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가족의 시간에 저는 제 딸들에게 '거절하는 법'에 대해 제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딸들이 아주 호기심 있게 경청하더군요.. 다음은 그 요지입니다..
제목은 [원숭이를 다루는 법]이었습니다.
저는 어릴적 남의 부탁을 받으면 잘 거절하지 못하는 '착한 아이 증후군'이 있었습니다. 간곡한 부탁을 받았는데 들어주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졌습니다. 거절하면 상대방이 상처를 받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성경에서도 겉옷을 요구하면 속옷까지도 주라는 말씀이 있지요. 그래서 거절을 잘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참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을 나중에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들 잘 한다고 칭찬하고, 수고했다고 하지만 결국 나는 나의 삶을 살지 못하고 남의 삶을 열심히 살다가 탈진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교회에서 칭찬을 받...았지만 나중에는 교회를 떠나 멀리 도망가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때 제가 주님께 배운 것은 거절하는 법이었습니다. 남의 부탁을 받는 것은 사실 원숭이 한 마리를 넘겨받는 순간입니다. 이 사람 저 사람의 부탁을 다 받아들이다보면 결국 원숭이 여러 마리가 나에게 달라붙어 성가시게 하고 나를 지치게 만들 것입니다.
남이 던져주는 원숭이를 무심코 받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그들이 부탁하지만 속으로는 나를 이용하는 것이니까요. 때로는 정중히 때로는 단호히 거절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기대가 무너져 상처를 받더라도 그리 해야 합니다..혹시 거절할 수 없는 것이라면 타협을 하거나, 숙제와 같이 꼭 해야 하는 것이라면 미루지 말고 빨리 "해치워야" 하고, YES라고 해야 할 경우는 하나님을 섬기는 것처럼...오직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순종할 때입니다.
특히 "너 아니면 안 돼" "너가 적임자야" "너가 꼭 필요해"라고 말하며 어떤 일을 부탁하거나 책임을 떠맡길 때 잘 생각해야 합니다. 나 없이 안 되는 일이라면 그것은 사람의 일이지 결코 하나님의 일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말을 들으면 '아 내게 원숭이 한 마리가 찾아오는구나'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착한 아이 증후군'과 '순종하는 그리스도인'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많은 목사님들이 성도에게 순종을 가르치면서 사실은 성경적인 순종이 아닌 '착한 아이 증후군'을 주입시키고 있습니다.
우리 예수님을 볼까요? 예수님은 사람들의 모든 필요를 채우려고 노력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오직 아버지의 뜻을 이루려고 하셨습니다. 모든 병자를 다 고치려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오직 아버지의 마음이 향하는 자를 고치셨습니다. 사람들의 요구를 다 들어주지 않으셨습니다. 아버지의 뜻에 일치하지 않는 것은 부드럽게 때로는 단호히 거절하셨습니다.
원숭이들 때문에 지치고 탈진하여 어디론가 멀리 도망가고 싶지 않습니까? 예수님이 가지셨던 삶의 원칙을 나도 가지고 있는지 돌아봅시다. 예수님은 세상에 오실 때 '섬기러' 오셨고 자신의 목숨을 대속물로 내어놓으려고 오셨지만 사람들의 필요와 요구에 끌려나니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사람을 기쁘게 하려고 노력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오직 하늘 아버지를 기쁘게 하려고 노력하셨습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원칙이었습니다. 이 원칙이 우리에게 삶의 균형을 잡아주는 무게중심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거절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눅12:13,14; 요5:19
South Africa,
김광락 선교사 올림..
P.S.
혹시 제 말을 오해할 분들이 있을까 싶어 첨언하겠습니다.
어떤 분들은 '목사님, 그러면 사람이 너무 차가워지고 이기적으로 보이지 않을까요?'라고 말할 것입니다.
제 의도를 잘 파악하지 못하면 그런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거절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첫째 이유는 다른 사람의 요구와 부탁을 따라 사는 인생이 아니라 하늘 아버지의 뜻과 우리에게 은혜로 주어진 소명calling을 따라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즉시 온전히 기쁘게 순종하기 위해 거절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거절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둘째 이유는 우리 삶의 무게 중심이 사람들의 요구나 부탁 그리고 사람들의 필요가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나의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남의 삶을 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보시는 대로의 나가 되기 위해, 하나님이 원하시는 대로의 삶을 살기 위해서 우리는 거절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우리가 거절하는 법을 배우는 셋째 이유는 어떤 거절이 곧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남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이 그의 성장을 돕는 것일 경우 우리가 즐거운 마음으로 수락하여야 하겠지만 대부분은 그의 성장을 나의 개입으로 인해 오히려 방해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선교지에서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현지인들이 스스로 일어서도록 도와주어야 하는데 현지인들의 요구와 필요를 다 채워주기 시작하면 결국 현지인들은 나의 개입 때문에 도리어 일어서지 못하고 계속 젖만 찾는 갓난아기의 상태로 머물게 될 것입니다. 성령의 열매 중 마지막 열매가 '절제'입니다. 이 절제는 '거절하는 법'도 포함되는 것입니다.
성령님, 우리에게 절제로서의 거절하는 법을 가르쳐주소서!!
저는 원숭이들과 살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을 따라 살고 싶습니다..
'내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Real Friend vs. Fake Friend (1) (0) | 2013.08.06 |
---|---|
Fear, Love, Friend (0) | 2013.08.06 |
고통에 관하여 II (0) | 2013.07.24 |
고통에 관하여 I (0) | 2013.07.23 |
기적에 관하여 (0) | 2013.07.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