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지에 나오기 전 준비해야 할 것들
선교에 대한 소명은 받았는데 언제 선교지에 나가는 것이 좋을까요?
그리고 선교지에 나가기로 결심했는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좋을까요?
선교사로서 선교지에 나오기 전에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을 정리해보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선교에 대한 소명을 주셨다고 곧바로 선교지에 당장 나오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전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어떤 이에게 소명을 주실 때는 그 소명을 이룰 수 있는 은사와 능력도 동시에 주시지만 선교지에 나오는 것은 결코 동시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저는 선교에 대한 부르심을 중2때 받았지만 선교지에 나오기까지 무려 30년이 넘게 걸려야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선교지에서 내 삶을 헌신해야겠다고 결심한 순간부터 실제로 선교지에 나오기까지 3년 이상이 걸려야 했습니다.
지금 제가 느끼는 것은 좀 더 많이, 잘 준비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소명을 받자 마자 선교지로 곧바로 나오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준비하는 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고
준비가 되었다면 늦은 나이에 선교지에 나오는 것도 더 좋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20대에 선교지에 나오는 것보다 잘 준비해서 40대에 선교지에 나오는 것이 더 나을 수 있고 선교지에서 더 잘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파송교회
파송교회는 가장 중요한 준비 중에 하나입니다. 어떤 분은 파송교회 없이 선교지로 나오기도 합니다만 파송교회가 있다는 것은 선교사에게 큰 축복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재정적인 든든함도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언제든지 기도를 요청하면 기도해줄 수 있다는 안정감입니다. 안식년을 맞이하여 귀국할 때 가족처럼 맞이해주고 환영해줄 수 있는 가정과 같은 포근함이 있다는 것은 선교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에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지원군입니다. 파송교회를 은혜 가운데 만나게 되면 곧바로 파송을 받지 말고 파송 받기 전에 최소한 1년 이상 전임으로 사역하며 섬기는 것은 1보 후퇴하는 것 같지만 실은 2보 전진하는 것입니다.
파송기관
선교단체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 역시 선교사에게 큰 힘이 됩니다. 소속감은 물론이고 현지에서 비자문제가 발생할 때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무엇보다 선교사의 재정관리 및 위기관리 등 여러모로 큰 힘이 됩니다. 저는 안식년을 맞아 한국을 방문했을 때 파송교회와 파송단체에서 서울과 지방에서 가족이 머물 수 있도록 각각 안식관을 제공받았는데 어찌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건전한 선교정책을 가지고 있는 선교단체에 소속되어 있는 것은 큰 축복입니다.
후원자 그룹
선교지에서 자비량으로 일하면서 사역을 할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 사역이 위축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보기도의 힘은 선교지에서 막강한 것입니다. 사역자를 위해 기도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기도후원자들이 많다는 것은 분명 크나큰 축복입니다. 재정후원도 사실 매우 큰 것입니다. 아무리 물가가 싼 아프리카라 할지라도 외국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큰 비용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저의 경우는 한 달에 5천원씩 혹은 만원씩 정기적으로 후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저는 그 모든 분들의 명단을 가지고 있고 날마다 주님 앞에 감사드리며 축복하고 있습니다. 그분들은 제가 아프리카에서 하루하루 은혜로 살아가고 있음을 느끼게 만들어주시는 분들입니다. 어떻게 그분들을 만나게 되었을까요? 하나님의 은혜이지요..한국에서 20여년 교역자로 교회를 섬길 때 하나님 말씀 안에서 함께 희노애락을 나누었던 분들입니다. 저는 주님 앞에 그 모든 분들의 이름을 가지고 갈 것입니다. 그분들은 제게 주님 앞에 큰 자랑이요 면류관입니다.
영어회화
기본적으로 영어는 파송되기 전에 반드시 준비되어야 하는 부분입니다. 현지 언어는 현지에 와서 따로 공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어는 파송되기 전에 미리 준비되어야 합니다. 제가 아는 어떤 선교사님은 현지 관공서나 은행에 가는 것도 어려워해서 다른 한인에게 동행을 부탁해야만 하는 것을 볼 때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일상영어회화는 기본입니다. 이것이 준비가 안 되어서 현지에 와서 영어를 공부하려고 하면 언제 현지어를 공부하고 언제 사역을 시작할 수 있겠습니까? 할 수만 있다면 영어로 강의하고 설교하는 것까지 준비가 된다면 더 좋겠지요. 하지만 최소한 영어회화 정도는 마스터를 해두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언어에 대한 감각은 어느 정도 있어야 합니다. 스스로 어떻게 공부해야 언어를 잘 마스터할 수 있는지 언어에 대한 기본감각이 준비되어야 합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만 해도 정부가 인정하는 공식언어만 11개나 됩니다. 그 외에도 부족어가 많습니다. 그러니 평생 언어공부만 해도 시간이 부족한 것입니다. 저는 몇 가지 부족어는 인사말 정도만 구사할 정도이고 현지인들에게 강의할 때는 영어를 사용합니다. 인사말 몇 개만 강의할 때 사용해도 강의의 효과는 매우 큽니다. 한국에 있을 때 중국어는 초급정도 했고, 불어는 혼자서 자습한 적이 있습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다닐 때는 독일어를 조금 했고요. 어느 언어든 마음만 먹으면 6개월 정도면 회화 초급 정도는 가능합니다.
운전면허
아프리카는 대중교통이 발달되어 있지 않습니다. 한국이나 동남아만 해도 대중교통이 발달되어 있지요. 하지만 아프리카에도 택시가 있고 버스가 있지만 동남아에 비교하면 치안이 불안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 택시 운전사는 권총을 휴대하고 운전하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니 운전은 아프리카에서는 필수입니다. 그리고 선교지에 나오기 전에 국제면허증을 꼭 발급받아야 합니다. 아프리카에는 오토매틱 차량은 많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면 수동을 따는 것이 좋습니다.
손기술
모든 선교지가 다 그렇듯 손기술은 매우 유용한 텐트메이킹입니다. 사도 바울이 복음을 전하면서 텐트를 만드는 기술로 노동을 하였듯이 선교지에 나오기 전에 손기술을 익혀두면 나중에 아주 요긴하게 쓰임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교역자로서 20여년 교회만 섬기면서 가르치고 설교하는 것외에 달리 잘 하는 것이 없지만 선교지에 와보니 아쉬운 것이 너무 많습니다. 자동차 때문에 마음고생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어서 이럴 줄 알았으면 자동차 정비기술이라도 익혔으면 많은 재정을 아낄 수 있었을텐데 라고 생각한 적이 많이 있었습니다. 아프리카에서는 일식이 인기가 높습니다. 그래서 김밥 등 ‘스씨’suishi를 만드는 법을 배워 와도 아주 유용합니다. 한국에서 흔히 배울 수 있는 치킨요리도 아프리카에서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에서도 통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빵은 얼마나 부드럽고 맛있는지 모릅니다. 제빵 제과 기술도 선교지에서는 아주 유용한 손기술입니다. 목공예나 미싱 기술도 괜찮습니다. 아프리카 흑인들은 미용과 파마에 아주 관심이 높기 때문에 미용기술도 아주 효과적인 손기술입니다. 저는 이발소에 가지 않습니다. 10여년 동안 제 아내가 저의 전속 이발사입니다. 이것 또한 큰 재정을 아낄 수 있습니다.
선교관
선교사로서 올바른 선교관을 갖는 것..이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언어도 되고, 열정도 있지만 선교지에서 올바른 선교관의 결여로 인해 현지인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혹은 선교사 본인이 상처를 받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올바른 선교관을 갖는 것은 그 어떤 준비보다 중요한 것입니다. 올바른 선교관을 갖게 된다는 것은 올바른 관점과 올바른 태도를 갖는 것을 말합니다. 미션 퍼스펙티브스와 미션 익스포져 같은 책들을 깊이 정독하고 정리하는 것은 올바른 선교관을 정립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사명과 비전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주신 은사가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선교사들은 이름만 선교사일 뿐 선교사로서의 자기이해도 부족하고 정체성도 희박하고 자신이 무엇을 잘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확신이 없어 수년 동안 아무런 사역도 못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을 이 땅에 어떤 목적과 사역을 하라고 보내셨는가에 대한 분명한 지식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은 선교지에 와서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선교지에 나오기 전에 본국에서 준비해야 하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는 이 땅에 나오기 전에 목회자 훈련사역(강의사역)을 할 것이라고 결정했고, 선교지에 와서는 일주일만에 곧바로 강의사역에 투입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 사역을 하나님께서 제게 맡기신 사역인 줄로 알고 해오고 있습니다. 어떤 선교사들은 구제도 하다가 때로는 건축도 하다가 이런 저런 일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왜냐면 그것이 열매를 잘 맺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파송되어 선교지에 나오기 전에 자신의 은사, 소명, 사역 그리고 비전에 대해 분명히 정립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선교지에서 흔들리지 않고 자기 일을 해나갈 수 있습니다.
리서칭
할 수 있다면 파송되기 전에 파송되는 나라를 사전에 잠시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필수적인 것은 아닙니다. 저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파송되기 전에 한번이라도 여행해본 적이 없습니다. 처음 선교지를 놓고 기도할 때만 해도 저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생각하지 않았었습니다. 중국어와 영어를 할 수 있는 동남아의 어느 나라를 두고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기도하는 중에 흑인들에 대해 환상을 보여주셔서 그래서 아프리카로 방향을 바꾸고 다시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막연하게 마다가스카르 아니면 레소토를 놓고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YWAM에서 전임간사로 잠시 몸담았기 때문에 제가 아는 YWAM 베이스와 선교사가 있는 곳을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불어도 공부하고 있었는데 저와 함께 신대원을 입학하고 20년 넘게 동역자 모임에서 함께 신학을 한 목사님께서 3년 먼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오셔서 목회자훈련 사역을 하시는 분을 한국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목사님께서 제게 함께 목회자훈련 사역을 하자가 제안을 하셨고 그래서 그분과의 만남과 몇 번에 걸친 이메일을 주고 받는 과정을 통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영적 현실과 필요에 대해 실제적인 정보를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록 사전에 여행을 하면서 리서치를 하지는 못했지만 한국에 있을 때 충분히 리서치를 한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선교지에 나오기 전에 선교지에 관해 충분한 리서치를 하면서 선교지의 필요와 선교지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과 마음을 충분히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준비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자문제
어느 선교지를 가든 선교사는 외국인이기 때문에 비자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런데 비자문제는 파송교회나 파송기관에서 해결해주지 못하는 것입니다. 비자문제는 선교사 본인이 스스로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저는 비자문제로 첫 해 너무 마음고생을 한 적이 있는지라 이 문제에 관해서는 매우 신중하게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무비자로 1달을 방문할 수 있고, 제가 초청레터를 쓰면 3개월에서 6개월까지 체류비자를 주한 남아공 대사관에서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여행이나 단순 방문은 이렇게 할 수 있지만 그 외에 목적이라면 학생비자 혹은 자원봉사비자 혹은 취업비자를 받아야 합니다. 저의 경우는 1달 방문비자로 온 가족이 들어와서 이곳 현지에서 학생비자를 신청하려고 했었는데 그 과정에서 비자가 나오지 않아서 불법체류로 몰려서 추방당할 위기까지 갔었기 때문에 이 비자문제가 얼마나 중요한 준비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정착문제
마지막으로 필요한 준비는 선교현장에 도착했을 때 공항에서 마중 나가는 일부터 집을 구하고 자동차를 구입하는 등 현지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현지 선교사가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언어준비가 잘 되었다 할지라도 정착을 돕는 현지 선교사를 만나지 못해서 결국 나오지 못한 분도 본 적이 있습니다. 현지에 머물 수 있는 선교센터가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고, 혹은 1-2개월 정도 어느 선교사의 집에서 머물면서 기본적인 안내를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외국에서는 비자문제나 재정문제로 사고가 일어나기 쉬우므로 아무리 선교사라고 할지라도 내가 신뢰할 수 있는지 기도하면서 점검해야 합니다.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해야 선교지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습니다.
주님, 아프리카에 준비된 일군을 많이 보내주십시오!
남아프리카에서,
김광락 선교사 올림..
P.S. Guess who this is.. 이분은 누구실까요? ㅎㅎ
정답은..현대 선교의 아버지라 불리는 윌리엄 캐리Willian Carey(1761.8.17~1834.6.9)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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