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의 넷째 날: 하늘의 광명체
넷째 날 창조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하나님이 가라사대 하늘의 궁창에 광명이 있어 주야를 나뉘게 하라 또 그 광명으로 하여 징조와 사시와 일자와 연한이 이루라 또 그 광명이 하늘의 궁창에 있어 땅에 비취라 하시고 (그대로 되니라) 하나님이 두 큰 광명을 만드사 큰 광명으로 낮을 주관하게 하시고 작은 광명으로 밤을 주관하게 하시며 또 별들을 만드시고 하나님이 그것들을 하늘의 궁창에 두어 땅에 비취게 하시며 주야를 주관하게 하시며 빛과 어두움을 나뉘게 하시니라 하나님의 보시기에 좋았더라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이는 넷째 날이니라”(창 1:14-19)
해와 달과 별들과 같은 천체들이 창조되고 있다. 우리는 성경 본문에서 주기율표의 원자번호를 따라 낮은 순서에서 점점 높은 순서를 향해 물질이 창조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작은 원자들이 융합되면서 단순한 질서에서 복잡한 질서로, 가벼운 질량에서 점점 무거운 물질 덩어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특히 태양은 지구의 모든 생명체에 빛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태양은 수소 원자의 플라즈마(전자와 양성자가 고온으로 인해 분리된 상태) 덩어리이다. 태양의 중심부에는 엄청난 중력으로 수소 원자의 양성자들이 서로 모이게 되고 서로 융합되면서 헬륨 원자로 바뀌는 과정에서 질량 차이가 열과 빛 에너지로 바뀌게 된다. 매초마다 중심부에서는 약 6.5억 톤의 수소 원자가 핵융합을 일으킨다. 그때 발생하는 열과 빛이 태양의 표면까지 올라오기까지는 17만 년이 걸린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다. 태양 중심부에서 발생한 에너지가 오랜 세월을 거쳐서 태양의 표면까지 올라온 후 다시 태양 표면에서 출발한 빛 에너지는 8분 19초를 달려서 지구에 도착하게 되고 지구의 모든 생명체에 에너지를 공급하게 된다. 태양으로부터 온 빛 에너지를 받기 전까지 식물들은 씨앗의 형태로 땅속에 있었을 것이다.
태양의 수명은 약 109억 년으로 계산이 되는데 현재의 나이는 46억 년이다. 태양은 수소 원자라는 연료를 다 태우고 나면 다른 별들과 같은 최후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약 7억 년이 되면 태양이 지금보다 더욱 뜨거워지게 되는데 그러면 지구의 생명체는 그 열기에 사라질 것이다. 태양이 122억 년이 되면 점점 팽창하게 되어 지구를 삼킬 정도의 적색 거성이 될 것이다. 그리고 결국 행성상 성운을 지나 백색왜성으로 남는 최후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성경의 창조기록에 의하면 태양의 존재보다 땅이 먼저 존재하고 있던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땅은 셋째 날 창조에서 등장하고 태양과 달과 별들은 넷째 날 창조의 기록에 등장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가 과거에 끝난 완료형이 아니라 과거에 창조하신 일이 지금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현재분사형으로 이해할 때 어느 정도 오해를 풀 수 있을 것이다. 즉, 태양과 같이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의 창조는 첫째 날부터 지금 이 시간까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하는 사실이 있다. 하나님은 과학책을 서술하게 하신 것이 아니다. 광야 이스라엘 백성에게 그들이 어디서 온 백성인지 그들의 기원에 관하여 말씀하고 계시는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천지창조의 이야기는 과학적 사실을 나열하는 것이 그 목적이 아니라 그들을 광야로 인도해 내신 하나님이 어떤 분인가를 보여 주고자 하는 의도인 것이다. 하나님께서 창조기사를 통해 시내산에 서 있던 광야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고자 하시는 말씀은 이것이다. 하나님은 그들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을 위해 모든 준비가 완료된 상태에서 하나님은 그들을 구원하셨다. 이처럼 하나님은 그들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미 알고 계시며 미리 준비하신 분이심을 이스라엘 백성이 알고 신뢰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계신다.
우리가 창세기 1장의 천지창조 이야기를 관찰할 때 하나님은 결코 무작위로(at random) 만물을 창조하신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날 창조하신 빛은 넷째 날 창조하신 해달별과 같은 천체들과 연결되고 있고, 둘째 날 창조하신 물과 물 사이의 궁창은 다섯째 날 창조하신 새와 물고기 창조와 연결되고 있으며, 셋째 날 창조하신 땅과 땅 위의 초목들은 여섯째 날 동물들과 인간을 창조하신 것과 연결되고 있다. 즉, 처음 세 번의 창조는 후반 세 번의 창조를 위한 준비 작업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창조기사의 기록 목적은 하나님께서 얼마나 세심하게 피조물들을 배려하고 계시며 준비하고 계시는가에 대하여 강조하는 것이 틀림없다. 따라서 이러한 목적으로 진술한 창조 이야기를 과학적으로 따지고 들면서 “비과학적이므로 진리가 아니다.”라고 단정한다면 오만과 독선의 함정에 빠진 것이다.
이야기는 원래 목적대로 이해하면 된다. 하지만 굳이 비판하는 과학자들의 눈높이에 맞추어서 이야기를 하자면, 첫째 날 빛을 창조하실 때 이미 물질세계는 폭발하듯이 전 우주 가장자리로 향하여 거센 파도와 쓰나미처럼 요동치며 퍼져 나가면서 온갖 천체들, 즉 별들과 은하들, 은하들이 모인 은하단들이 만들어지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 이미 별들의 생성과 죽음이 반복되면서 블랙홀도 생기고 강력한 중력을 내뿜는 블랙홀을 중심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태양계를 비롯한 크고 작은 여러 태양계들이 공전하기 시작하고 은하들이 더 큰 질량을 지닌 블랙홀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은하단이 이미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보아야 한다. 천문학자들은 우리 태양계가 속한 은하단에 약 2,500억에서 4,000억 개의 별들이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한 은하가 또한 우주 전체에서 1천억 개가 넘을 것이라고 한다. 하나님의 창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넷째 날 창조에 해달별과 같은 천체(celestial stars)가 처음 등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첫째 날 창조하신 빛은 계속 원자와 분자 그리고 물질 덩어리를 계속 만들고 있고 은하들과 은하단들이 계속 창조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천체에서 나오는 빛은 수십억 광년을 여행해서 이제야 본격적으로 지구에 비추기 시작한 것이다. 태양으로부터 오는 빛이 지구에 중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고 달은 그 태양 빛을 반사하여 밤을 밝히고 있으며, 수십억 광년을 거쳐 지구에 도달한 빛은 그 찬란함과 화려함을 뽐내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은 마지막에 창조될 인간을 위해 섬세하게 준비된 것이다. 훗날 하나님께서 아브람을 부르시고 그와 언약을 맺으실 때 그를 텐트 밖으로 불러내시고 그에게 밤하늘의 무수한 별들을 보여⋁주시면서 아브람에게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셨다.
“그를 이끌고 밖으로 나가 가라사대 하늘을 우러러 뭇별을 셀 수 있나 보라 또 그에게 이르시되 네 자손이 이와 같으리라 아브람이 여호와를 믿으니 여호와께서 이를 그의 의로 여기시고”(창 15:5-6)
그러면 우주 전역에 무수한 별들과 은하들의 존재는 인간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천문학자들에게는 단지 그 천체가 어떻게 존재하고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 현상을 관찰하고 그 속에서 법칙을 찾아내는 것이 목적이겠지만 성경은 천문학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기 위해 기록된 책이 아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하나님이 어떤 분인가를 알려 주기 위해 기록된 책이다. 성경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그들의 존재 목적과 함께 만물이 존재하는 목적에 관해 말하고 있는 계시의 책이다. 우주에 떠 있어 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는 천체는 자신의 아들을 닮은 무수한 하나님의 아들들에 대한 하나님의 비전을 나타낸 것이다. 하나님의 아들들의 출현에 대한 하나님의 꿈이 형상화된 것이다. 천체(celestial beings)는 하나님의 자녀에 대한 하나님의 꿈이다. 성경은 때로 하나님의 천사들을 ‘하나님의 아들들’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하루는 하나님의 아들들이 와서 여호와 앞에 섰고 사단도 그들 가운데 왔는지라”(욥 1:6;2:1)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에 네가 어디 있었느냐 네가 깨달아 알았거든 말할지니라 누가 그 도량을 정하였었는지, 누가 그 준승을 그 위에 띄웠었는지 네가 아느냐 그 주초는 무엇 위에 세웠으며 그 모퉁이 돌은 누가 놓았었느냐 그 때에 새벽 별들이 함께 노래하며 하나님의 아들들이 다 기쁘게 소리하였었느니라”(욥 38:4-7)
구약의 예언자들은 부활하게 될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늘의 별과 같이 영원히 빛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지혜 있는 자는 궁창의 빛과 같이 빛날 것이요 많은 사람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한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비취리라.”(단 12:3)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형상대로 사람을 만드시기 전에 그 만드시는 목적을 알리는 존재들을 우주 전체에 가득 뿌려 놓으셨다. 밤하늘을 비추는 수많은 별들은 하나님의 백성에 대한 하나님의 비전을 나타낸다. 하나님의 궁극적인 목적은 하나님의 아들들을 얻는 것이다. 그 아들들을 향한 아비의 사랑과 기쁨을 우주에 가득 찬 천체들이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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