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MP 이야기

한인교회의 역할

등불지기 2013. 11. 10. 04:16

 

 

 

제가 사는 동네에 한인교회가 있다가 사라진지 2년만에 올해 3월 부활주일부터 다시 한인들을 위한 예배를 드리기로 했는데

처음으로 주일 야외에서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저의 집에서 약 10분 떨어진 곳에 큰 저수지가 있습니다.

지금 한국은 날씨가 점점 추워지겠지만 이곳은 반대로 점점 더워집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한국어로 예배드리니 얼마나 좋은지요..

 

 

 

3월에 한인예배를 시작할 때 저희 가족 포함 10여명 출석하던 교회가 어느덧 25명 가까이 늘었습니다.

그 전에는 현지인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기도 하다 저의 가족끼리 모여서 예배드렸습니다.

저 혼자서는 어디서든 예배드릴 수 있지만 아이들과 초신자들 그리고 노인들이 계속 마음에 걸렸습니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우리 말로 신앙을 교육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어떤 선교사는 영어를 잘 하기 위해 영어예배에 자녀들을 보낸다고 하는데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한국인이 한국말을 못하고 영어만 잘 하면 뭣 합니까?

그리고 영어예배를 출석하면서 충분히 양육받는다고 생각하지도 못합니다.

언어의 한계 때문에 한국인은 한국어로 양육을 받아야 합니다.

저는 제 아이들에게 집에서는 한국어를 사용하도록 하고 영어와 한국어 둘 다 잘 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특히 신앙이 전혀 없는 가운데서 사업을 위해 아프리카로 와서는

외로움 때문에 우선 교회를 찾아서 신앙생활을 시작하는 초신자의 경우

특히 한국어로 예배드려야 합니다.

그리고 언어는 정체성과 직결되는 것입니다.

 

 

저는 주중에는 현지인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신학을 훈련하고 주일에는 한인들을 대상으로 예배인도하며 말씀을 전합니다.

목사로서 군림하는 모습이 아니라 섬기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제일 먼저 와서 제일 좋은 그늘에 천막을 치는 일부터 직접 합니다.

예배를 위해 순서지도 만들고 설교도 준비하고 숯불을 피워 고기를 굽는 일까지도 도맡아 해야 합니다.

 

 

 

목회자의 생활을 책임질 정도의 능력도 없거니와

저의 정체성은 복음 전하라고 보냄받은 선교사이고 그래서 교회로부터 일체 사례를 받지 않습니다.

그래도 다들 기쁨과 감사로 헌금하고 있고 선교와 구제에 힘을 다하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서로 어려운 형편을 잘 알기에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며 먼저 섬기려는 모습을 바라보면 저 또한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2년 가까이 저희 가족끼리 예배드리다가 한인교회로 예배드리기 시작한 것은

저의 아이들에게 섬김과 봉사를 가르치고 싶었고 또 영혼들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었습니다.

가정예배와 교회의 차이점이 있다면 좀 더 형식적인 예배를 통해 기도와 봉사를 가르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성례식이 있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겠습니다.

그리고 방문하는 나그네들에게 대접하고 베푸는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지고요..

 

 

 

다들 조금씩 먹을 것을 준비해오니 풍성합니다.

양고기, 삼겹살, 골벵이무침, 비빔국수, 각종 전과 나물, 등등

가난한 유학생들은 음료수를 준비해오기도 합니다.

더 많이 가져온다고 더 존경받지도 맨 몸으로 온다고 눈총을 받는 것도 아닙니다.

 

 

 

현지교회를 섬기다가 한인예배를 드리면서 느끼는 것은 교회의 하나됨을 교묘하게 무너뜨리려는 원수의 공격을 감지하게 됩니다.

주로 성숙하지 못하고 정서적인 장애를 가지고 있거나 혹은 자기 생각과 자기 주장이 강한 분들 배후에서

비난과 정죄의 영들이 역사하기 쉽습니다.

관건은 제가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로 중심을 잘 잡는 것인데요...

 

 

 

저는 교회를 시작할 때 요한복음 강해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교회 이름을 [은혜와 진리 교회]라 했습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요1:14)

교회는 세상을 향하여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나타내 보여주는 곳입니다.

교회는 은혜만 있어서도 안 되고 진리만 있어서도 안 됩니다.

은혜없는 진리도, 진리없는 은혜도 아닙니다.

거룩이란 다름 아니라 균형입니다.

 

 

 

주님의 긍휼과 도우심으로 교회가 주님의 영광을 세상에 드러내는 도구로 온전히 쓰임받기를 바랍니다.

한인들끼리만 모여서 즐기는 모임이 아니라 선교의 전진기지로 주님의 기쁘신 뜻을 이루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주님의 마음을 시원케 하고 주님이 사랑하셔서 죽기까지 사랑하신 영혼들도 은혜와 진리 가운데서 날마다 상쾌하기를 바랍니다.

교회의 머리되신 주 예수님께 영광을..

 

South Africa,

김광락 선교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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