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MP 이야기

교회사 강의

등불지기 2012. 10. 24. 04:32

 

신학훈련이 이루어지는 강의실 내부입니다. 양철지붕이 낮아서 여름에는 곤혹스럽습니다. 그래도 제가 지금까지 경험한 강의실 중에서 그나마 많이 나은 편이라 감사하고 있습니다. 비록 양철건물이지만 제법 넉넉합니다. 강의실과 강의시간은 전적으로 현지인들이 정하도록 합니다. 물론 출석표와 수업일수class hour는 있습니다. 공부를 빨리 끝내고 싶으면 자기들끼리 시간을 정해서 더 자주 모이기도 합니다.

 

 

수업시작하기 전에 이 교회 목사이며 클라스의 반장이며 또한 회계를 맡고 있는 샘 은찌마네 목사님과 교제하는 장면입니다.

샘 목사님은 유머가 풍부한 분인데 저와 동갑내기입니다. 제가 어려보이나요? ㅎㅎ

이분으로부터 아프리카의 여러 가지에 대해 이것 저것 많이 듣고 배우고 있습니다.. 배우는 즐거움이 있어야 오래 사역하겠지요?

 

 

이 교회의 장로님(현지어로 '바홀로'라고 하지요)이면서 클라스에서 유일한 장로님이기도 한 분입니다. 이름은 몰레페Molefe입니다.

제가 보츠와나 근처의 이쪼셍이란 클라스에도 가는데 그곳에서 자란 분입니다. 너무 선하고 신실한 분입니다.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다른 학생들이 오기까지 기다리면서 서로 담소를 나누는 모습입니다.

저는 가는 곳마다 만날 때나 헤어질 때 "마라나타"라고 고백하면서 아프리카식 악수를 나눈 다음 서로 안아주며 축복하도록 합니다.

저의 학생들은 만날 때마다 '마라나타! He is coming!"이라고 말하며 인사를 나눈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데리러 오신다는 것!! 기독교의 소망이며, 언제나 들어도 흥분되는 말입니다.

MARANATA!!

 

수업은 언제나 찬양과 뜨거운 기도로 시작하고, 기도로 마칩니다. 단지 지식전달에 그치지 않고 생각의 변화 생활의 변화 그리고 사역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강의는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일은 거의 없고 언제든 질문을 하거나 자기만의 코멘트를 발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강의 중간에 언제든 손을 들면 코멘트를 하게 하는데 학생들이 코멘트를 많이 할수록 수업은 잘 진행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교회사를 공부하는 중입니다. 이날은 종교개혁사(1517년 루터의 95개조 반박문 사건부터 1648년 30년 전쟁과 웨스트팔리아 조약까지의 교회역사를 다루었습니다. 종교개혁이 왜 일어났는지, 종교개혁자들은 어떤 사람들이 있었는지, 종교개혁자들을 네 그룹(루터런, 앵글리컨, 리폼드, 그리고 아나뱁티스트)으로 나누는 기준에 대해서, 각각의 그룹이 주장했던 교리들은 어떤 것이었는지, 그들의 공통점과 차이점, 특히 루터와 칼빈의 교리적 차이점, 그리고 그들이 함께 진리의 문제에 대해 로마 카톨릭과 싸웠던 것이 어떤 것이었는지, 로마 카톨릭은 종교개혁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30년 전쟁이란 무엇이며, 청교도와 위그노는 무엇이며, 남부아프리카는 종교개혁과 어떤 상관이 있는지, 아프리카에 로마 카톨릭의 영향은 무엇인지, 우리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우리가 싸워야 할 로마 카톨릭의 교리적, 의식적 잔당은 무엇이 있는지, 등에 관해 2시간 여에 걸쳐서 중요한 요점을 중심으로 다루었습니다.

 

잠시 급진성을 기준으로 종교개혁자들을 네 그룹으로 나눈 기준에 대해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least radical-Lutherans-Germany-retained much ritual not forbidden by the Bible(allowed whatever the Bible did not prohibit)

(2)less radical-Anglicans-England- nearly the same as Lutheran

(3)mostly radical-reformed and presbyterians-Switzerlnd, France, Scotland, Holland, Hungary-rejected all doctrine and practice not authorized by the New Testament (rejected whatever the Bible did not specifically allow)

(4)most radical-Germany, Switzerland, Moravia-radical free-believers who sought to re-establish the pattern of primitive NT church and worship

학생들에게 "당신들은 어느 편입니까?What side are you on?"라고 물어보니 다들 웃더군요..그러면 어느 편을 좋아하느냐Which side do you want?고 하니까 (3)번이 맘에 든다고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아프리카 독립교단 교회들을 가보면 율법주의적 요소들과 카톨릭적 의식들과 사고방식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신학적 색깔이 뭐라고 하기에 어렵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곧바로 집으로 가지 않고 몇몇은 남아서 저와 함께 피드백도 나누고 질의응답도 하는데, 어떤 분이 제게 이렇게 말하더군요.."Pastor David, I grew up in a protestant church. Even though I am a pastor, but I didn't know the meaning of "protestants" at all. Today, I knew its meaning exactly. Thank you very much, my teacher." 그리고 자신이 프로테스탄트(truth-fighter)인 것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하더군요..프로테스탄트의 의미를 자신있게 설명할 수 있게 되어서 너무 좋다고 해맑게 웃더군요. 그리고 또 하는 말이 많은 흑인교회들이 시행하고 있는 많은 습관들이 로마 카톨릭에서 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예를 들어, 성직매매, 손수건이나 가운 등을 거룩한 것이라고 하며 파는 것, 교황적 지위와 권위, 가운숭배, 촛불기도, 성수 및 오일판매..등등 뿐만 아니라 교리적으로도 오직 성경, 오직 믿음을 가르치는 데가 거의 없고 행위구원에 대해 강조하고 가르치는 등등...이런 피드백을 접할 때마다 강의하는 보람이 있습니다. (웃지 못할 사실은..어떤 한인 선교사님은 아프리카 교회들이 판매하는 '거룩한 오일'을 몇 병 사서 한국으로 가져가 선물한다네요..효험이 있다면서 말이지요..허허 이거 참..ㅠㅠ)

 

150여 킬로 떨어진 곳에서 저와 같이 신학사역하는 어떤 선교사님은 성경과 교리과목을 강조하는데 비해 저의 경우 교회사 과목을 특히 강조하는 편입니다. 첫째, 교회사에 대해 공부한 현지인은 거의 없기 때문이고, 둘째, 교회사가 아프리카 지도자들에게 주는 영향력 때문입니다. 나름 설교를 한다고 하는 아프리카 교회 지도자들 중에 교회사를 정식으로 배운 사람은 100명 중에 한 명 있을까 정도입니다. 저는 아프리카에서의 신학사역에서 교회사는 매우 중요한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사를 공부한 현지인들마다 자신들이 누구인지, 자기들이 갖고 있는 문제들이나 씨름하는 논쟁들이 교회사에서 이미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분들은 몰라도 저의 경우는 교회사 강의가 아프리카 현지인 지도자들을 변화시키는 영향력이 제일 큰 것 같습니다. 아프리카에서의 신학교육은 세계관과 가치관의 변화를 목표로 삼아야 하는데 현지인들의 사고방식과 목회태도를 바꾸는데 교회사Church History Survey만한 과목이 없습니다.

 

하지만 교회사를 영어로 강의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사람이름, 장소, 교리적 논쟁, 어려운 용어들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모릅니다. 2천년 역사이니 내용도 얼마나 방대한지요..그래도 현지인들의 눈높이에 맞추어서 쉽게 교회사를 강의하려고 노력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클라스를 섬기면서 모든 과목을 끝내고 설문조사를 하면 많은 현지인들이 교회사 공부가 제일 유익했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교회사 공부에는 단순한 역사공부만이 아니라 온갖 교리공부도 포함되어 있고, 2천년 역사에 담긴 지혜를 얻는 것이고, 또 현지인들 스스로가 반복하는 실수들도 발견할 수 있고, 또 현지인들이 설교할 때 유용한 예화들도 발견할 수 있고, 무엇보다 교회사 공부를 통해 자신들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보게 되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아프리카 신학훈련사역에 그 어떤 과목보다 중요하고 강력하며 또 필요한 과목이 교회사 공부입니다.

과거를 알면, 현재를 이해하게 되고, 미래를 볼 수 있게 됩니다.

 

South Africa,

김광락 선교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