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이야기

Writing vs Cooking

등불지기 2018. 5. 4. 23:42

 

 

 

요리와 글쓰기 cooking and writing

 

요리하는 것과 글쓰는 것은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 학교와 교회에서 문집과 회지를 만들고 대학 1학년 때부터 타블로이드 신문에 실릴 기사를 쓰기 시작했으니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 대략 30년이 넘습니다. 대학원 시절에도 매년 논문을 쓰고 매년 논문집과 학술집을 편찬하는 임무를 부여받기도 했습니다. 교회들을 섬길 때도 꾸준히 설교원고를 썼고 부끄럽지만 책도 몇 권 출판했고 지금도 흑인들을 가르치기 위한 교과서를 틈나는 대로 집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요리에 취미를 붙인것은 불과 몇달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글쓰기 과정이나 요리하는 과정이 아주 흡사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선 요리나 글쓰기나 준비하는 과정이 매우 비슷합니다. 글쓰기의 경우 어떤 주제에 관해 글을 써야겠다고 결심하게 되면 관련된 정보들을 모으고 순서대로 정리해야 합니다. 요리 역시 어떤 음식을 만들기로 하였다면 필요한 재료를 모아야 하고 재료별로 잘 손질하여 접시에 각각 담아두어야 합니다. 요리를 하다가 멈추고 또 재료를 따로 손질하고 냄비나 팬에 넣고 요리를 다시 시작한다면 재대로 된 음식을 만들 수 없습니다. 요리를 시작하기 전에 모든 재료는 깨끗히 손질하여 따로따로 접시에 담아두어야 합니다. 글쓰는 것도 글쓰기 전에 관련 정보들을 먼저 모아두어야 합니다. 글을 쓰면서 다른 정보를 찾아서 추가하게 되면 글의 흐름이나 논지가 중간에 바뀔수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연습할수록 자신감이 생기는 것입니다. 글은 쓰면 쓸수록 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요리 또한 하면 할수록 자신감이 생깁니다. 또 다른 공통점은 삶을 윤택하게 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글을 쓰게 되면 일단 감정이 정리되고 상황과 사물을 관조하게 되는 여유가 생깁니다. 요리 역시 남이 해주는 음식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날마다 먹는 음식을 내가 스스로 만들어 먹는 것이므로 좀 더 능동적인 식생활을 가능하게 해주는 매력이 있습니다. 심지어 어느 레스토랑에 가서 어떤 음식을 주문하여 먹을 때조차도 요리하기 전과 후의 태도는 전혀 다릅니다. “흠..이것은 이렇게 요리했군.. 나라면 이렇게 했을텐데..”라면서 예전에는 먹으면서 단지 맛이 있다 없다고 하면서 먹을텐데 요리를 하면서부터는 뭔가 배우기도 하고 맛을 느끼는데 있어서도 이전보다 더 풍성하게 느끼는 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좋은 글과 맛있는 음식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어떤이들은 제가 쓴 글에 큰 도움을 받았다면서 감사하다는 메일을 보내기도 하고 또 어떤이들은 책으로 내달라고 한적도 있습니다. 저 또한 예전에 제가 쓴 글을 다시 보면서 유익을 얻기도 합니다. 제가 글을 쓰는 우선적인 이유는 제 삶을 정신없이 살기보다는 살면서 문득 스쳐지나가는 생각의 흔적을 남기기 위한 것이지 다른 사람들에게 유익을 주려고 일부러 글을 쓰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우선 내가 좋아서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유익을 맛보았다면 제가 덤으로 행복해진 것입니다. 요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맛있고 또 다른 사람이 맛보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더 행복한 것입니다.

 

좋은 글쓰기의 비결을 요리하는데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일단 요리는 순서와 균형입니다. 예를들어 볶음밥을 할 때 맨처음 파기름을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일 맨 나중에 생파를 썰어넣으면 볶음밥이 이상해집니다. 반면 찌개의 경우는 파를 맨 나중에 넣는 것이 감칠맛을 내는데 좋습니다. 이처럼 요리를 배운다는 것은 순서를 배우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좋은 글은 좋은 흐름(논리적 혹은 시간적)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요리는 균형감각을 배우는 것입니다. 소금을 적당히 쓰면 맛있지만 과하게 쓰면 음식을 버리게 됩니다. 어떤 요리사들은 적당히 넣으라고 하는데 처음에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요리를 하다보니까 대충 알게 되었습니다. 과하면 음식을 버리게 되는 어떤 것이 있다는 것입니다. 글쓰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형용사나 클리셰라고 하는 진부한 표현들을 과하게 사용하게 되면 아무리 좋은 주제와 내용이라도 글을 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글을 쓰는 사람이 요리를 하게 되거나 혹은 요리하는 사람이 글을 쓰게 되면 좀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이고 함께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매주 설교원고를 쓰는 목사들이 취미생활로 요리를 하는 것은 서로 시너지를 얻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매일 집에서 가족을 위해 요리하는 사람이 매일 틈틈이 일기나 수필 등 조금씩 글쓰기를 해나가는 일은 요리하는 일을 위해서도 매우 바람직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리와 글쓰기가 서로 통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Cooking is like Writing and vice ver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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