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MP 이야기

넬슨 만델라 이후

등불지기 2013. 12. 8. 17:34

 

 

지난 5일 넬슨 만델라가 95세의 나이로 별세하였습니다. 제가 사는 지역에서는 별다른 반응이 없이 아주 조용한데 방송에서는 연일 만델라의 타계 소식을 전하며 애도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에서는 경제혼란이 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만델라 죽음이후 경제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되는 이른바 '만델라 크래쉬'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1990년 27년간의 감옥살이에서 풀려나 1994년 첫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경제안정과 성장을 이루어왔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겉으로 보이는 경제성장과 달리 빈부격차율은 점점 더 커져온 것이 사실입니다. 빈부격차율을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세계 제일이 된 것은 사회 전반에 걸친 불안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 외에도 GNP의 10%가 부정부패로 사라지고 있고, 4명 중 1명은 실업자고(통계적으로 그렇지만 사실 실업율은 40%에 다다른다고 보면 됩니다.) 인구의 10% 이상은 에이즈에 감염되어 있어 세계 최대 에이즈감염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작년부터 확산되기 시작한 광산노동자들의 파업, 인근 나라에서 밀려온 불법체류자들(나이지리안들만 100만명이 넘는다고 합니다.)로 인해 사회 곳곳에는 불안과 갈등의 요소가 다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합니다. 차별정책을 종식하고 신분적으로 자유를 얻어낸 '영웅'이지만 경제적 자유는 오히려 뒷 걸음쳤고 양극화는 더욱 심해졌으니 말입니다. 이제 구심점이 사라진 이 나라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에 대해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며 지켜보고 있습니다.

 

 

 

2014년 총선괴 지방선거가 아주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5천만 인구의 80%가 흑인이므로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과반석을 차지할 것이 분명하지만 줄루-코사종족 사이의 보이지 않는 갈등, 백인에 대한 역차별, 계속되는 파업과 부정부패를 해소하지 않으면 상황이 예측불가능한 방향으로 흐를 수도 있습니다. 최근 미국의 양적출구전략(투자금을 회수하는 달러정책)으로 인해 현지화폐인 란드Rand는 더욱 위축되고 경제적으로 한 동안은 계속 위축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는 비록 나의 조국은 아닐지라도 이 나라를 위해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님께서 이 나라에 평화를 내려주시고 복음을 전할 문을 크게 열어주시기를 위하여 기도합니다.

 

 

 

넬슨 만델라는 27년간 옥살이를 하였는데(위 사진은 로벤 섬 교도소에 수감되었을 때 그가 있었던 감방의 모습입니다) 27년간 감옥살이를 할 동안 그는 보복을 다짐한 것이 아니라 화해와 일치를 도모하였고 실제로 1990년 감옥에서 풀려나 1994년 첫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을 때에 적극적으로 화해진실위원회를 발족시켜서 과거를 뉘우치고 용서를 구하면 무조건 사면하는 획기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모든 사람에게 존경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오래동안 시행되어져온 흑백차별정책과 흑백 그리고 흑흑 간의 갈등의 골은 너무 깊습니다. 만델라의 지도력과 카리스마로 인해 지금까지 잘 버티고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넬슨 만델라가 없는 이 나라는 어떻게 될까요? 이 나라를 위해 계속 기도할 것이지만 저는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싶습니다. 흑인들은 아주 오래 전부터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려는 좋은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처럼 때로는 감정적으로 격해질 때도 있지만 대체로는 온순하며 토론과 대화를 즐기는 특징이 있습니다.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몇 가지 요소들과 변수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또 다른 이유는 하나님께서 이 나라를 붙드실 것이란 확신이 들기 때문입니다. 아프리카에서 이슬람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이 나라를 향한 선한 뜻을 가지고 계심을 저는 믿습니다. 아직도 기도하는 현지인들과 교회들이 있고 저는 하나님께서 그들을 영적 군병으로 훈련하기를 바라신다는 믿음을 저는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번 짐바브웨를 방문했을 때에도 느낀 것이지만 한 사람의 지도자의 손에 한 나라의 흥망성쇠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사람 지도자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만왕의 왕이시며 모든 역사를 주관하고 계심을 저는 믿습니다. 그것이 제가 이 나라를 다시 예수 그리스도 우리 주님의 손에 맡겨드리는 이유입니다.

 

이 나라와 온 세상 나라가 예수 그리스도의 나라가 되도록..

모든 등불가족 여러분께서 함께 기도해주시기를 바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김광락 선교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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