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둘째 딸의 학교에서 무도회가 있었습니다. 부모로서 두번째 맞는 학교행사입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고3이 되는 해에 학교적인 행사로서 졸업을 앞두고 무도회ball 를 엽니다. Matric 이란 말은 영국식 단어인데 한국의 대입수능시험과 같은 말입니다. 내성적인 성격에 작년부터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으니 잘 준비해보라고 말은 했지만 하기싫은 일을 하는 것이 무척이나 신경쓰였나 봅니다. 짜증을 내면서 하지 않겠다고 몇번이나 선포하다가 결정적으로 참가하겠다고 마음먹게 된 것은 친구들이 함께 가자고 설득해서입니다.
“그래 친구들과 좋은 추억을 남겨야지..”라며 저와 아내는 격려해주었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어떤 드레스를 입고 가느냐였습니다. 타운에 있는 여러 드레스샾을 모두 돌아다녔지만 몸과 마음에 맞는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러면 만들어 보라고 했더니 결국 자기 취향대로 색상을 고르고 디자인을 그려보고 옷감을 직접 골라서 공임만 받고 만들어주는 아줌마를 찾아가 의뢰하였습니다. 그래서 나름 멋있는 무도회 드레스를 저렴하게 준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파트너는 친구들이 구해주었고 화장은 막내가 팔을 걷어붙이고 언니에게 해줬습니다. 이곳에서는 “매트릭 패어웰 파티”라고 부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친구들과 함께 석별의 정을 미리 나누며 분위기를 내는 것입니다. 저녁 6시부터 자정까지 합니다. 부모는 안에 못들어가고 학교 선생님들만 들어갑니다. 서빙은 고2학년이 담당합니다.
이곳에서는 따로 졸업식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매트릭 무도회가 사실상 고등학교 졸업식같은 분위기입니다. 무도회장에 데려다주려고 가보면 고등학생인지 다 큰 성인인지 모를정도로 다들 한껏 멋을 부리고 나타납니다. 내년에 막내의 매트릭 패어웰 파티만 치루는 일만 남았습니다. 품안에서 놀던 때가 엊그저께 같은데 벌써 이렇게 커서 떠나보낼 때가 되었다니 참 세월이 흘러도 너무 빨리 흘러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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