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묵상

About right-winged churches

등불지기 2018. 5. 4. 02:40

 

 

 

우경화된 기독교에 대하여

 

전쟁과 평화가 공존할 수 없듯이 정의와 번영 또한 서로 함께 할 수 없습니다. 정의justice는 분배를 지향하고 번영은 소유를 지향하기 때문입니다. 정의를 실현하려면 어느 정도 소유를 희생해야 하며 번영을 누리려면 정의가 희생하는 것을 눈감아야 합니다. 성경의 하나님은 번영의 하나님이 아니라 정의와 공평의 하나님입니다. 그래서 기독교는 번영을 약속하는 종교가 아니라 정의와 평화를 추구하는 종교입니다. 정치적으로는 오른쪽 날개가 아니라 왼쪽 날개 편에 서있습니다.

 

그래서 교회가 만일 성장을 추구하면 정의의 양심이 무뎌지는 것이고 결국 세상으로부터 지탄의 대상으로 전락하게 될 것입니다. 구약의 역사와 이 천 년 교회사를 잠시만 살펴보아도 이것은 명약관화해집니다. 아니 백 년 된 한국교회사를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가 정의의 코드를 버리고 번영과 성장의 코드를 붙잡기 시작하면서 사실 교회 스스로 세상을 환하게 비출 촛대를 포기한 것입니다. 대다수 지상교회가 성장의 신화를 추구하면서 자연스럽게 우경화의 길을 걸어온 것입니다.

 

신학교에서는 사회정의나 경제정의를 가르치지 않았고 제3의 물결이니 하면서 성장주의와 방법론을 가르쳤습니다. 제가 신학을 전공하기시작한 1980년대 후반부터 제 기억으론 어느 신학교에서도 공의학이나 경제정의론 혹은 토지경제학을 가르치는 것이 단 한 군데도 없었습니다. 대신 교회성장에 관련된 책들은 불티나게 팔렸고 교회성장세미나와 성장교회탐방프로그램은 호황이었습니다. 이처럼 교회들이 성장과 확장에 눈을 돌려 집중하는 사이 점차적으로 자신도 모르게 사회에 대한 영향력이 점차 감소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정권에 아부하는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원론적으로 지상교회는 정치에 관해서는 중립적인 위치를 지켜야 합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중립은 없습니다. 겉으로는 중립을 지키는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중립을 지키는 것은 확고한 신념과 가치체계를 가진 개인과 단체로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생애나 사도들의 삶이 그러했듯이 우리가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붙들고 살아간다고 할 때 필연적으로 세상가치와 충돌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선언적으로는 교회가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만 실제로는 하나님 나라의 대리기관이란 점에서 세상나라 가치체계와 갈등을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정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얼마전 어느 유명 J방송국 S앵커가 한국의 기독교회들이 기업이 되었다고, 그것은 미국 자본주의적 복음주의 교회들의 영향 때문이라고 평가했을 때 이미 한국교회는 우경화된 것을 선언한 것입니다. 우경화 입장에서 보자면 중립적 위치 또한 좌경화로 보일 것입니다. 성장, 확장, 그리고 번영을 최고의 목표이자 가치로 간주하는 관점에서는 분배, 복지, 평화, 정의같은 단어들은 본질적으로 불편하게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얼마전 한국교회에서의 뉴라이트운동은 이런 불편함을 드러내놓고 주장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성장과 번영을 추구하는 관점은 근본적으로 권위주의를 옹호하는 경향을 띄게 되며 이것은 기본적으로 민주의식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게 되는데 이것이 오늘날 우경화된 기독교회가 대체로 민주의식이 결핍되고 점차 민주의식을 고취하려는 의식있는 다음세대의 마음을 얻는데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나아간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어디쯤 와있는지 바로 알아야 하고 어떻게 해서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되었는지 배워야만 앞으로 어디로 나아갈지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미래의 길은 과거에서 이어지는 현재를 이해하는 눈을 가진 사람만이 볼 수 있고 또한 그리로 다른 사람들을 안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한국교회가 겪게될 운명의 모습들은 지금의 지경에 이르기까지 몰아부친 그것을 어떻게 성경에서 온전하고 균형잡힌 진리의 기둥으로 다시 붙들어 매는가에 달려 있다고 하겠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김광락선교사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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