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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클리닉

최고의 음식을 만드는 비결

by 등불지기 2020. 6. 21.





최고의 음식을 만드는 비결

“배부른 자는 꿀이라도 싫어하고 주린 자에게는 쓴 것이라도 다니라.”(잠27:7)

He who is full loaths honey, but to the hungry even what is bitter tastes sweet.

저는 요리사도 아니며 요리를 잘 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요리를 혼자서 배우기 시작한지 겨우 몇 년밖에 되지 않으며 그저 아내가 아플 때 대신 뭔가를 조금 만들줄 아는 정도이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빵이나 음식 몇 가지를 겨우 할 정도입니다.

요리를 평생 직업으로 삼고 사는 전문가들을 보면 그들의 프로정신에 감탄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그리고 저는 그런 요리사가 되고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고 오히려 하나님 말씀 하나만 붙들고 평생 살고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한 그저 평범한 목사요 이름없는 땅끝변방의 선교사일뿐입니다.

그럼에도 틈나는 대로 요리공부를 하는 이유는 아내와 아이들을 섬기기 위함이고 아내 없이도 살 수 있도록 생존survival 연습을 해두기 위험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요리를 혼자서 배우고 해보면서 제가 관심이 많은 성경 말씀 그리고 가르침으로서의 설교에 관해 생활묵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내가 만든 음식을 먹고 행복해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나도 덩달아 행복해지는 것을 느끼고 싶고 누리고 싶은 이기심도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전적으로 내가 원해서이지 강요받아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앞서 말했듯이 음식을 만들고 상을 차리고 또 사랑하는 이들을 먹이고 마지막으로 설거지를 끝내기까지 하나님의 말씀에 관하여 묵상하는 즐거움이 가장 큽니다.

유명한 요리사들에게는 자기들만의 비법으로 만든 시그니쳐 요리를 꼭 가지고 있습니다. 남이 흉내내고 싶어하는, 누구나 맛보면 맛있다고 열이면 열 모두 칭찬하는 그런 음식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런 시그니처 요리가 있다고 감히 말할 수준이 못됩니다. 그러나 제가 요리를 해보고 요리를 통해 묵상하며 깨달은 것 한 가지가 있습니다.

시장이 최고의 반찬이라는 속담이 진리의 말씀에도 통합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도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독poison 으로 인식될 수 있고 심지어 소화는 커녕 배탈이 나게 할 수도 있습니다. 당뇨가 있는 사람에게 베이커리나 단 음식은 해로운 것과 같은 것입니다. 그러나 준비된 사람에게는 매우 평범한 음식이라도 보약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치가 설교자들에게 어떤 의미와 도전을 줄 수 있을까요?

첫째, 전문 요리사들은 항상 요리책을 가까이 하며 레시피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열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복음의 말씀을 전하라고 부름받은 설교자는 언제나 말씀을 묵상하며 기회가 주어지든 안주어지든 항상 말씀을 준비해야 합니다. 설교자는 언제 어디서나 말씀을 전할 준비를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둘째, 자신이 준비한 최고의 설교가 항상 모두에게 언제나 최고가 될 수는 없습니다. 내게 은혜가 된다고 다른 이들에게도 다 은혜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설교자는 그래서 청중을 연구해야 합니다. 그들의 영적상태를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 그들이 말씀을 들을 준비가 되어있는지 늘 주목해야 합니다.

셋째, 설교자는 청중이 말씀을 들을 준비를 하게 해야 합니다. 이것은 목회의 가장 중요한 활동입니다. 저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준 어느 목사님은 “교인들이 성경을 읽게 하라. 그리고 그들이 읽은 본문을 가지고 설교하라.”고 조언했습니다. 그분의 설교는 원고만 두고보면 굉장한 간증이나 인용 같은 것이 없는 너무나 평범합니다만 실제 목회현장에서 전달되는 말씀의 영향력은 엄청나다는 것을 보고 듣고 있습니다. 청중이 말씀을 들을 준비가 매주 되어 있는 것 그리고 말씀을 사모하면서 기다린다는 것입니다. 말씀을 들을 준비를 하게 하는 것이 바로 목회활동입니다.

넷째, 설교자는 청중으로 하여금 말씀을 사모하게 하는 설교를 해야 합니다. 말씀을 갈급하고 주린 심령으로 나오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서는 고난중에 있는 교인들을 자주 심방하고 상담해야 하고 그들의 고민을 안고서 하나님 앞에 나아서 씨름하며 눈물을 흘릴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위로를 먼저 경험하는 설교자가 될 때 비로소 청중들은 하나님의 위로를 사모하는 심령이 되어 앞좌석에 앉아 있을 것입니다.

다섯째, 설교자는 청중으로 하여금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물고기를 잡아서 주지 말고 잡는 법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종종 아이들을 불러서 함께 음식을 만들면서 음식을 하는 것을 가르치기도 합니다. 설교를 이렇게 할 수만 있다면 내가 섬기는 청중 가운데 나와 같은 설교자들이 나올수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최고의 설교사역인 것입니다. 이렇게 말씀을 가르친다면 청중들은 자신이 말씀을 묵상하며 받은 은혜를 설교자가 받은 은혜와 비교하기 위해 들으려고 기대감을 갖게 될 것이고 그렇게 한다면 최고의 목회와 설교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가 요리를 하면서 배운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해보고 싶은 음식, 유명 셰프의 레시피를 따라서 만든 음식을 만들었는데 아이들이 시큰둥해하며 맛만 한번 보고 수저를 놓아버리는 모습을 보는 것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나는 맛있다고 했는데 정작 아이들은 먹을 준비가 되지 못한 것입니다. 진수성찬을 늘어 넣는 것이 아니라 먹는 이들의 상태에 맞는 음식 한 두 가지면 충분한 것입니다.

배고픔, 굶주림, 갈급함, 간절함.. 이런 것들이 최고의 음식 최고의 설교를 가능하게 하는 최고의 재료입니다. 내 설교를 듣는 이들은 얼마나 간절함을 가지고 나아오는가? 간절함과 갈급함을 잃어버린 교인들에게는 그 어떤 말씀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설교자는 설교하기 이전에 청중들의 심령상태를 잘 살펴보고 준비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김광락 목사 올림

PS. 지난 며칠간 아이들이 잘 먹은 음식들 생각나는 대로 꼽아보자면..떡갈비, 만둣국, 탕수육, 누룽지탕, 각종 찌개류, 김밥, 등등.. 저는 흑인들 음식이나 느끼한 이탈리아 음식도 잘 먹고 아무튼 아무거나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편인데 아내와 아이들은 한식편향이 심한 편입니다.

PS. 기대와 달리 아이들이 잘 먹지 않았던 음식들; 주로 매운 음식이나 설탕 많이 들어간 베이커리, 최근에는 엊그제 만든 시나몬롤브레드.. 얼마전 만든 마가렛 쿠키..내 입에는 맛있는데 아이들이 계피를 싫어해서.. 계란 듬뿍 넣어 만든 카스텔라는 잘 먹는데 파운드나 쿠키는 잘 먹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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