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상담

가스라이팅

등불지기 2024. 10. 7. 11:21

 

가스라이팅

 

이것은 현대를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그리스도인들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용어입니다. 이것은 타인의 판단력에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말함으로써 서서히 판단력을 잃게 하여 자신의 말에 복종하게 하려는 심리를 지배하고자 하는 시도입니다. 상대방을 자신의 뜻대로 통제하고 이용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기 자신에 대해 의심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자신의 판단력을 무장해제시켜야 자신의 말을 따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시도는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시도를 하는 사람은 자신의 필요를 위해 상대방을 이용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으며 자신이 결코 가해자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가스라이팅의 방법으로는 다양한데, 거짓말, 사실을 부정하는 말, 모순적인 표현, 비난하는 말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자신의 분별력을 의심하게 만들고 점차적으로 판단력을 잃게 함으로써 가해자의 말에 의존하게 되고 복종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매우 심각한 정서적 학대에 해당하지만 가해자는 이것을 학대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상대방을 위하는 말이라고 가해자 스스로를 또한 철저히 속입니다.

 

가스라이팅(Gaslighting)이란 용어는 1938년 영국에서 상영된 연극 Gaslight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연극에서 주인공 폴라는 이모로부터 거액을 상속받지만 유산을 노리고 폴라와 결혼한 남편 그레고리가 폴라의 재산과 보물을 차지하기 위해 폴라로 하여금 계속적으로 자신을 의심하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그레고리가 폴라의 보물을 훔치고 나서 폴라의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말을 하는 것입니다. 그레고리가 폴라의 보석을 훔치기 위해 폴라의 다락방을 뒤질 때 폴라의 방에 있는 가스등 불빛은 희미해진다. 다락방에서 들리는 이상한 소리에 관해 폴라가 말을 하지만 그레고리는 폴라가 헛것을 보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폴라는 정신적으로 불안해하기 시작합니다.

 

가정이나 교회에서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려는 사람이 이러한 가스라이팅 방법을 자주 그리고 즐겨 사용합니다. 가스라이팅을 하는 가해자는 자신의 영향력을 키우고 확대하기 위해서 상대방의 인식과 판단과 감정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분별하지 못하도록 지속적으로 언어폭력을 가합니다. 앞서 말했지만 가해자는 이것에 대해 가해라고 결코 생각하지 않으며 그렇기 때문에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못합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가해자는 상대방을 사랑하고 위한다는 명분을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가정에 부모가 될 수 있고, 형이나 누나가 될 수 있으며, 교회에서는 목회자나 장로가 바로 이러한 가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권위주의적이고 지배하려는 욕망이 큰 사람일수록 이러한 가스라이팅 수법에 매우 능숙합니다.

 

가스라이팅의 방식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우선 가해자는 피해자의 말을 경청하지 않고 무시합니다. 피해자 또는 상대방의 판단력과 감정을 존중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상대방 혹은 피해자가 자신의 감정에 대해 어렵게 끄집어내어서 말하면 가해자는 이런 식으로 말합니다. “당신은 상처를 잘 받는 사람이군요혹은 당신은 자기 자신만을 사랑하는 사람이군요.” 이런 식으로 말하면 피해자는 , 내가 그런가?’ 라고 자기 자신에 대해 의심을 하게 됩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피해자는 결국 자기 자신의 판단력을 상실하게 되고 결국 가해자의 판단과 결정에 의존해버리게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출애굽기에서 바로가 벽돌을 굽는 할당량을 늘렸을 때 이스라엘 장로들은 바로에게 나아가 불평합니다. 그때 바로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너희가 게으르다. 게으르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 거야바로의 말은 전형적인 가스라이팅입니다. 히브리인들을 통제하고 노예로 부리기 위해 권력자 바로는 가스라이팅을 한 것입니다. 이런 식의 대화가 가정에서 그리고 교회에서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가스라이팅을 이해하면서 우리는 상대방을 위하여 하는 말이 오히려 상대방을 정신적으로 억압하는 심리적 학대를 가하는 무서운 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리고 반면교사로 가스라이팅을 통하여 상대방을 통제하고 부리기 위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상대방을 세워주고 성장시키는 말을 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첫째, 상대방으로 하여금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내릴 수 있도록 해방시켜주어야 합니다. 가해자 자신의 판단과 결정에 의존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 자신이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둘째, 상대방의 말을 진심으로 경청해야 합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감정을 읽어낼 줄 알아야 합니다. 여기서 공감능력이 나옵니다. 공감할 줄 아는 능력은 가스라이팅을 피하는 거의 유일한 방법입니다. 셋째, 자신을 지키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만약 어떤 판단이나 결정을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에게 의존하게 하는 식의 대화는 가능하면 피해야 합니다.

 

혹시 다음과 같은 말을 즐겨 하지 않는지 한번 돌아보기 바랍니다.

1. “너는 너무 예민해” (피해자의 감정을 무시함)

2. “너는 잘못 기억하고 있어” (피해자의 기억을 의심하게 함)

3. “다른 사람들도 너를 그렇게 보고 있는거야” (피해자를 고립시킴)

4. “너는 항상 그런 식이야” (피해자의 자존감을 낮춤)

5. “내가 너를 사랑하니까 이런 말을 하는거야” (가스라이팅을 정당화함)

6. “나에게 도움이 될지 한번 두고 볼 거야” (이용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냄)

7. “잘못 보고 있는거야” (판단력을 흐리게 함)

 

대신 우리는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1. “너는 분별력이 있어. 그러니 네가 판단하고 결정해

2. “내가 너를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3. “이것을 이렇게 바라볼 수는 없을까?”

4. “그렇게 느끼고 생각할 수 있지

5. “너는 지금 매우 잘 판단하고 있는거야

6. “나에게 묻지 말고 너의 주님께 나아가 기도하고 스스로 결정을 내려

7. “너는 훌륭한 사람이야. 따라서 훌륭한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그렇게 살 수 있어

 

교회 리더가 빠지기 쉬운 교묘한 함정인 가스라이팅을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의 가스라이팅에도 자신을 잃지 말고 지킬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김광락 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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