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강의를 마치고 함께 점심을 먹은 다음 졸업사진을 찍었습니다.
졸업식은 12월에 있지만 졸업식때 사진을 나눠주기 때문에 미리 찍었습니다.
코코시Kokosi란 마을은 금광에서 일하는 광부들로서 주로 이루어진 작은 흑인타운으로서
제가 혼자서 들어가 개척한 목회자 훈련 클라스를 시작한 곳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지역에서 클라스를 섬겨보았지만 둘 혹 여러 선교사님들이 함께 동역을 한 것과 달리
이곳 코코시 마을의 클라스는 완전 맨 땅에 헤딩하듯이 혼자서 시작한 곳이기에 다른 클라스보다 특별히 애정이 갑니다.
처음에는 혼자서 마을을 둘러보기도 하고, 사람을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하면서 몇 개월을 준비한 끝에
정말이지 하나님의 은혜로 시작한 클라스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 12명으로 시작하였으나 어느새 9명이 고정적으로 출석하게 되었습니다.
2년 동안 부족한 저와 함께 잘 따라와준 목회자 학생들이 자랑스럽고 또 사랑스럽습니다.
뒷줄 좌측으로부터
Sam T. tsimane, Sthembiso S. Jwara, Tshokolo B. Kiviet, Mogale S. Legete, Nkosibekiw P. Mhlanga
앞줄 좌측으로부터,
Petros M.P.Molefe, S.Zwelakhe Zwelibanzi, 저, Petrus T.Maleke, Vusi Borole 입니다.
이제 남은 두 과목(교회사, 제자도와 세계선교)만 끝내면 이들은 수료하게 됩니다
비록 정부에서 인정하는 정규과정은 아니지만 (정규신학과정은 돈과 시간 때문에 현지인들이 엄두를 내지 못하지요)
비정규신학훈련을 통해서 이들이 성경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설교하는 것이 달라지고, 목회관이 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이땅에서 얻는 가장 큰 보람이자 즐거움입니다.
평생에 처음 가운과 사각모를 써보니 다들 얼마나 기뻐하며 들떠하는지 모릅니다..
지켜보는 저로서도 덩달아 기쁘고 즐거웠습니다.
9명 목회자 중에 오직 한 사람만 정규대학(University of South Africa)를 졸업했습니다.
디플로마 학위를 가진 목회자가 제가 가르치는 과정에 포기하지 않고 잘 따라와준 것도 감사한 일입니다.
정규대학을 졸업한 분 쳄비쏘 라는 이름의 학생인데
사진을 찍기 전에 제게 이런 말을 하더군요..저와 나눈 대화를 잠시 소개하자면..
"목사님, 책도 참 좋고, 강의도 좋은데 제가 대학교 다닐 때와 비교하면 너무 쉬운 것 같아요. 시험도 없고, 숙제도 내주지 않고"
"그래서 만족스럽지 않다는 건가요?"
"네, 솔직히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우리가 과연 졸업할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데이빗 목사님(저를 모두들 그렇게 부릅니다.)은 만족하시나요?"
"저도 솔직히 만족하지 않아요. 그렇다고 실망하지는 않아요"
저는 그분에게 계속 설명해주었습니다.
"슨탠리 목사님(그분의 영어이름입니다), 목사님은 정규대학을 나와서 우리가 2년 가까이 공부하는 것에 성에 차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도 4년 전에 마멜로디에서 가르칠 때에는 시험도 치고 숙제도 내주었습니다. 그러나 이곳으로 와서 주로 시골 지역으로 들어가서 클라스를 시작하면서 학생들이 다 목회자들이고 설교자들이라도 배우는 수준이 달라서 타협할 수밖에 없었어요. 어떤 지역은 제가 영어로 강의하고 다른 분이 수투어나 쯔와나어로 통역해야만 했어요. 그리고 목사님이 다닌 정규대학교와 제가 하는 클라스가 다른 점이 있어요. 정부가 인가한 정규학교는 학비를 많이 내게 하고 공부도 많이 시키는 것이 사실이에요. 하지만 졸업장을 주고는 끝이에요. 교수와 학생들은 더 이상 관계할 일이 없지요. 하지만 제가 하는 클라스는 수료증을 주는 것이 목표가 아니에요. 졸업한 이후에도 계속 관계하면서 지역의 변화를 위해 엽합하게 하고 무엇보다 졸업한 분들 중에서 저와 같이 성경과 신학을 가르치는 강사를 세우는 것이 목표이지요. 학생도 모집하고 또 가르칠 수 있도록 하지요. 물론 전임 강사와 함께 뛰는 거지요. 그래서 목사님이 지금까지 공부하면서 더 깊게 공부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함께 가르치면서 더 공부하면서 알아가는 것이에요. 만약 목사님이 스스로 만족하지 못한다면 1년 동안 더 공부하고 내년 졸업식에 졸업하면 됩니다."
제가 이렇게 설명하니까 그제야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이해를 한다고 합니다.
학생들에게 비싼 수업료를 받고 가르치는 정규신학교 과정이라면 시험도 치고 더욱 깊이 공부를 하게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의 목표는 정규신학교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아프리카에 토착화된 신학적 제자훈련을 확립하는 것입니다.
비싼 수업료를 내게 하고 깊이있는 수업을 진행할 수 있지만 학생들의 지적 수준에 맞추어야 했기에 어느 정도는 제가 물러나야 했습니다.
제가 하는 사역은 정규신학교 사역이라기보다는 목회자를 위한 신학적 제자훈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정규신학교와 교회의 제자훈련 중간 정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교육과 훈련의 기회를 제공하되
졸업생 중에서 가르치는 일을 맡기면서 그들 스스로 더 깊이 배우며 훈련받도록 돕는 것입니다.
오늘은 프레토리아Pretoria에서 특별손님이 오셨습니다.
프레토리아에서 ABBA (Africa Bible Based Academy)를 섬기시는 김경열 선교사님이 졸업사진을 찍어주시기 위해 130km를 내려오셨습니다.
저는 학생 대표인 샘 은찌마 목사님에게 손님이 내려오니까 점심도 예전보다 더 맛있게 준비하고 또 가실 때 여비도 조금 챙겨드리라고 말했습니다.
전세계에서 신학교사역을 하는 선교사님들이 있지만 그래도 학생들이 아무리 가난하여도 스스로 학비를 거두어서 음식도 스스로 준비하고 손님대접도 하도록 한다는 자부심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그래도 가운,후드, 사각모는 이곳 현지에서 구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에서 주문 제작하여 공수해와야 합니다.
12월에 있을 연합 졸업식에는 물 65여명의 졸업생이 배출될 듯 하네요..추가로 가운과 후드를 한국에 주문해야 했다고 하네요..
사진을 찍은 후에 이렇게 학생들에게 설교준비와 작성과 전달에 대해 또 자세하게 강의도 해주셨답니다.
이달 말(9월 29일)에 있을 1회 설교대회preaching contest에 심사기준에 대해서도 알려주셨습니다.
선교사님은 저와 함께 신대원에 함께 입학한 입학동기로서 선교지에는 저보다 4년 먼저 들어오셨지요..
신대원에서 어학강좌때 신입생들에게 성경원어를 가르칠 정도로 원어와 성경신학에 탁월한 분인데
아프리카에서 가난하여 신학훈련을 받지 못한 현지인들에게 값없이 봉사하고 계십니다.
비록 거리는 떨어져 있지만 언제든 협력할 수 있는 평생 동역자로 선한 일에 같이 힘을 내려고 합니다.
내년부터는 가난하여 책을 구할 수 없는 교회 자도자들을 위하여 문서선교사역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몇년 전부터 하도 제게 부담을 주셔서 이번에는 못이기고 순종하는 마음으로 섬겨보려고 합니다.
대학 다닐 때 학보사에서 근부하고, 신대원 다닐 때는 학회와 원우회 학회지인 로고스 편집장으로 섬긴 저를 크게 알아주시는 것에는 감사하지만
문서사역은 필요성은 늘 동의하지만 워낙 신경쓸 일도 많고 잔 업무가 많아서 늘 차일필 미루어왔었지요..
주님께서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저의 보잘 것 없는 경험을 사용하기 원하신다면
즉시 기쁘게 그리고 온전하게 순종해야 하겠지요..
2012년 9월 15일
김광락 선교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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