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요즘 교회 예배당 건축으로 조금 분주한 가운데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사역하면서 교회건물을 건축하리라곤 생각지 못했습니다. 선교는 사람을 세우는 것이지 교회건물을 세우는 것이 아니란 신념을 굳게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흑인 지도자 훈련사역에 10년째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작년부터 건물도 때로는 하나님 나라에 필요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건축사역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 상황에서 교회건물을 건축하는 의미 그리고 행정절차 등에 관해서입니다.
지금 제가 한국의 파송교회의 후원에 힘입이 건축하는 곳은 백인들이나 선교사들이 한번도 들어가지 않은 광산인근의 작은 마을입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만 3년동안 드나들면서 이 십 여명의 교회지도자들을 신학훈련을 했던 마을이기도 합니다. 그때 양철로 만든 건물에서 훈련을 했는데 뜨겁게 달궈진 양철건물안에서 곤혹스럽기도 하고 때로는 비가 오면 비가 이곳 저곳 새기도 하고 낮은 지붕을 비가 세차게 두드리는 소리에 몇 안되는 학생들이 듣도록 고함을 지르며 강의하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녹슬고 구멍난 양철을 허물고 벽돌로 건물을 지었으면 하고 소원하면서 다닌 마을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음의 기도를 드린지 7년이 지나서야 드디어 벽돌건물이 올라가는 모습을 제 눈으로 보니 정말 감격스럽습니다. 이 마을에서는 제일 아름다운 건물이고 벽돌로 지은 첫번째 교회건물입니다. 온 동네사람들이 놀라고 있고 신기해하고 있고 교인들은 기적이라고 말합니다.
교회건축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교회건물을 건축하는 일을 하면서 몇가지 배운 점을 나눠볼까 합니다.
1. 시간이 걸리더라도 법과 규정대로 해야 합니다.
사실 본격적인 준비는 작년초부터였지만 생각처럼 간단한 것이 아닌 것이 현지 건축규정을 준수하면서 건축하는 일입니다. 남아공의 경우 땅은 추장소유와 정부소유로 나눠집니다.
정부소유 땅도 용도가 개인 교회 학교 상업 등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교회건물을 세울 수 있는 땅이 따로 있다는 것이고 개인소유 토지에 예배당 건물을 세우면 불법이 되고 허가가 나오지 않습니다. 아프리카에서는 불법건물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지은 예배당 건물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심지어 선교사조차 불법으로 건축하면서 모금하는 일들이 많습니다, 또한 정식 종교부지라 하더라도 정치적인 커넥션 때문에 허가받는 일이 하늘의 별따기처럼 힘듭니다. 결국 기다리고 기다려야 하고 무엇보다 간절하게 기도해야 합니다. 어떤 선교사는 7~8년을 기다려도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거의 1년만에 종교부지에 건축을 허가 받았는데 이것은 정말 기적적인 응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허가를 받기까지 그간 정말 맘고생이 심했습니다. 이것 때문에 쉽게 불법건물을 건축하려는 유혹을 받기 쉽습니다. 한국에서는 지어진 건물만 볼뿐 보이지 않는 법이나 규정문제는 결코 보지 못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불법으로 예배당을 건축하게 되면 반드시 나중에 큰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건물이 완공되자마자 이웃이 벌떼처럼 달려들어 뜯어가기도 하고 시청에서 나와서 철거명령을 내리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개인 사유부지에 예배당을 지어서 헌당식까지 했는데 결국 예배당이 아닌 땅소유자의 개인집으로 전락해버리기도 합니다. 반드시 정부 지적도에 종교부지로 등록된 땅에서 개인이름이 아닌 교회명의로 건축해야만 합니다.
2. 건물보다 말씀이 먼저 세워져야 합니다.
제가 건축을 위해 본격적으로 허가 및 설계 등을 준비한 것이 불과 일 년 정도 되었고 허가를 받고 본격적으로 바닥공사가 시작한 것은 겨우 한 달도 채 안되었습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2012년부터 만 3년을 매주 두 세번씩 꾸준히 다니며 신학과 성경을 강론했던 곳입니다. 그 기간에 훈련받고 수료한 목사들중에 가장 성실한 한 사람을 선택하였는데 바로 함께 사진을 찍은 샘 은찌마네란 목사님입니다. 저랑 나이는 동갑이지만 벌써 손주들이 있는 분입니다. 이분은 제가 다닌 삼 년 동안 클라스에 한번도 지각이나 결석을 하지 않은 그 성실함을 보고 제가 건물을 지어주기로 결심했었고 파송교회의 결정에 따라 건축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이같이 건물이 세워지기 전에 먼저 말씀훈련이 있었고 그중 가장 신실하게 훈련에 임한 분을 위해 건물을 짓는 것입니다.
3. 선교사가 아닌 현지인이 목회하게 해야 합니다.
이 건물은 정부에 정식 등록된 종교부지에 현지교회이름으로 등록되는 것이며 신학훈련을 수료한 샘 목사님이 전적으로 목회하게 됩니다. 저는 다시 선교사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다른 마을을 찾아 떠날것입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를 포함한 남부아프리카 전체에서는 선교사들이 직접 건물을 짓고 직접 목회하는 것이 적절하지 못합니다. 동부나 서부아프리카와 다른 독립교단의 흔적이 매우 강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남부아프리카에서 선교사가 흑인 마을에서 건물을 짓고 직접 목회를 하는 경우 종종 살해협박을 받기도 하고 테러를 당하거나 쫓겨나는 불미스런 일들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심지어 교인들중에서 강도단을 사주하여 선교사를 테러하는 경우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남부아프리카에서는 선교사가 직접 목회하는 것보다는 현지인을 잘 훈련하여 영적 지도자로 세운 다음 그가 스스로 배운대로 성실히 목회하도록 전적으로 맡기고 위임하는 일이 제일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계속)
PS. 2015년부터 2018년 현재까지 다니고 있는 또 다른 마을이 있습니다. 올해가 마지막인데 그 동안 샘 목사님과 같이 성실한 목회자를 한 명 찾아내었습니다. 저는 동시에 두 교회건물을 지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주님은 결국 일단 한쪽을 보류하게 하셨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한 건물을 짓는데도 이렇게 마음고생을 하는데 두 곳을 동시에 하면 정말 큰일 날뻔 했다 싶습니다. 어찌되었든 은혜로 건축을 하긴 하지만 제 은사는 아닌것 같습니다. 말씀으로 가르치고 사람을 세우는 것이 제게 주어진 은사임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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