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MP 이야기

교회건축사역 (4)

등불지기 2018. 7. 28. 17:55

 

 

 

 

 

선교사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마을을 찾아다니며 성경과 신학을 가르치고 목회자들을 훈련하는 일을 하던중 늘 장소를 빌어 사용하였는데 낮은 양철 지붕에서 강의하는 것이 곤혹스러울 때가 많았습니다. 비라도 내리면 시끄러워 지붕에서 새는 빗줄기사이로 목청을 높여야 하고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그래도 참고 견디어 왔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제 마음에 그들을 위해 건물을 지어주고 싶은 작은 소원이 생겼는데 그 작은 소원이 이제 저의 눈앞에 현실이 되기까지는 무려 7년이나 걸렸습니다. 예배당을 건축하면서 많이 힘들었지만 많이 배우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프리카에서 교회건축하면서 힘들었던 것을 간단하게 정리를 해보려고 합니다.

 

1. 법대로 하는 것이 힘듭니다.

사실 아이러니하게도 현지 건축규정을 지키며 법대로 건축하는 것이 불법으로 건축하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듭니다. 그래서 너무 쉽게 불법으로 건축하려는 유혹을 받게 됩니다. 이 유혹을 참고 이기는 것이 힘든 일입니다. 아프리카에서 법대로 교회건물을 건축한다는 것이란 결국 이런 것입니다. 모든 땅은 원래 용도가 지정되어 있습니다. 농사짓는 땅에 가축을 키우거나 개인집을 지을 땅에 예배당을 건축하면 불법이 되는 것입니다. 즉 사유지에 교회건물을 짓는 것은 불법입니다. 많은 헌금을 받아 아무리 잘 지었어도 법적으로는 교회건물이 아닌 개인건물일뿐입니다. 개인 사유지에서 교회건물을 지으려면 돈을 들여서 용도변경을 먼저 해야 합니다. 아니면 반드시 정부 지적도에 명시된 종교부지에다 교회건물을 지어야 합니다. 그리고 정부의 건축규정을 지키면서 건축해야 하는데 이것이 돈을 밝히는 공무원들과 관계된 일이라 종교부지를 확보하는 일도 하늘의 별따기일뿐만 아니라 어렵게 종교부지를 확보했다고 해도 꽤 긴 시간과 돈이 들어갑니다. 이곳 공무원들에게 특히 선교사들은 밥입니다. 요즘 한국에서 갑질문화에 대한 말들이 많은데 아프리카 공무원들의 갑질행태에 비하면 한국의 공무원들은 정말 양반입니다. 여기서 오래 참고 견디며 기다리는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공무원들의 마음을 위해 무엇보다 간절히 기도해야 합니다.

 

2. 현지 공무원들이 제일 힘들게 합니다.

아프리카에서는 어디를 가든지 뇌물에 찌들어있는 현지 공무원들이 있는데 그들은 어떻게든 돈을 뜯어내려고 혈안이 되어있다고 보면 됩니다. 그들의 비위를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아예 모든 계획이 도루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자칫 잘못 그들에게 휘말리면 3천만원으로 지을 건물이 1억을 들여야 할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는 일부러 내버려뒀다가 나중에 가서 이 건물은 불법이니 허물어야 한다고 위협합니다. 단 얼마의 벌금을 내면 무마해주겠다고 하면서 돈을 뜯어갑니다. 그들은 주변에 널린 불법건물들에는 눈감아주고 있다가 진정 법대로 건축하려고 하는 교회에는 어떻게 하든 꼬투리를 잡아 벌금을 물리려고 합니다. 왜냐면 그런 공무원들이 불법으로 땅을 점유하고 불법으로 건물을 짓고 점유하기 때문입니다. 저도 건축업을 하시는 부친을 따라 공사현장에서 놀면서 자랐지만 한국에서는 상상하지도 못할 정도로 이곳의 공무원들은 심각하게 부패하여 있습니다. 그래서 기도하지 않고는 예배당을 지을수 없습니다. 아니면 불법으로 지어야 하는데 그런 경우 거액의 벌금을 물리고 건물이 헐리거나 빼앗기는 등 나중에 더 큰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공무원들의 부패—이것이 아프리카에서 제대로 교회건물을 짓는 것이 어려운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저는 공무원들에게 법으로 정해진 수수료 외에 따로 그 어떤 뇌물이나 금품제공 없이 여기까지 온 것이 모두 하나님의 기적과도 같은 도우심이라 믿습니다.

 

3. 생각지 않은 지출이 힘들게 합니다.

흑인들은 상대적으로 관리력과 계산력이 떨어집니다. 교육의 영향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벽돌을 구하기 위해 여러 곳을 다니며 견적을 뽑아서 주문했는데 정작 벽돌을 쌓고보니 모자라는 경우가 생겨서 두 번이나 따로 주문해야 했습니다. 그러면 배달료도 따로 지출되기에 스트레스가 됩니다. 여유있게 예산을 잡고 시작했음에도 사실 진행하는 과정에서 여유가 없었습니다. 또한 몰래 건자재를 가져가는 동네사람들도 있고 그래서 계산과 관리를 잘 하려고 신경을 많이 써야 했습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쉽게 마음

상하거나 관계가 깨어질 수도 있습니다.

 

4.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일이 의외로 많습니다.

두루 다니면서 견적서를 받은 후 세부항목별로 지출계획을 나름대로 세웠음에도 정작 실행에 옮길 때에는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일이 허다합니다. 생각지못한 변수들이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모릅니다. 하루는 인부들중 한 명이 다쳐서 급히 병원으로 가야만 하는 일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우기철이 아닌데 며칠 비가 내려서 건축일정이 늦춰지기도 했습니다. 시멘트나 모래 등 생각지 않게 자재를 더 사야하는 일들이 생깁니다. 생각지못한 변수들이 발생할 때 당황하지 않고 지혜롭게 잘 대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를 위해 항상 기도를 부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5. 편견을 가진 사람들의 시선이 힘들게 합니다.

삐뚤어진 시선을 가진 사람들의 말 한마디에 힘이 빠지기도 합니다. 특히 교회건물을 지으면서 제가 재산을 축적한다는 식으로 보는 시선들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저와 가까운 분들이라고 여긴 분들입니다. 그래서 더욱 꼼꼼하게 기록하고 영수증을 챙기고 했습니다. 제 명의로 된 땅과 건물이 아니라 정부에 등록된 종교부지에 현지교회이름으로 짓는 것이므로 나 자신을 위해 팔거나 할 수 없는, 저의 이득권과 아무 상관도 없는데도 그렇게 보는 시선들이 힘들게 합니다. 그래서 심지어 교회에 새겨질 머릿돌에서 제 이름조차 빼버리게 했습니다. 현지 목사는 왜 제 이를을 뺐냐고 의아하게 보더군요. 저는 쇠하고 주님의 말씀은 흥해야 합니다.

 

6. 성실하게 일하는 일꾼을 만나기가 힘듭니다.

노동력을 제공하는 인부들을 잘못 만나면 낭패가 아닐 수 없습니다. 돈을 받고 술로써 탕진해버리고 해야하는 일은 계속 미적거리면 정말이지 속이 타들어 갑니다. 남아공 현지인들을 인부로 고용하면 대부분 거의 그렇다고 보면 됩니다. 위험한 공구를 다루고 넓은 땅을 파고 벽돌을 쌓고 시멘트를 바르고 트러스를 짜서 올리고 위험한 지붕에 올라서 기와를 올리는 등의 노동계약을 지혜롭게 잘 맺어야 하고 인부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남아공 인부들과 계약을 맺으려고 했다가 결국 막판에는 인근 나라인 짐바브웨에서 인부들과 계약을 맺었는데 인건비관련 예산을 절반이나 줄일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다들 신실한 크리스챤들이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이들이 아니었으면 제때에 완공하는 것은 힘들었을 것입니다. 이처럼 가슴을 쓸어내리는 일이 많습니다.

 

7. 결국 힘들게 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돈은 필요한 대로 하나님께서 늘 채워주십니다. 그러나 힘을 빼앗는 것은 돈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의 신중하지 않게 내뱉는 말입니다. 주님을 위해 선한 일을 힘쓸수록 사람들로부터 힘을 뺏기는 말을 많이 듣게 될 것입니다. 순수할수록 더욱더 상처를 쉽게 받을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 마음을 가다듬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에게 하신 말씀대로 강하고 담대하게 마음을 먹어야 합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김광락선교사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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