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MP 이야기

졸업식 이야기

등불지기 2013. 12. 16. 05:42

 

 

넬슨 만델라의 장례식이 있던 다음날 공교롭게도 졸업식이 있었습니다.(2013년 12월 14일)

이번에도 작년과 같이 9명의 교회 리더들과 목회자들이 졸업하게 되었네요..

먼저 졸업식 분위기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신학훈련을 받지 않고 목회하는 목사들이 대부분인데요..

2년 가까이 말씀훈련을 받고 드디어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흔히 기대하는 그런 엄숙한 졸업식과는 아주 거리가 있습니다.

기쁨과 감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영상에서 "씨야봉가"라는 말은 줄루어로서 '주님 감사합니다.'란 뜻입니다.

 

 

 

또 다른 각도에서 본 졸업식 광경입니다.

졸업생뿐만 아니라 함께 축하하러 온 모든 가족들도

함께 노래하며 기쁨을 표현합니다.

 

 

 

제가 가르친 학생 중에 한 명이 나와서 간증과 감사의 인사를 합니다.

3분짜리 간증인데 한번 들어보시지요..

영상 맨 마지막에 제 모습이 잠깐 나옵니다.

학생들이 저와 아내를 앞으로 초청하길래..

 

 

 

이번 졸업식에서 특히 감사한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섬긴 학생들이 조금씩 돈을 모아서 저와 아내를 위해

수투족 전통 의상을 한 벌 씩 만들어 선물해준 것입니다.

(사실 지난 달 시골에서 제가 사는 곳까지 일부러 와서 저와 아내의 치수를 재어 갔습니다.

그래서 제가 무슨 일일까 아주 궁금해 있었는데 오늘 졸업식 때 수투족 전통의상을 들고 온 것입니다.)

오래 전부터 전통의상이 한 벌 있었으면 생각만 했는데요..

아무리 찾아봐도 전통의상을 만드는 곳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결혼식이나 특별한 의식이 있을 때 전통의상을 입는다고 합니다.

의상뿐만 아니라 전통 신발도 한 켤레씩 치수에 맞게 만들어 왔는데 감격할 따름입니다.

아무튼 다른 동료 선교사들이 저희 부부를 어찌나 부러워하는지..ㅎㅎ

졸업생들에게 선물을 받는 강사는 저뿐이었습니다..

학생들에게 퍼주기만 하고 물 한 잔 대접받지 못한다고 불평할 일이 아닙니다.

다만 말씀을 잘 심는 일을 성실히 감당하기만 하면 됩니다.

모든 감사와 영광은 우리 주님께 돌려드릴 뿐입니다.

 

 

 

9시에 모여 준비하고 10시에 시작한 졸업식이 오후 2시가 넘어 겨우 끝났습니다. 어찌나 순서가 많은지..

졸업식 이후 다음 점심을 대접하는 일을 섬기고 (3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졸업생들을 보낸 다음 주변에 쓰레기를 깨끗이 정리하고

 

 

 

저희 부부는 넬슨 만델라의 장례식이 있었던 유니언 빌딩으로 향했습니다.

대통령 궁에서의 장례식은 어제 끝났고 그의 시신은 오늘(토) 그의 고향인

트랜스카이 쿠누란 마을로 향하고 있습니다.

그의 고향에서도 장례식이 시작될 것이고 각국 정상들이 참석할 것입니다.

 

 

 

대통령 궁에서 바라본 프레토리아 모습

정복을 상징하는 대포가 두 문 있습니다.

 

 

 

유니언 빌딩에 있는 두 개의 탑, 그리고 두 문의 대포, 그리고 말을 끌고 가는 두 사람..

모두 남아프리카의 식민지배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100여전에 있었던 보어전쟁을 알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1차 보어전쟁:1880~1881, 2차 보어전쟁:1899~1902년)

 

 

 

유니언 빌딩을 알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역사를 아는 것입니다.

제가 이 곳을 방문하게 된 이유는..

 

 

 

어제 이곳에 넬슨 만델라의 장례식이 있었는데

그가 던진 화해와 화합의 메시지를 다시 듣기 위해서였습니다.

(장례식 마지막 날인 전날에 그의 시신을 한번이라도 보기 위해 무려 11만여명이 몰려 들었는데

오늘 졸업식의 어느 흑인 목사님은 6시간을 줄 서서 기다린 끝에 아주 잠시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힘과 권력을 가졌음에도 받은 상처를 따라 다시 보복하지 않고

가진 힘을 가지고 화해를 실천하는 일에 사용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는 일입니다.

그가 보여준 넓은 마음과 용서의 정신을 다시 떠올려봅니다.

 

 

 

열심히 달려 집에 도착하니 오늘 하루가 넘어가려고 합니다.

만델라 이후 이 나라가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하지만

모든 나라 민족을 다스리시는 만왕의 왕

만주의 주되신 우리 주님께 이 나라를 부탁합니다.

부족한 제가 이 땅에서 사역을 잘 감당하도록 위하여

늘 중보해주시는 모든 등불가족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오직 주님의 말씀을 심는 일에 집중할 뿐입니다.

오직 주 예수님께 충성...

 

김광락 선교사 올림..

 

 

P.S.

 

참고로 예전에 올렸지만 보어전쟁에 대해 다시 간략한 설명을 올립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이해하기 위해서 보어전쟁을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1차 보어전쟁(1880-1881)

19세기 당시 17세기부터 케이프 식민지로 이민온 네델란드계 이민의 자손인 보어인들은 아프리카 남부의 지배권을 두고 영국과 격려히 대립했습니다. 영국의 케이프 점령과 네델란드이 식민지 양도로 인해 보어인은 신천지를 추구하며 아프리카 대륙 내부로 이민을 시작하여 줄루족을 몰아내고 1839년 나탈 공화국을 건립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1843년 영국군의 침입으로 사라집니다. 보어인들은 다시 내륙으로 이동하여 1852년에 트란스발 공화국, 1954년에 오렌지 자유국을 설립합니다. (제가 사는 곳이 옛 트란스발 공화국의 수도입니다.) 당시 아프리카 내륙까지 다스릴 여유가 없었던 영국은 두 나라를 승인하게 되는데 문제는 1860년대 이후 트란스발 지역에서 금광이, 오렌지 자유국에선 다이아몬드 광산이 발견되면서 백인 광산기술자들이 대거 밀려들어옵니다. 이때 영국은 자국 기술자를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오렌지 자유국을 영유화합니다. 영국은 트란스발 공화국마저 병합을 선언하는데 이에 보어인들은 저항하여 1880년 12월 16일에 폴 크루거를 사령관으로 추대하여 영국에 선전포고하게 되고 두 나라는 전쟁에 돌입하게 됩니다. 이때 영국군은 보어인에게 크게 패배하고 1881년 3월 23일 프레토리아 협정을 맺고 트란스발 공화국의 독립을 다시 승인해주게 됩니다. 이때 전쟁은 일단락되었지만 아프리카에서 영국의 체면은 크게 실추하게 됩니다.(출처: 타비타 잭슨의 [보어전쟁])

 

2차 보어전쟁(1899~1902)

트란스발 공화국에서 풍부한 금이 발견되자 영국인 기술자들을 포함 외국인들이 대거 밀려들어왔는데 외국인들이 광산 근처에 터를 잡게 되면서 요하네스버그는 커지기 시작하면서 동시에 슬럼가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보어인들은 이들 외국인들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고 금 채굴에 관해서 무거운 세금을 부과합니다. 이에 외국인들이 보어인 정부에 대해 반발하기 시작합니다. 1895년 세실 로즈는 무장 쿠테타를 시도하지만 실패로 돌아갑니다. 이렇게 영국인에 대한 불평등한 대우로 인해 케이프 식민지로 하여금 군사력을 증강하는 좋은 명분이 됩니다. 결국 보어인 공화국의 합병을 지지하는 자들로 인해 다시 전쟁을 일으키게 됩니다. 처음에는 보어인들에게 거듭 패배하며 불리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전술은 보병이 횡대전형을 이루어 공격을 하는 일반적인 스타일이었는데 반해 보어군은 민병부대로서 특정한  편제가 업시 분산전개하면서 지형지물을 이용해 은신하며 저격수를 활용하여 싸웠습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전술적으로 보어인들이 크게 유리했습니다. 그러나 영국군은 증원부대가 속속 도착하면서 전세를 뒤집을 수 있었습니다. 1990년 3월 13일 오렌지 자유국의 수도인 블룸폰테인을 함락시키고 6월 5일에는 트란스발 공화국의 수도였던 포체스트롬을 점령했습니다. 게릴라전법으로 저항하던 보어군을 대항하여 영국군은 초토화 작전을 벌였는데 이때 수많은 보어인들이 사망하게 됩니다.결국 1902년 5월 보어군은 항복하면서 베르니이헝 조약을 체결하면서 보어전쟁은 끝나게 됩니다. 비록 영국은 트란스발 공화국과 오렌지 자유국을 병합하는데 성공했지만 영국군 역시 큰 피해를 입었고 비인도적이고 무자비한 초토화전략으로 인해 국제적인 비판을 받게 되었고, 영국은 보어전쟁에 큰 힘을 쏟아부음으로 인해 의화단의 난 이후, 만주에서 영향력을 강하게 행사한 러시아 제국에 대항하기 위해 1902년 1월에 고립정책을 버리고 영일동맹을 체결해 1904년에 시작된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게 되는 원인을 제공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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