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신학훈련사역을 하면서 묵상의 중요성에 대해 새삼 느낍니다.
흑인목회자들에게 귀납법적 성경연구방법론을 가르쳤더니 얼마나 어려워하는지 모릅니다.
반면 묵상에 대해서 가르쳤더니 그야말로 반응이 폭발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묵상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정리해보고, 흑인목회자에게 어떻게 이것을 가르칠 수 있는지 생각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묵상에 대한 묵상(1)-묵상훈련은 모든 신학훈련의 출발이자 바탕이다.
100여명의 흑인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신학훈련을 해오면서 더욱 절실하게 느끼는 것은 묵상훈련의 필요성이에요..사실 신학교 다닐 때도 받지 못한 훈련이었는데..묵상훈련이 없는 신학은 사람의 마음을 건조하게 하는 경향이 있어요..성경연구와 묵상훈련은 비슷하지만 실은 정반대..성경연구는 내가 주체가 되는 것이지만 묵상은 내가 객체가 되는 사건이지요..묵상훈련이 안 된 목회자는 결코 양들에게 꼴을 먹이는 법을 알 지 못하고요..그래서 아프리카 선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묵상훈련..묵상을 가르치지 못하면 결국 아무것도 가르치지 못하는 것..제자훈련이란 다름 아니라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치는 것..
묵상에 대한 묵상(2)-묵상을 가르치지 않는 신학교는 신학이 무엇인지 가르칠 수 없다.
하나님을 아는 것이 신학이라면, 하나님을 어떻게 알 것인가에 대해 가르치는 것이 신학교의 사명임..피조물이 하나님을 알려면 하나님께서 자신을 알 수 있도록 열어놓으신 채널을 통해서만 가능함..그런데 그것을 인간이 자기의 이성으로만 접근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음..왜냐면 하나님은 영이시므로..따라서 하나님을 알기 위해서는 겸손해져서 하나님의 영이 자신의 이성을 인도하여 하나님이 열어놓으신 계시의 통로로 접근하도록 해야 함..
묵상에 대한 묵상(3)-묵상의 정의
묵상의 정의? 묵상이란 하나님의 마음을 받아들이는 것..어떤 사람은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시간으로 정의하기도 함..묵상은 비우는 것(명상)이 아니라 채우는 것임..묵상은 연구하여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성경연구) 인격적으로 마음을 나누는 것임..묵상은 적용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큐티), 하나님과 친구처럼 교제하는 것임..바른 묵상의 결과는 언제나 인격의 변화와 성장임..내가 하나님을 닮아가는 유일한 길이 바로 묵상입니다..
묵상에 대한 묵상(4)-하나님의 마음을 알 수 있는 네 가지 루트
하나님께서 당신의 마음을 드러내신 채널이 네 가지 있습니다. 첫째, 기록된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 자신의 영광을 드러내십니다.(말씀묵상) 둘째, 만드신 만물을 통해 자신의 영광을 드러내십니다.(자연묵상) 셋째, 우리를 인도하시는 역사와 생활 가운데서 자신의 영광을 나타내십니다.(생활묵상) 넷째, 인격적인 성품 가운데서 자신의 영광을 나타내십니다.(성품묵상) 라디오를 청취할 때 먼저 전원을 넣고 주파수를 찾아 일치해야 하듯 우리가 하나님을 만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그분의 영의 도움을 받아 그분이 열어놓으신 채널에 우리의 전인격이 고정되어야 합니다..
묵상에 대한 묵상(5)-말씀묵상..
말씀묵상은 마치 성경을 '사랑하는 사람의 러브레터'로 바라보는 것처럼 바라보는 것입니다..러브레터를 한번이라도 받아본 분들만이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실 듯..2003년 개봉한 콜드마운틴이란 영화를 참조하면 좋을 듯..
성경의 모든 본문은 하나님의 마음을 드러내고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성경을 보는 사람은 하나님의 마음을 누구보다 더 잘 체험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객관적인 지식으로서 아는 것과, 하나님 그분의 마음과 성품과 원칙을 경험을 통해 아는 것은 전혀 다른 세계입니다. 일반 서구 신학교의 한계는 하나님에 대한 객관적 지식, 성경에 대한 객관적 지식(헬라적 지식)을 전달하는데 치우친 나머지 진정 하나님을 경험하여 아는 참 지식(히브리적 지식)을 전달하는데 매우 취약합니다. 이런 서구신학적 접근방법으로는 흑인 목회자들에게 감동과 변화를 일으킬 수 없습니다.
묵상에 대한 묵상(6)-자연묵상..
아시시 프란시스의 찬송 69장이 좋은 예..콘크리트 도시에서 사람들이 우울증에 걸리고 자살하는 것은 그 만드신 자연만물에 밝히 나타나는 하나님의 마음과 격리된 때문임..하찮은 개미나 지렁이같은 피조물을 통해서도 하나님은 우리를 향한 당신의 마음을 드러내고 계심..그것을 놓치고 외로이 사는 삶, 보아도 보지 못하고 사는 삶은 죄란 이름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기 때문..시편과 잠언을 읽어보면 자연묵상에 대한 힌트가 많이 있음..물론 예수님의 말씀을 보면 예수님은 말씀묵상만 아니라 자연묵상에도 대가이셨음을 알 수 있지요..
묵상에 대한 묵상(7)-생활묵상..
하나님께서 우리 삶속에 다양한 방식으로 당신의 마음과 영광을 드러내십니다. 예수님이 자주 사용하신 비유를 보면 평범한 삶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하나님의 마음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부자관계, 농부와 씨앗, 파종과 추수, 등경과 등불, 소금과 빛, 불의한 재판관과 과부, 밤중에 찾아온 친구 이야기, 우리는 평범하게 여기는 그런 삶의 자리에도 예수님은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발견하신 것입니다..우리 삶속에 이해되지 않는 관계와 사건과 만남으로 마음이 어렵다면 이제 하나님의 마음을 찾아 발견하여야 할 때입니다..
묵상에 대한 묵상(8)-성품묵상..
하나님의 형상으로 사람을 지으실 때 사람에게는 하나님의 성품 일부가 심겨졌지요..동물에게는 결코 찾아볼 수 없는 하나님의 성품이 사람에게 있습니다..아무리 악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 속에는 하나님의 형상을 찾을 수 있습니다..사람을 대할 때 하나님의 형상을 찾아보는 것은 예언의 은사가 개발되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지요..가장 좋은 성품묵상은 특정 성품에 맞추어서 성경을 읽어내려가는 방법인데요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묵상입니다..자신이 변화되면 자신의 삶 또한 변화되지요..
묵상에 대한 묵상(9)-그룹묵상..
묵상은 하나님과의 가장 친밀하고 인격적인 시간이지만 그룹으로 하면 더 큰 격려가 있습니다..그룹에서 나눌 때 훈계조나 설교조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요..의외로 목회자들이 그룹묵상을 어려워하는데요..묵상훈련이 부족하기 때문이지요..21세기 도시문화에서 오늘날의 새벽기도형태, 형식적인 구역예배보다는 그룹묵상을 도입하는 것이 어떨런지 조심스럽게 제안해봅니다..성도들이 만날 때마다 자신이 받은 하나님의 마음을 나누는 교회! 목사님은 자신의 묵상을 나누어주는 설교! 교회리더들은 묵상의 대가로 그룹묵상을 잘 인도하는 그런 교회! 참 멋진 교회겠지요..
묵상에 대한 묵상(10)-예수님 닮기..
4복음서에 나타난 예수님의 삶을 자세히 살펴보면 예수님은 정말 묵상이 몸에 배인 분이셨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묵상의 진정한 대가이십니다. 예수님을 닮는다는 것, 그것은 예수님처럼 묵상하는 것이 아닐까요? 특히 요한복음을 보면 예수님은 언제나 하나님 아버지를 묵상하셨는데요(특히 요5-8장)..요한복음은 정말 "아! 묵상은 이렇게 하는구나!"라는 것을 보여주는 책입니다..요한복음은 예수님의 묵상과 묵상법을 잘 보여주는 복음서이지요..
묵상에 대한 묵상(11)-예배적 삶..
시편기자는 "내 마음의 묵상이 주께 열납되기를 바란다"고 노래했습니다(시19)..즉 묵상이야말로 진정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제사란 뜻인데요..묵상하지 않고 하나님의 마음을 알 수 없고, 하나님의 마음을 알 수 없는데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삶을 살 수 없다면, 묵상이야말로 예배의 핵심 중에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묵상하지 않고 하나님을 예배할 수 없다는 뜻이 됩니다..예배인도자일수록 더욱 묵상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고 할 수 있겠지요..
묵상에 대한 묵상 (12)-묵상과 설교자..
아프리카 흑인목사의 설교를 들어보면 감정적이고 잘 외치기는 한데 내용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설교는 정죄하는 식이거나 물질적 번영을 강조하는 식.. 그들은 근본적으로 설교준비를 잘 하지 않는데 더욱 더 큰 문제는 묵상에 대해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묵상과 개인성경연구가 체질화되지 않은 설교자는 필연적으로 좋은 꼴을 먹이지 못하고 설교조 훈계조로 흐르게 되지요..본인은 하나님의 대리자 노릇을 잘 한다고..설교를 나름 잘 한다고 생각하는데 실은 양떼를 마구 때리는 망극한..설교자는 양떼에게 젖을 내라고 때리라고 보냄받은 자가 아니라 양떼에게 좋은 꼴을 먹이라고 보냄받은 자이지요..묵상하지 않는 설교자는 양떼를 때리는 삯군이 됩니다..이처럼 묵상은 그리스도인의 기본기 중에 기본입니다.
묵상이 아프리카 목회자들에게 필요한 이유(13)-흑인들의 정서와 세계관에 부합
아프리카 흑인설교의 강점과 약점..전반적으로 흑인 목사들의 설교를 들어보면 늘 감탄하는 것이 커뮤니케이션 능력임, 의사소통의 의지가 분명히 느껴지고, 강렬한 아이컨텍트, 심플하고 역동적인 전달, 주고받는 대화식 설교, 회중들의 반응을 유도하는 참여식 설교는 한국 목회자들이 분명 배워야 하는 강점 중의 강점입니다..반면, 개인성경연구와 개인묵상이 체질화되지 않음으로 생기는 깊이의 결여는 가장 아쉬운 부분..개인적으로 성경을 연구하지 않고 묵상하지 않고 대신 주워들은 이야기나 TV에서 들은 이야기로 채우니 양떼들의 갈급함을 채워주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큽니다..아마도 신학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결과인 듯..그래서 신학적 자립이야말로..즉 "깊이 있는 흑인 지도자" 양성이야말로 21세기 아프리카 선교의 방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묵상이 아프리카 목회자들에게 필요한 이유(14)-서구신학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
아프리카 흑인신학의 특징..신학훈련을 받지 못한 흑인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사역하면서 아프리카인들의 신앙 형태에 대해 나름대로 정리한 것이 있습니다..아프리카 신학과 신앙의 특징으로 첫째, 강한 오순절주의..정령숭배세계관을 가진 흑인사회가 쉽게 받아들일 신앙의 모습인 듯..둘째, 신학적 독자주의..남아권 흑인교회의 95%가 백인선교를 거부하고 흑인토착신앙을 주장하며 일어난 독립교단으로, 신학적 독자노선을 걷고 있음..셋째, 율법주의..신구약의 구속사적 연속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교단이 많음, 두려움을 가지고 신앙생활하는 경우가 많음..구속사에 대한 안목이 부족하고 특히 교회사에 대한 지식이 전무함으로 인한 단절이 큼..
아프리카 선교를 꿈꾸며 기도하는 분이 있다면 반드시 묵상훈련을 받으십시오. 그리고 묵상훈련을 시키는 법을 연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