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묵상

절약하는 것과 인색한 것은 다르다

등불지기 2018. 3. 6. 22:47

 

“...한 데나리온에 밀 한 되요 한 데나리온에 보리 석 되로다..”(계6:6)

“...마음은 은혜로써 굳게 함이 아름답고 음식으로써 할 것이 아니니...”(히13:9)

 

자린고비란 말이 있습니다. 본래 이 말은 작년에 사용했던 지방을 기름에 절여서 다음 제사에도 사용한다는 뜻인데 절약하고 아끼는 태도를 일컫는 말입니다. 마지막 때의 삶은 팍팍할 것이라고 성경은 말하고 있습니다. 요리를 하기 전에는 매달 식비를 책정하긴 해도 마트에서 장을 보는 것은 아내의 일이라 식탁물가에 대해 사실 무관심했는데 이제는 저도 아내와 같이 장바구니에 식재료를 담다보니 붙여진 가격표와 물가의 변동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100원이라도 아끼기위해 이것저것 가격비교도 해봅니다.

 

평소엔 밥과 김치, 나물무침 등으로 끼니를 해결하는데 모처럼 스테이크를 먹고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누구를 대접하기 위해 나가서 외식하기는 했어도 가족끼리만 나가서 사먹는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가족중 누가 생일을 맞이한 사람이 나가서 먹자고 하면 그제야 외식합니다. 그런데 몇번 그리 하다보니 아이들도 이제는 컸고 나가서 먹고나서는 항상 맞지않는 입맛과 값비싼 계산서를 들여다보며 후회하게 되고..그래서 요즘은 누구도 외식하자는 말이 없어진지 꽤 되었습니다. 이번에 딱히 누구의 생일도 아니지만 필요한 재료를 사와서 그럴듯하게 흉내만 내어서 초간단 스테이크를 만들어보았습니다. 조금 빨리 뒤집어야했는데 잠시 늦추었더니 웰던이 되어버려서 맛이 기대한 것만큼 썩 맘에 들지 안습니다. 그리고 플레이팅을 건성으로 했더니 비쥬얼이 맘에 안듭니다. 그래도 반응을 보니 다행입니다. 특히 가성비 때문에 대만족입니다. 양도 적당한지라 다들 남기는 것 없이 접시를 깨끗이 비웁니다.

 

가까운 시내 모 유명레스토랑에서 일반적인 200그램 비프 스테이크를 시킬 경우 음료수와 팁 포함 1인당 2만원 예상해야합니다. 반면, 집에서 만들 경우...오늘 먹은 것 1인당 재료비를 계산해보았습니다..

스테이크용 쇠고기 120그램 - 1,000원 (1kg이 약 8~9천원 정도합니다. 물론 마블이 잘된 한우의 맛은 기대하지말아야 합니다. 그래도 지방이 없어 더 건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니쉬와 소스에 사용할 버섯,양파,기타 양념 - 약 300원 (토마토는 마당에서 딴 것이므로 제외)

음료수 -500원 (호주산 분다버그 음료수로 제법 비쌉니다.)

1인당 식사를 위한 총재료비: 약1,800원

이렇게 계산해보니 나가서 사먹는 비용의 10분의 1도 채 안됩니다. 돈많은 소수 백인들 입맛에 맞춘 느끼한 스테이크보다는 적당한 양에 한국사람 입맛에 맞춘 가니쉬와 소스로, 김치와 밥까지 곁들어 먹으니 만족감은 더 큽니다. 요리는 저비용으로 호사스러움을 만끽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최근 환율도 요동치고 있으며 물가도 계속 오르고 있고 세 아이들이 커가면서 점점 허리띠를 졸라매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마음은 항상 은혜로 풍성하게 해야만 합니다. 자린고비의 정신으로 산다는 것은 결코 인색하게 사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에게 두 가지 양식; 먹을 양식 seed to eat과 심을 양식 seed to sow 을 주십니다.(고후9:10) 지금 당장 힘들다고 배고파 죽겠다고 심을 양식까지 먹어치우면 우리는 결핍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됩니다. 농부의 마음으로 사는 사람은 항상 때를 기다리며 심을 양식을 보호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추운 겨울을 지나면서 굶주릴지라도 지금 그의 마음은 추수의 때에 풍성히 거둘 생각에 들떠 언제나 넉넉하고 여유있는 것입니다. 서머나교회처럼 가난하게 보여도 실상 부유함을 누리는 셈입니다. 우리는 가난한듯하나 모든 것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아무것도 없어도 모든것을 가진것처럼 누릴 수 있습니다.

 

우리는 마지막 때를 절약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인색한 마음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긴축과 결핍의 시대일수록 우리 마음은 하나님의 풍요로움으로 가득 채워야 합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김광락선교사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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