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MP 이야기

아프리카에서의 추수감사절

등불지기 2013. 11. 19. 14:08

 

 

이번 주일은 추수감사주일로 보냈습니다. 미국에서 시작된 추수감사절인지라 아프리카에서는 매우 생소하게 느껴집니다. 제가 어릴 적에는 11월 셋째 주가 되면 과일이나 곡식 등을 예배당 강대상 앞에 진열해놓고 예배드린 다음 온 교인들과 함께 식사를 나누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아프리카에서의 11월을 점점 더워지는 계절이고 추수계절과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그래도 제가 섬기는 한인교회에서는 한국교회의 예배흐름을 따르려고 합니다. 왜냐면 비록 아프리카에 살지만 정체성은 한국인이고 한국교회에서 배웠던 것을 잊지 않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성경에서 이스라엘 민족이 지켰던 감사절기는 초실절과 오순절입니다만 원래 추수감사주일은 신앙의 자유를 찾아 머나먼 미지의 땅에 정착을 하고 첫 수확을 하였을 때 그 기쁨을 원주민들과 함께 나누며 하나님께 감사드렸던 개척자들이 남긴 신앙의 전통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신앙의 자유, 그리고 모험과 개척 그리고 정착, 그리고 수확에 대한 기쁨과 감사를 현지인들과 함께 나누는 일입니다. 그래서 제가 섬기는 작은 한인교회에서는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은혜를 뜻 깊게 감사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2주간의 헌금 전액을 지구 반대편 태풍으로 고통을 당하는 필리핀 타클로반 이재민들에게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고통 당하는 지구촌 이웃의 삶에 이렇게라도 동참하는 것이 의미가 있겠다 싶었습니다.

 

 

 

포체스트롬 은혜와 진리 교회 식구들입니다. 이들은 무엇 때문에 머나먼 아프리카 땅까지 왔을까요? 사업실패, 유학, 자녀문제..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아프리카에서도 한국인과 신앙인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점에서 메이플라워를 타고 풍랑과 싸우며 대양을 건너 미지의 땅으로 건너간 청교도들의 신앙과 희생에 감히 견주는 것은 무리일까요? 저와 같이 이 땅에서 오래 살려고 하는 분들은 거의 없고 대부분 나그네처럼 이 땅에 왔다가 떠날 분들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신앙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분들이란 사실입니다. 우리말 예배가 너무 그리워서 간절히 사모하는 마음을 한국에서 20년 교역자 생활을 한 저로서 외면하고 외면하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 3월에 10여명으로 시작한 한인예배가 이렇게 커졌습니다. 저의 집 아이들에게도 한국인과 신앙인의 정체성을 가르쳐주고 싶었고 봉사하는 것도 가르쳐주고 싶었습니다. 저는 주중에는 아프리카 목사들에게 신학과 성경을 가르치고 목회를 훈련하고 주일에는 큰 예배당을 빌려서 예배를 인도하고 설교를 합니다. 오직 예수님의 은혜와 진리만을 드러내자는 취지로 교회 이름도 은혜와 진리교회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요한복음 강해를 하면서 오직 예수님이 어떤 분이시며 어떤 일을 하셨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설교함으로 그리스도인의 기본적인 정체성을 확립하는 일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비록 적은 인원이지만 선교에 큰 디딤돌이 되어가고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내년에는 수요예배도 드릴 수 있도록 기도하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년에 한 번은 4박 5일로 전교인 수련회도 가질 것을 계획하고 있습니다.(차량으로 5시간 떨어진 드라켄스버그 캠프장을 이미 예약을 해두었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1박 2일 집중적으로 묵상훈련도 시킬 계획이고 일년에 한 번은 영어교실도 열어서 공부하는 것도 도와줄 것입니다. 이번 주말에는 꾸쫑Kutsong이란 흑인타운쉽에서 30여명의 현지인 목회자들에게 식사대접도 할 예정이고요..모든 것이 주의 은혜입니다. 까모하오 와모디무.

 

생각날 때 기도부탁드립니다..^^

은혜와 진리 안에서 든든히 세워지기를...

 

South Africa,

김광락 선교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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