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지에서의 예배당 건축에 관하여
저는 목사이자 선교사입니다. 현지인 목회자들을 신학훈련을 하며 목회코칭을 주 사역으로 삼고 있습니다. 교회와 목회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한국에서 목회현장을 20여년 있었으니 이곳 아프리카 흑인목회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많습니다. 목회현장에서 일하는 목사들을 곁에서 돕는 멘토역할이지만 가끔은 제가 직접 목회를 다시 해보면 어떨까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일이란 내가 원한다고 하는 일도 아니며 싫다고 그만둘 일도 아닙니다. 제게는 하나님의 일이란 부득불 할 일이고 하지않으면 안되는 일이며 도망가고 싶으나 그럴 수 없는 일입니다.
선교지에서 있는 10여 년 동안 한국에서 목회해보라고 두어 번 제안을 받은적이 있었으나 쉽게 거절하였습니다. 한국에서 몇 천 명 교회를 목회하는 동기목사님들도 있지만 조금도 부럽다거나 하지 않습니다. 있어야 할 곳에 있고 섬겨야 할 영혼들 곁에 있는 것이 제일 행복합니다. 이곳에 몇몇 유학생들과 한인가정이 두 세 가정이 있어 그들을 돌볼 목회자가 없어 부득이하게 한인교회사역을 하게 되었습니다. 3년동안 주중에는 흑인마을에서 가르치고 주일에는 한인교회를 가정집에서 시작하였으나 유학생 가정들이 더 늘어나는 시기에 저는 교회와 아무 사전 상의도 없이 연말에 사임을 선언하고 두 주 만에 사임하였습니다. 본래 제 사명이라 여긴 선교사역에 집중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게 3년전 일입니다. 그때 어떤 교인들은 사전에 자신들과 사임문제를 의논하지 않고 저 혼자 일방적 결정했다고 제게 화가 나기도 했지만 저는 제 결정을 지금껏 후회한적이 없습니다.
그 동안 흑인목회자들을 신학훈련을 하면서 여러 흑인목사들을 만났는데 그중 아주 신실한 분들이 몇 명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신실한, 이른바 제자중 제자를 위해 크지 않은 예배당을 건축하여 선물하고 싶은 소원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작년초부터 소원하고 기도하던중 몇몇 뜻있는 후원자분들을 만나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되었지만 현지 행정문제로 계속 연기되어오다가 이번에 공사할 길이 드디어 열리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두고 남모를 스트레스가 많았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사역하면서 건물에는 큰 의미와 목적을 두지 않았습니다. 이 마을 저 마을 다닐 때 건물을 빌려 강의실을 삼아왔습니다. 어떤 때는 나무그늘에서도 차고에서도 강의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다닌 마을들이 20여개 됩니다. 그런데 건물이 없기때문에 지나온 곳에 다시 가서 가르쳤던 흑인목사들을 만나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상징적인 건물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며 건물은 언젠가는 낡아지고 무너져 사라질 것이란 신념은 지금도 변함없지만 건물도 복음을 위해 때론 필요하며 건축도 하나님의 뜻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건축을 할 때 지혜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단지 상징적인 의미를 살리면 될뿐 너무 크고 화려하게 해서는 안 될것입니다. 그래서 300 스퀘어미터 미만, 예산 3천만원 미만으로 제한을 두었습니다. 그리고 등기나 소유문제 역시 개인소유가 아닌 시청에 종교부지와 종교건물로서 정식 등록되도록 하여 추후에도 임의로 매매할 수 없도록 해야 합니다. 선교사인 제게는 한 푼의 지분도 없으며 완공되면 전적으로 제자인 현지흑인목사가 맡아 목회를 감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저는 또다시 선교사들이 들어가지못한 다른 마을을 찾아 개척의 길을 떠날 것입니다.
가끔 방문하여 주일설교도 영어로 하고 제자들과 교제할 것입니다. 혹은 먼 훗날 기회가 주어져서 가르친 대로 잘 목회하는지 돌아보기위해 방문하게 될 것입니다. 굳이 말하자면 제 사역의 상징적인 열매라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제가 모은 재정으로 하는게 아니라 한국에서 재정을 보내주는 후원자의 힘으로 하는 것이고 저는 중간에 심부름꾼 노릇을 할뿐이니 제가 하나님께로부터 칭찬받고 상급 받을 일은 아닙니다. 교회와 주님을 사모하는 마음으로 재정을 모아 보내준 무명의 후원자들이 하나님께 상을 받을 것입니다.
또한 교회건축문제는 특히 기도가 더 필요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오해 편견 시기 질투 허영과 같이 시험과 공격에 쉽게 노출됩니다. 그래서 혹시 만일을 대비하여 영수증을 첨부한 자세한 수입지출내역서와 건축일기도 만들어둘 것입니다. 요즘 이런 저런 일들로 제 마음을 흔들고 시험하는 일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가는 곳마다 기도를 부탁합니다. 만약 건축하는 것이 나의 집이라면 상황이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이 건물은 성도들이 모여 예배하는 곳이고 그 마을 전체를 영적으로 책임지고 길 잃고 방황하는 더 많은 영혼들을 구원하는 복음의 기지 역할을 담당할 일이기 때문에 더욱 기도가 필요합니다. 이번 예배당 건축일은 주님께서 원하시는 일이란 확신이 있어서 하지만 다음에 또 하라고 한다면 요나처럼 다시스로 가는 배를 탈지도 모르겠습니다.
'LAMP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글쓰기 (0) | 2018.04.25 |
---|---|
The happiest moment of my life (0) | 2018.04.21 |
The most favorite hymn of my life (0) | 2018.04.20 |
What is Panic Attack? (0) | 2018.04.19 |
현지교회 설교와 건축 소식 (0) | 2018.04.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