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MP 이야기

육신의 아버지를 떠나보내며

등불지기 2019. 11. 20. 00:51

 

 

 

 

지난달 21일 (월) 오전 8시 20분경 사랑하는 육신의 아버지께서 소천하셨습니다. 돌아가시기 일주일 전 중환자실에 입원하셨다는 소식과 함께 어서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어머니의 요청도 있어서 부랴부랴 항공권을 구입하고 한국에 나갔습니다. 중환자실에 면회시간이 있어 닷새간 매일 찾아뵈었는데 점점 기력이 약해지는 모습에 안타까웠으나 손을 붙잡고 귓가에 찬송가를 불러드리고 그 영혼을 하늘의 아버지께 부탁하는 기도를 간절히 올려드렸습니다. 발음이 명확하지 않지만 아들의 찬송을 따라 부르시고 아들의 기도에 어린아이의 믿음으로 반응하시는 모습을 볼수 있었습니다. 주일을 지나 마지막으로 병원의 다급한 호출을 받고 찾아뵈었을 때는 임종이 임박하였음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금 손을 붙잡고 그 영혼을 맡겨드리는 기도를 했는데 기도를 마치자마자 숨을 거두시는 모습을 보니 모든 고통과 수고를 내려놓고 편안히 하늘 아버지의 품에 안기심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육신은 전신이 암으로 가득하였으나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로 아무런 고통도 없이 평안하게 깊은 잠에 빠지는 모습을 바로 곁에서 지켜보는 것은 이루말할수 없이 신비하고 경이로운 장면입니다. 지난날 제 육신의 아버지의 영혼문제는 제게 큰 숙제요 마음의 짐이었지만 아버지의 임종을 지켜보면서 저는 비로소 그 모든 짐을 내려놓을수 있었고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귀한 하늘의 위로를 받았습니다. 성도의 죽음을 하나님께서 귀하게 보시는 줄을 다시금 알게 되었습니다.

 

추신1: 부친의 장례일정을 제가 속한 선교회와 파송교회 외에는 일체 알리지 않고 조용히 치르고자 했습니다. 같이 신학교에서 수학한 동기목사님들에게도, 어릴적부터 같이 신앙생횔하던 친구들에게도 알리지 않았습니다. 부고를 사전에 알리지 않아 서운하신분들이 계시면 너그러이 양해를 바랍니다.

 

추신2: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모든 장례일정을 마무리하고 홀로 남으신 어머니 곁에서 두어 주간 더 지내면서 매일 함께 예배 드리며 하나님의 위로와 회복케 하시는 은혜를 구했고, 가까운 친척들도 돌아보았으며, 감을 따고 무우를 뽑는 등 시골의 쌓인 밭일도 열심히 해드리고, 시내에 모시고 나가서 진찰도 받고 처방도 받게 하고, 겨울나기를 준비해드리고 저는 곧바로 남아프리카로 돌아왔습니다. 이제는 맡겨진 일을 성실히 해나가야 할것입니다.

 

추신3: 장례를 치르면서 인생이 너무나 허무하고 덧없는 것임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남들보다 더 가졌어도 잠시이며 덜 가졌어도 순간입니다. 우리 모두 하나님 앞에 벌거벗은 몸으로 서게 될것입니다. 시작은 반이요 마지막은 전부입니다. 우리 모두 믿음으로 죽음을 잘 준비하여 복된 죽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김광락선교사올림

'LAMP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6월 23일 오늘 하루 일과  (0) 2020.06.23
최근 상황 / 기도편지  (0) 2020.06.12
이동신학교 교재개발  (0) 2018.10.12
헌당감사예배 이후  (0) 2018.08.11
헌당감사예배  (0) 2018.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