를 하라고 하셨겠습니까?

 

그런 한국교회에서 선교를 준비하려고 하거나 혹은 그런 한국적인 풍토에서 자라난 분들은

자연스럽게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부담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박사학위'를 소지하고 있으면 통할런지 모르겠지만

이곳 아프리카에서는 '박사학위'를 가졌다고 통하지 않습니다.

학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런 사회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곳 아프리카에서는 어떤 학위를 가졌는가는 별로 중요하지 않고 어떤 실력과 능력을 가졌는가가 중요합니다.

 

특히 아프리카 흑인들을 대상으로 사역하려고 한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몇 가지 이유를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첫째, 아프리카 흑인교회는 대부분 신학교가 없는 '독립교단'입니다.

수많은 교단이 있으나 신학교를 운영하는 흑인교단은 하나도 없다고 보면 틀림 없습니다.

그러니 흑인목사들 중에는 학위를 가지지 못한 분들이 대부분이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아주 높은 학력을 가진 것입니다.

그리고 흑인들의 정서가 학위를 가진 것에 대해 별로 두려워하는 마음이 없습니다.

대신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예언한다든지, 혹은 사람을 넘어뜨릴 줄 안다든지 하는 그런 능력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제가 그러한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둘째, 아프리카 흑인교회는 대부분 오순절주의적인 신앙을 가지고 있습니다.

체험적인 신앙을 추구하는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내가 무슨 학위를 가지고 있다고 자랑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졸업장이 없이 목회하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셋째, 아프리카 흑인목회자들은 서구신학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구신학교에서 가르치는 신학은 성경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자유주의적이고

성경본문보다는 비평학에 대해 열려 있습니다.

이곳에서도 유명한 신학교가 몇 있지만 대부분 그런 경향을 띄고 있습니다.

그런 신학적 풍토에 대해 체험적이고 실제적인 경향을 가진 흑인들은 거부감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구교회와 서구신학에 대한 반발로 독립교회 운동을 시작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면 아프리카 선교에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첫째, 성경을 실제적인 문제와 관련하여 가르칠 줄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가정에 대해, 결혼에 대해, 강해설교에 관해..등등 특정 주제를 가지고 가르치되

성경본문을 중심으로 가르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둘째, 성경본문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게 가르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박사학위를 가졌다고 모두 성경본문을 잘 가르치는 것은 아닙니다.

성경본문에 대한 선명한 이해를 갖도록 돕고, 성경본문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삶속에

적용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전할 줄 아는 설교의 능력이 필요합니다.

 

셋째, 의사소통 능력입니다.

아프리카 선교에 도움이 되는 것은 지식을 나열하는 강의보다는 삶속에 진리의 말씀을 호소하여

삶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도록 매우 구체적으로 도전하고 호소할 줄 아는 능력입니다.

저는 강의를 하지만 신학교에서의 강의보다는 청년부 수련회에서 설교하듯이 강의합니다.

강의보다는 설교에 가깝습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을 나열하는 것보다는

하나라도 제대로 적용하고 호소하여 변화를 당장에라도 이끌어내는 그런 의사소통능력이 필요합니다.

 

넷째, 언어능력입니다.

흑인들에게 유창하게 영어로 강의하는 것보다 그들의 부족언어를 가끔 섞어가면서 강의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일방적인 강의보다는 대화식으로 강의하는 것이 훨씬 좋고,

원고를 읽듯이 강의하는 것보다는 얼굴과 얼굴을 맞대로 강의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위와 같은 능력과 실력은 박사학위 과정에서 결코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선교지에서 사역하다가 어떤 필요가 있어서 더 깊이 공부하려는 것은 괜찮으나

선교지에 나오기 위해서 학위공부부터 하는 것은 제가 볼 때 시간과 재정을 낭비하는 것이고 돌아가는 것입니다.

 

차라리 목회적 경험을 쌓는 것이 학위공부보다 더 낫습니다.

저는 선교지에 늦은 나이에 나왔지만 선교지에 나오기 전에 20여년간 교역자생활을 하며 수없이 설교하고 심방하고 상담했던 것이

선교지에서 사역하면서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선교지에서 사역하면서 어떤 필요성을 느끼고 공부하는 것은 좋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흑인 목회자들에게 교회사를 가르치고 있지만

제가 배우고 가르치는 교회사는 서구중심의 교회사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아프리카 교회사라든지 혹은 아프리카 선교역사에 관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분명 지금 하고 있는 강의사역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주제는 제가 조금만 시간을 들인다면 충분히 혼자서 공부할 수 있는 주제입니다.

 

어떤 분들은 비자문제 때문에 학교에 등록하는 것을 봅니다.

사실 선교사에게 비자문제는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비자문제와 관련하여 학위공부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특히 학생비자의 경우 현지은행을 개설하는 것도 쉽고, 몇 가지 혜택이 있습니다.

자원비자를 가지고 선교지에 오면 여러 가지 제약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프리카에서 선교사역을 하는데 학위가 반드시 필요한가? 라고 물을 때 답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답할 수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선교사역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학위공부를 하라고 하는 말도 합니다만

제가 볼 때 학위를 갖는 것보다 목회적 경험을 갖는 것,

박사논문을 갖고 있는 것보다 설교능력, 상담능력, 특히 성경본문을 깊이 있게 그리고 체계적으로

무엇보다 실제적으로 가르치고 적용하게 하여 구체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능력이 더 필요합니다.

 

어떤 선교사는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영어로 설교하는 것도 어려워하고 영어로 강의하는 것도 부담스러워하는 것을 봅니다.

 

모든 서구신학교의 한계가 있습니다.

합리주의적이어야 하고, 또 신학적 방법론을 중요시합니다.

그리고 포괄적인 공부가 아닌 매우 지엽적인 공부에 매달립니다.

그리고 강의를 통해 배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주제와 방향을 정하고 스스로 공부를 해야 하고 스스로 글을 써야 합니다.

따라서 스스로 공부할 수 있다면 굳이 학위공부를 위해 시간과 재정을 들일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물론 20여년 정도 한 가지 사역을 잘 하고 그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후배 선교사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공부한다면 선교사적으로 아주 좋은 일이 될 것입니다.

 

아프리카에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아프리카에 나오기 전에는 잘 모를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 나오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면 영성, 언어능력이고,

목회적 경험을 쌓는 것이 어쩌면 오랜 세월 책과 씨름하며 공부를 하는 것보다

아프리카 선교사역에 더 실제적인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말씀으로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요약하고 싶습니다.

 

"형제들아 내가 너희에게 나아가 하나님의 증거를 전할 때에 말과 지혜의 아름다운 것으로 하지 아니하였나니

내가 너희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하였음이라.

내가 너희 가운데 거할 대에 약하고 두려워하고 심히 떨었노라."(고전2:1-3)

 

"주께서 허락하시면 내가 너희에게 속히 나아가서 교만한 자들의 말이 아니라 오직 그 능력을 알아보겠으니

하나님의 나라는 말에 있지 아니하고 오직 능력에 있음이라."(고전4:19,20)

 

학위보다는 성경을 깊이있게 체계적으로 그리고 실제적으로 가르칠 줄 아는 능력

박사보다는 영성, 언어능력, 설교능력을 더욱 필요로 하는 곳이 아프리카입니다.

 

South Africa,

김광락 선교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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