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인생..
아침은 거의 이렇게 먹습니다. 남은 피자 한 조각이나 프렌치토스트, 괜찮으면 잉글리시머핀버거, 과일 한 쪽, 그리고 빠지지 않는 커피 한 잔..(하지만 주일은 꼭 밥을 먹습니다. 속을 든든히 채워야 할 이유가 있지요.)
아이들은 커피를 좋아하는 (사실 아침에 한 두 잔 정도 마시는) 저희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쓴 커피를 마시는 아빠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겠답니다. (저도 사실 아프리카에 오기 전까지는 커피를 즐기지는 않았습니다.) 그럴 때 커피는 인생과 같다Coffee is life 말해줍니다. 쓴 맛 뒤에 고소한 맛 단맛이 느껴진다는 것입니다.(저는 가끔 진한 에스프레소, 꼰파냐 그리고 전혀 설탕을 넣지 않은 아메리카노를 좋아하고, 아내는 아메리카노나 카페비엔나를 좋아합니다)
커피원두의 맛을 더 잘 느끼기위해 제가 직접 만든 로스팅기계로, 직접 고른 싱글 오리진 원두를(주로 산도와 향이 좋은 예가체프나 순하고 부드러운 브라질이나 콜럼비아산 원두를 좋아합니다),원하는 로스팅단계로(주로 시티나 풀시티 정도) 볶아서 신선한 상태에서 에스프레소나 드립으로 내립니다. 혹시 며칠 집을 떠날 때면 콜드브루(더치)로 커피원액을 병에 담아서 떠납니다. 드립도구나 추출기구가 없어도 뜨거운 물만 있으면 또 색다른 커피맛을 맛볼수 있습니다.
쓴맛 뒤에 따라오는 고소한 맛, 단맛, 과일이나 초콜릿같은 고유한 향aroma 을 맛볼수 있기에 커피는 인생과 같습니다. 살아가면서 크고작은 여러 고난과 역경을 만나지만 고난이 넘치듯 은혜 또한 넘친다는 사도 바울의 말씀처럼 고난 속에서 위로도 경험하고 역경을 통과하면서 더 성숙해져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됩니다. 쓴 커피를 즐기듯 고난을 즐기는 여유가 생기는 것이지요.
지금은 우리 아이들이 커피맛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세상속에서 살아가면서 언젠가는 저절로 커피맛을 이해하게되는 날이 올것입니다.
PS.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의 차이
올린 사진은 에디오피아 싱글오리진인 시다모를 시티city단계로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하여 내린 에스프레소 싱글과 아메리카노입니다. 설탕이나 다른 재료를 넣지 않았습니다. 하양게 보이는 부분은 크레마crema라고 부르는 커피의 특유한 유지방부분입니다. 크레마가 두꺼울수록 신선한 상태입니다. 오래된 원두를 사용하면 크레마가 적게 생기게 됩니다..
모든 커피메뉴의 기본이자 출발은 에스프레소 espresso 입니다.
에스프레소에도 싱글, 도피오, 룽고, 리스토 이렇게 네 가지가 있습니다. 에스프레소에 우유나 시럽 같은 것을 첨가하여 만든 커피메뉴를 어레인지 커피라고 합니다.
기본적인 어레인지 커피를 소개하자면...
에스프레소에 뜨거운 물을 부으면 아메리카노cafe americano가 되고 뜨거운 우유를 부으면 카페라떼cafe latte, 우유를 스팀하여 거품을 만들어 부으면 카푸치노cappuccino, 생크림을 휘핑하여 부으면 꼰파냐 con panna, 아메리카노에 휘핑한 생크림을 부으면 카페비엔나cafe Vienna, 에스프레소에 뜨거운 우유와 우유거품을 넣으면 마끼야또macchiato, 에스프레소에 뜨거운 우유, 초코시럽, 휘핑한 생크림을 순서대로 넣으면 카페모카cafe mocha가 됩니다.
이외에도 얼음이나 시럽의 종류나 기타 첨가재료에 따라 여러가지 다양한 커피메뉴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